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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보고 놀라지 마시라
케빈 마이클 코널리 지음, 황경신 옮김 / 달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나를 보고 놀라지 마시라>라는 제목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놀랍다. 가던 길을 되돌아 뒤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을 것만 같다. 너무도 미안하게 말이다.
보통 사람과 다르다는 것은 늘 다른 사람들의 눈길을 끌 수밖에 없는 일이 아니가 말이다. 태어날때부터 두 다리가 없었다는 저자 케빈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의 삶 또한 놀랍고 대단하단 생각을 했다. 두 다리 멀쩡한 사람도 해내기 힘든 일을 그가 해냈었으니 말이다. 자신의 다리가 없다는 걸 인식하던 그때부터 케빈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 같다. 그만이 아니라 그의 부모들은 또 어떠하겠는가 말이다. 하지만 그는 말한다.
"나는 가능하지 않은 사람이 아니야. 나는 너를 열 수 있어."
두 다리가 없다고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가능한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그의 긍정적인 사고부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학창시절 레슬링에 도전해보고, 스키를 타고, <X게임>에 출천하여 2위에 입상하는 등 비장애인들도 쉽게 할 수 없는 일들에 도전하는 그를 보며 너무도 멋지다고 생각했다. 또한 이 책의 전반을 이루는 그의 17개국을 여행한 이야기들 또한 경이롭다면 경이로운 일이다.
"이해해라. 넌 장애인이잖아. 우리나에서, 정상인들처럼 거리를 돌아다니는 장애인을 난 한 명도 본 적이 없어. 대체로 그들은 구걸을 하지. 너도 많이 봤잖아. 지하철역 근처에도 잔뜩 있고. 어떤 사람들은 그걸로 사업도 해."(153쪽)
우크라이나에서 케빈이 만난 세르지라는 친구의 이야기이다.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들에게 구걸을 하는게 통상이라고 말한다. 케빈은 그것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의 몸은 불구일지라도 정신은 불구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이 왜 내게 시선을 보내는지, 나는 이해했다. 나는 그들과 달라 보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아마도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 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더러운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바닥을 굴러다니는 것보다는 사회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만한 존재로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받아들이리 수 있을 만한 존재로 보이는 것이 내 일은 아니었다. 그리고 나는 간단하고 쉽게 돌아다닐 수 있는 방법으로 스케이트보드를 선택했다."(212쪽)
케빈은 세계를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여행했다. 우리가 생각할때 그의 그런 모습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를 내려다보는 시선들을, 가던 길을 되돌아 그를 되돌아보는 사람들을 그 또한 받아들이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그가 간단하고 쉽게 돌아다닐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뿐이라고 한다. 그의 두 발이 되어주기에 휠체어는 너무도 거대하고 세계 각지를 돌아다닐때 그에게 짐이 될테니 그의 선택은 옳은 것이 아닌가 말이다.
"나에게 다리가 없다는 것은 감추기가 꽤나 힘든 사실이다. 의족을 한다고 해도 나는 사지가 멀쩡한 사람으로 보이진 않는다. 가족과 친구의 울타리 안에 있을 떄만, 나의 장애는 친숙하고 정상적인 것이 된다.
아직도 나는 나 자신이 '장애를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글자 그대로 해석한다면, 어떤 상황에서건 주어진 난제를 극복할 수 없을 때에만 우리는 장애인이 된다." (220쪽~221쪽)
이 책을 읽으며 내내 케빈에 대해 생각했다. 그는 어떤 사람일까?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의 생각이 이렇게 반듯하고 올바른데 나는 그에게 어떤 시선을 던질 수 있는가 말이다. 어떤 상황에서건 주어진 난제를 극복할 수 없을 때에만 우리는 장애인이 된다는 그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이런 그를 이해하고 감싸 안아줄 수 있었던 그녀, 베스의 이야기는 아름답지만 너무도 안타깝고 슬프다. 서로가 사는 공간이 달라 그것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은 그들의 사랑은 아름다운 우정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녀를 두고 두번씩이나 떠나야했던 케빈의 마음은 또 어떠했을까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여행내내 아니 살아있는동안 내내 그의 두 발을 대신해야할 그의 두 손이다. 여기저기 상처로 굳은 살이 박힌 그의 손이 얼마나 값지고 아름다운지 모르겠다.

책을 거의 다 읽어가며 그의 모습이 너무도 궁금해서 못견딜즈음 그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실려 있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다만 두 다리만 없을뿐 그의 모습은 너무도 매력적이었다. 그의 용기있는 도전과 모험, 그리고 일상의 이야기들을 읽어내며 그의 올바른 사고와 인식에 매료된 며칠을 보냈다.
사실 장애인들을 만나면 불편하다. 그들에게 어떤 식으로 행동해도 그들 스스로가 상처를 받을 거라는 나의 편견때문일 것인데 그것은 다만 그들의 외모에 치우친 나의 편협함이 빚어낸 오해일 뿐이라는 생각을 한다.
"어떤 상황에서건 주어진 난제를 극복할 수 없을 때에만 우리는 장애인이 된다" 정말이지 그의 말은 너무도 옳다. 나의 생각들도 이제는 편협함을 벗어버려야겠단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