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주 시인은 197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붕붕거리는 추억의 한때>, <크고 헐렁허렁한 바지>, <붉디붉은 호랑이>, <절벽> 등과 산문집 <이 사람을 보라>, <추억의 속도>, <강철로된 책들>, <느림과 비움>, <책은 밥이다>, <새벽예찬>, <만보객 책 속을 거닐다>, <취서만필>, <나는 문학이다> 등이 있다. 

동덕여대, 경희사이버대학교, 명지전문대 등에서 강의를 하고, 국악방송에서 '장석주의 문화사랑방', '행복한 문학'등의 진행자로 활동했다. 현재 서울 서교동의 '서향재'와 경기도 안성의 '수졸재'를 오가며 '실존형 글쓰기' 작가로 살고 있다. ------------------책날개에서 

 

 

   
 

 모기


여름밤의 이 불청객,
품성이
저속한 것은 짐작햇다.


남의 피 빨며 산 것,
가난 때문이라고 변명하지 마라.
네 본색이다.
그렇게 살지 마라!

 
   
   
 

파리


비굴했다.
평생을
손발 빌며 살았다.
빌어서 삶을 구하느라
지문이 다 닳았다.
끝끝내 벗지 못하는
이 남루!

 
   
   
 

쌀벌레


밥물 안치려고
묵은쌀 씻으려니,
뜨물 위로
쌀벌레 두어 마리.
내 양식
축낸 놈들이
바로 늬들이었구나!

 
   
   
 

비둘기


취객의 토사물에
달라붙은 중생(衆生),
함부로 비웃지 마라.
먹고 사는 일은
숭고한 수행(修行)
장엄한 일이다.

 
   
   
 

달팽이


사는 것 시들해
배낭 메고 나섰구나.
노숙은 고달프다!
알고는 못 나서리라,
그 아득한 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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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2-04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때로는 집어든 책에 지금의 내 마음에 확 다가오는 말들이 있지요? 그게 그 글속에 있었는지 아님 내 속에 있던 생각인지는 모르지만요.
꿈섬님, 날은 춥지만 이제 곧 봄이 올건가 봐요. 가장 좋은 일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우리를 향해 다가오고 있는 중일겁니다..


꿈꾸는섬 2010-02-04 21:53   좋아요 0 | URL
봄이 오듯 조금씩 조금씩 좋은 일이 우리를 향해 다가오면 좋겠네요. 만치님 고맙습니다.^^ 만치님에게도 좋은 일이 생기겠죠.ㅎㅎ

비로그인 2010-02-04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도 그렇지만 마지막 남기신 말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
장석주님의 산문집을 한번 꺼내봐야겠습니다. ^^

꿈꾸는섬 2010-02-05 12:36   좋아요 0 | URL
산문집 가지고 계시군요. 어떤 걸 갖고 계신지 궁금하네요.

비로그인 2010-02-05 13:12   좋아요 0 | URL
[새벽예찬] 갖고 있습니다 ^^

꿈꾸는섬 2010-02-05 21:29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이 작성하셨던 페이퍼대로 편안하고 여유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더군요.^^ 다시 열어보아도 좋을 듯 싶네요. 저도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프레이야 2010-02-05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제게도 힘이 되는 좋은 글귀가 숨겨져있었군요.
펼쳐보니 더 좋으네요.
늦게 오니 더 좋은 일이겠지요.
평안한 밤 되세요, 꿈섬님.^^

꿈꾸는섬 2010-02-05 12:37   좋아요 0 | URL
펼쳐보고 좋으셨다니 다행이에요.^^
프레이야님 오늘 하루도 즐겁고 행복하세요.^^

같은하늘 2010-02-08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장 늦게오니 가장 좋은일이라는 말씀 참 좋네요.
음악프로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가수가 맨 뒤에 나온다고...ㅎㅎ

꿈꾸는섬 2010-02-10 11:00   좋아요 0 | URL
ㅎㅎㅎ맞아요. 가장 인기 있는 가수가 가장 늦게 나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