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다.
오늘 새벽까지 비가 내려 친구를 만나러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한참을 고민했었다.
그런데 남편이 차수리를 하고 오후에 현준이를 받아주겠다며 선선히 친구들 만나러 가길 청했다.
물론 기쁜 마음으로 달려갔다. 남편이 일할때 사용하는 네비게이션을 달고 의정부에 살고 있는 친구집으로 달려갔다. 신이문에 살고 있는 친구는 전철을 타고 왔는데 현수에게 줄 옷가지들을 챙겨가지고 왔다.
친구 집에 오랜만에 둘러 앉아 유쾌한 수다를 떨었다. 예전 이야기며 우리의 변한 모습이며 아이들 키우는 이야기 등 서로 얘기를 주거니 받거니 했다. 이 얼마만에 만나는 자리인가.
한참을 얘기하고 가까운 곳에 나가 점심을 먹고 헤어졌는데 올 여름 둘째가 유산되어 힘들어하던 친구가 다시 임신을 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돌아서니 마음이 흐뭇했다.
중화동에 살고 있는 친구 둘째 아들에게 줄 옷가지를 챙겨와서 친구가 아이를 업고 짐을 들고 전철을 타고 가게 하기가 미안해 차로 데려다주는데 동부간선도로는 왜 이리 밀리던지......
친구집에 내려주고 얼른 돌아오려는데 잠에서 깬 현수가 쉬마렵다고해서 친구집에 들러 볼일을 보고 읽고 싶은 책 몇권 골라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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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동안 8kg을 감량한 친구의 홀쭉해진 배를 보고 그동안 10kg이 찐 나는 부러움과 감탄과 뭐 그런 긴장감을 안고 돌아왔다.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던 김연수의 책을 발견하고 친구 책장에서 바로 꺼내왔다. 그리고 이제 커피도 잘 안마시게 되었다며 커피봉지도 하나 내밀어 챙겨왔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 너무 반가웠고, 너무 아쉬웠다. 다음엔 또 언제나 보게 될지 아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