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방학이 끝나면서 선생님이 바뀐다는 통보는 이미 원장선생님께 들었다. 학기초의 여러가지 일들을 생각하면 속이 시원해야하겠지만 오히려 속이 갑갑하다. 낯가림이 심한 현준이가 바뀐 선생님과 처음부터 다시 유대관계를 쌓아가야한다는게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선생님은 어떤 스타일인지 조용히 지켜보느라 자신도 썩 편하지는 않는 것 같다. 유치원에서의 생활이 편하지 않는지 집에 오자마자 밥부터 달란다. 유치원에서 밥을 조금밖에 먹질 않은 것이다. 또 먹겠다는 말이 쉽게 나오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전 선생님과 함께했던 것과 다른 것들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전 선생님은 우유먹을때도 감사노래를 부르고 헤어질때도 안녕노래를 불렀는데 지금 선생님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혼란스러운 것을 얘기하는데 한편으론 또 그러면서 배우지란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 사람마다 방식이 다르다는 것, 성격이 다르다는 것 등 구체적으로 알진 못하겠지만 아이들도 나름대로 무언가 다르고 달라졌다는 걸 알 것 같다.
이미 바뀐 선생님을 아쉬워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2학기까지 마무리하지 못하고 바뀌게 되어서 못내 아쉽다. 2학기에도 1학기와 마찬가지로 어떤 선생님인가 지켜봐야한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귀찮은 마음도 없지 않아 있다.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들었겠지만 그래도 한학기동안 자란 아이들을 보면 전 선생님의 세심한 배려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며 고맙다는 말도 하지 못한채 보내드려 조금은 죄송하다. 앞으로는 좋은 경험을 바탕으로 더 좋은 선생님이 되실거라고 믿는다. 조금은 서툴고 실수도 있었지만 아이들을 대하는 선생님의 성정은 늘 바르고 기복이 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 믿는다.
바뀐 선생님과는 원만하게 유대감이 형성되어서 별탈없이 무난하게 2학기 마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