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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어차피 불편한 것이다 - 티베트에서 만난 가르침
현진 지음 / 클리어마인드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믿고 있는 종교가 없는 나에게 불교는 상당히 매력적인 종교로 다가온다. 스스로 열반의 경지에 오를 수 있도록 고통을 참아내는 삶을 살고 있는 수도승들의 삶은 경외심을 불러 일으킨다. 그들의 삶의 가치관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의 모습이 얼마나 무지한지를 깨우쳐 준다. 

<삶은 어차피 불편한 것이다>, 책 제목처럼 삶은 어차피 불편하다. 어차피 불편한 삶을 어떻게 편하게 살 수 있겠는가? 편하게 살고 싶어하는 내게 일침을 놓는다. 귀찮은 것도 싫고 불편한 것도 싫어하는 나의 게으름을 질책한다. 이런 질책을 받으면 기분이 나빠야할텐데 기분이 나쁘지가 않다. 오히려 맞아, 나 왜 여태 이렇게 게으르게 살았지? 하고 반성을 하게 된다. 몰라서 그런거니까라는 말로 용서를 구해본적이 있는 나는 또 한번 혼이 난다. 모르는 것, 무지한 것도 죄라는 것이다. 모르고 지은 죄도 모두 다시 내게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어릴때 음식을 남기려고 하면 엄마는 "죽으면 네가 남긴 음식 다 먹으라고 옥황상제님이 그러신다." 그 얘길 듣고 나면 남기려던 음식도 싹싹 긁어 먹었다. 밥풀하나 그릇에 붙어 있는 것을 못 보아 넘기시던 엄마, 누군가는 쌀 한 톨을 만들어내기 위해 새벽부터 풀을 뽑았을거라고 말씀하셨었다. 세상에 공짜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는 말씀이다. 매일 흘러 넘치게 쓰는 모든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절실하게 필요한 것들이고 누군가는 한번도 가져보지 못한 것일 수 있다는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것을 만들다가 쓰러졌을 수도 있고 장애를 얻었을 수도 있다. 세상 그 어디에 귀하지 않은 것이 있겠는가 말이다. 

   
 

 인생을 낭비하면 누구나 유죄다. 여기엔 게으른 죄와 놀기만 좋아한 죄도 포함된다. 인생에서 가장 무서운 죄는 살아 있는 시간을 죽인 죄다. 우리 주변엔 시간을 일없이 죽이는 이들이 많다. 그들은 모처럼 받은 소중하고 신비로운 인생을 낭비하고 탕진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시간을 죽이는 것은 사람을 죽이는 것과 똑같은 유죄다.(86쪽)

 
   

하루 하루 무의미하게 보냈던 요 근간의 3개월은 내게도 죄악이었다. 물론 나는 그 죄의 벌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좀 더 열심히 시간을 활용하며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내게 다시한번 쐬기를 박는다. 시간을 죽이는 것은 사람을 죽이는 것과 같다고...... 

재미있는 우화의 예로 쉽게 깨달음을 주는 현진스님의 글이 참 마음에 든다. 세상은 혼자서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도 와 닿는다. 나의 복을 나눌수록 그 복이 커진다는 말씀에도 공감한다. 나무 그늘을 혼자서 차지하려던 코끼리, 원숭이, 토끼, 새, 그들의 다툼을 해소한 방법만 보아도 더불어 사는 사회, 그것이 우리 모두가 살 길인 것이다. 그리고 내가 가진 것을 나눌 줄 아는 마음, 많이 갖고 있어야만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가진 것의 일부를 나누는 것이 진정한 나눔이 아니겠는가? 아주 작은 나눔이 다시 내게 커다간 나눔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것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티베트의 고즈넉한 풍경과 살가운 사람들의 얼굴, 그 모든 인상이 부유하진 않아도 풍요로워 보이고, 평화로워 보인다. 모든 것은 자신의 안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고 내 마음의 평화와 풍요가 이루어질때 진정한 삶을 찾을 수 있겠단 생각을 한다. 

사족..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글과 사진을 보여주신 현진스님께 감사를 드린다. 신간평가단 도서로 보내주신 알라딘에게도 또한 감사를 드린다. 두고두고 열어보면 좋을 책이다. 조만간 다시 찬찬히 읽고 밑줄긋기해서 기억할 것들을 적어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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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07-23 0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줄이고 나누고 비워내려고 마음은 먹는데,
선뜻 나서게 되지는 않아요~

꿈꾸는섬 2010-07-23 17:10   좋아요 0 | URL
그래도 매일 생각하며 노력하다보면 그런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요? 함께 노력해보자구요.^^

전호인 2010-07-23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법정스님께서 먼저 비워야 채울 수 있는 것이 또한 삶이라고 했던가요?
어떤 삶을 살 것인가?
늘 고민되는 주제이지요.
욕심, 과욕, 과연.....

꿈꾸는섬 2010-07-23 17:11   좋아요 0 | URL
욕심, 과욕, 이런 것들이 항상 문제인 것 같아요.
스스로의 삶을 절제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노력하고 의식하고 살아야겠어요.^^

루체오페르 2010-07-23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리뷰 잘 봤습니다.^^
이 책의 제목을 보니 왠지 떠오르는 책제목이 있습니다.

'보통의 존재'
'다만 이것은 누구나의 삶'

꿈꾸는섬 2010-07-23 21:53   좋아요 0 | URL
제목만 보아도 좋을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