김장을 담그고 돌아오면서 아이들이 무척 힘들어했다. 그 바람에 아이들의 콧물이 떠나질 않았는데 귀찮다고 병원을 미루기만 했다. 식염수는 열심히 넣어 주었는데 현수는 심하지 않았지만 현준이는 점점 심해졌다.
어린이집에 다녀온 현수는 낮잠을 자고, 현준인 태권도장을 다녀오니 현수는 견딜만했는데 현준이는 힘이 들었던 것 같다. 목요일 저녁엔 태권도장에서 학부모 참관 수업도 했다. 그러니 아이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겠는가. 게다가 요새 남편과는 냉담중이고, 현준이도 말을 잘 안 듣는 일이 많아 혼을 많이 냈다. 그래서였을 것 같다. 금요일 밤 자다가 화장실로 달려가 구토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열이 많이 나기 시작했다. 우선, 집에 있던 해열제를 먹였는데도 열이 잘 내리지 않았다. 토요일 아침, 금요일 오후에 병원에 갔어야했는데 가지 않아 결국 아이가 심하게 아픈 지경에 두었다고 남편에게 한 소리 들었다. 나도 무척 미안해하고 있었는데 그런 말을 들으니 더 속상했다.
토요일 아침 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었다. 차를 가져갈까 말까 고민하며 준비하는데 서서히 눈이 그쳤다. 원래 다디던 병원은 차로 15분 정도 걸리는 곳인데 눈길이라 포기하고 가까운 병원에 데려갔다. 낯선 병원, 낯선 의사 선생님이 싫은 아이들이 조금 울었다. 현준인 온 몸이 불덩이에 몸이 아프다고 엄청 울었다. 병원에 있던 사람들 모두 한번씩 돌아다 보았는데 정말 난감해서 죄송하단 말만 연신했다.
39.5도의 고열은 나도 견디기가 힘들다. 그러니 현준이가 우는 건 당연한 게 아닌가 싶으면서도 제발 참아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해열제와 몸살 약, 장 약, 그리고 중이염 약을 받아서 집으로 돌아왔다. 해열 주사를 맞으라고 했지만 아이가 주사라면 너무 무서워해서 약으로 다스리겠다고 돌아왔다. 다행이 약을 잘 먹어서 열이 서서히 나아갔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거의 정상처럼 보인다. 물론 중이염은 병원에 한참 다녀야 나을테지만 말이다.
현준이가 엉엉 울며 아프다고 할때, 어찌나 미안하던지, 게다가 중이염도 어찌나 심하게 걸렸던지, 너무 많이 미안했다.
내일 현준이네 유치원에서 생일 잔치를 한다. 문구점에 가서 같은 반 생일 맞은 친구들 선물을 사왔다. 현수에게는 예쁜 벙어리 장갑, 현준이에게는 메탈팽이를 더불어 사주었다. 오후내내 아이들 기분이 엄청 좋다.





<오리야? 토끼야?>는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인데 빌려온 날 이후 빠짐없이 몇번씩 읽고 있다. 현준이가 도서관에 반납하지 못하게 숨겨 놓고 싶다고 할 정도이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책이다.
<호랑이 뱃속 잔치>와 <호랑이 줄무늬 왜 있을까?>는 현수와 현준이가 각각 잠자리에서 읽어달라고 했던 책이다. 전래동화와 과학동화지만 호랑이를 소재로하는 재미난 책들이다.
그리고 하루 종일 <냠냠 한글 가나다> <내 이름은 이자벨라가 아니야> <우리 몸 털털털> 3권을 열심히 읽어 주었다. 현수에게는 아직 어려울 것 같지만 이 3권은 현수가 무척 좋아하는 책들이다. 특히 <우리 몸 털털털>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