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남편이 심각한 얼굴을 하며 내게 할 말이 있대요.
"너, 한달간 책 끊어볼래?"
너무 웃기기도 하고 엉뚱하기도 하고 그래서 내가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더니
"왜? 자신없어?"
그래서 제가 그랬죠.
"술은 끊을 수 있어도 책은 안될 것 같아."
그랬더니 한술 더 떠서
"나없인 살아도 책없인 못 살아?"
이 말 듣고 정말 할 말이 없더라구요. 너무 황당해서
"오늘 뭐 잘 못 먹었어?"
그랬더니 혼자 방으로 쓱 들어가서는 낄낄거리며 웃는거에요.
아, 정말 결혼기념일도 그냥 지나가서 미운털 박혔는데 그것도 모르고 절 희롱하는데
'내가 왜 이러고 사나' 싶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