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도 드디어 마지막 날.
내일이면 뭔가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과 설레임으로 살고 있다. 하지만 일상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아침이면 밥을 하고 아이들을 먹이고 입히고 빨래하고 청소하고......그런데도 내 마음은 한껏 들떠 있다. 무엇때문이라고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세워놓은 올해의 계획에 마치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날아가고 있는 것만 같다. 뜬구름 잡는 얘기같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를 위해서 무엇인가를 하기로 결정하고 그것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하다.
마치 내일이면 당장이라도 좋은 글이 막 써질 것 같은 이런 기분, 솔직히 너무 유치하고 웃긴다. 하지만 내가 아는 나는 늘 빨리 뭔가를 이루어내지는 못했다. 차분히 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이제 막 한걸음 떼어놓는 어린아이처럼 아마 서두르다가는 앞으로 고꾸라져 넘어지고 무릎에 상처가 나서 울어댈지도 모른다. 우리 아이들이 내 안에서 나와서 내 젖을 먹고 손짓발짓해가며 옹알이를 하고 어느순간 목을 가누는가 싶더니 엎드려 들썩들썩 배밀이를 하던 순간들이 생각난다. 나도 지금 내 안에서 막 태어난 사람같다. 무엇이든 닥치는대로 쓸 수 있고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은 있지만 막상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걸을 안다. 뒤집고, 네발로 기어다니고나서야 걸음마를 할 수 있었던 우리 아이들처럼 나도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며 좋은 글이 나올 수 있도록 열심히 읽고 열심히 생각하고 열심히 끄적거려 볼 생각이다.
내일이면 3월, 또 다시 3월이 가고 4월, 5월......12월 그렇게 한해를 보내게 될 것이고, 그동안 나는 나를 계속해서 키워나갈 것이다. 그게 올해 나의 목표다. 나를 키워나가는 것. 그렇게 당당하게 나를 키워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