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전부터 계획되었던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어요. 제주도에 가면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었죠. 우선 제주 올레, 그리고 두모악 갤러리, 우도. 

대식구(오빠네 3식구, 큰언니네 4식구, 작은언니네 2식구, 우리 4식구 총13명)가 움직이는 것이라 여러모로 의견이 분분했어요. 우선 올레 길에 가고 싶어했던 건 나랑 새언니 둘뿐이라 가볍게 거절당하고, 첫째날엔 공항에 도착해서 제주시내에서 점심을 먹고 이마트에 들러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고 남원쪽에 위치한 금호리조트에 짐을 풀었어요. 제주도에 왔다는 설레임과 얼른 해수욕을 하고 싶어하는 아이들 등살에 가까운 곳에 위치한 표선해수욕장으로 향했죠. 그렇게 오후내내 바닷가에서 물놀이를 하고 숙소로 돌아가기전에 참돔과 전복 그리고 문어를 사서 숙소로 돌아갔어요. 푸짐한 저녁을 먹고 아이들을 재우고 어른들은 가볍게 술도 한잔씩했는데 역시 해수욕은 피곤하더라구요. 









비행기를 처음 타는 아이들은 많이 설레기도 했지만 곧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눈치챘죠. 그리고 음료 서비스를 받을때 가장 좋아했던 것 같아요. 제주도의 푸른 바다를 바라보는 것도 좋았지만 그 바다에 몸을 담고 있다는 것이 더 좋았어요. 오빠네 민재와 큰언니네 동하는 점점 차오르는 물에 앉아 저렇게 실컷 놀았어요. 

리조트앞에서 줄세워 찍었는데 모두 제각각이네요. 











코끼리랜드에 하는 코끼리쇼가 볼만하다는 아버지의 말씀에 아이들에게 보여주려고 코끼리랜드에 갔었죠. 출입구에서는 코끼리에서 줄 바나나를 팔고, 사람들은 그걸 하나씩 사서 들어갔어요. 그리고 코끼리쇼가 시작되면서 각자 들고 있던 바나나를 코끼리에게 주는데 그걸 받아 먹으러 오는 코끼리가 무섭다고 현수는 울기까지 했답니다. 거대한 동물이 바로 내 앞에 서 있으니 저도 자연히 움츠러들더라구요. 코끼리쇼를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참 많았죠. 우리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즐거움을 주기위해 얼만 많이 힘들었을까요? 잘라진 상아며 조련사에 의해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공도 굴리고 춤도 추고 두발서기도 하며 그림도 그리죠. 그렇게 코끼리들을 길들이기위해서 얼마나 많은 학대를 강행했을까요? 쇼의 막바지엔 코끼리가 쓰러지기도 하죠. 우리 모두 너무 안타깝게 보고 있었죠. 심지어 눈물까지 핑 돌았어요. 하지만 그 모든게 쇼였기에 하하하 웃으며 나왔지만 마음 한구석에 나도 이런 쇼에 동조하는 한 사람이 되었다는게 사실 부끄러웠어요. 

코끼리쇼를 보고 아직까지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우도에 들어갔지요. 종달선착장과 성산포선착장 두곳에서 들어갈 수 있는데 우리는 종달선착장에서 들어갔어요. 한20여분 배를 타고 들어갔지요. 우도를 한바퀴 도는데는 2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던 것 같아요. 식구가 많은 관계로 차를 가지고 들어갔는데 우도에도 올레길이 있고 올레꾼들이 많이 보이더라구요. 부러웠지요. 날도 흐려서 걷기엔 너무 좋은 날씨였거든요. 



우도로 가는 배 안에서 찍은 사진뿐이네요. 충전을 미리 하지 않아 언니네 카메라로 찍었는데 아직 받지 못했어요. 우도에서는 해안동굴이 있던 기암절벽이 절경이었는데 아쉽게도 사진이 없네요. 배가 고프다고 아우성치는 사람들때문에 하고수동해수욕장앞에 있던 식당에서 밥을 먹었는데 정말 끔찍했습니다. 맛도 없었지만 가격 또한 비쌌거든요. 밥도 이상했고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식당이었지요. 그렇게 우도의 기억은 나쁘게 남고 점점 흐려지는 날씨에 얼른 배를 타고 나왔어요.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성읍민속마을과 두모악갤러리에 들렀어요. 성읍민속마을은 상권이라 모두들 물건을 팔려고 노력했었죠. 그래도 제주도의 옛집을 자세하게 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사람이 살고 있는 집앞에서 돌담을 뒤로하고 제주도의 정낭과 돌하루방을 보고 돌아다녔지요. 조금이 빗방울 떨어지고 있었어요. 두모악갤러리에 도착했을땐 어느정도 비가 내리기 시작했었구요. 













두모악갤러리에는 우리가족과 조카 수민이만 들어갔어요. 다른 식구들은 비도오고 차안에서 잠시 쉬고 싶다더군요. 루게릭병에 걸려 죽어가면서 만들어 놓은 두모악갤러리의 정원은 너무도 아름답고 운치도 있었어요. 비가 오지 않았다면 더 많은 시간을 들여서 구경하고 놀 수 있었을텐데 아쉬움이 남더라구요. 아직 어린 현수에게는 어려운 공간이었던가봐요. 결국엔 전시실에서 실례를 해서 얼른 데리고 나왔죠. 이모와 갤러리 다니길 좋아했던 수민이는 사진이 너무 멋지다며 마치 그림을 보는 것 같다며 사진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사진작가의 생에 관심을 보였죠. 그렇게 가고 싶은 곳을 다녀오고나니 그때부터 기분이 급 좋아진 나는 오후내내 즐거웠지요. 



마지막날엔 리조트에 있는 아쿠아나에서 물놀이를 했지요. 아이들이 너무도 가고 싶어해서 결국 제주도 관광은 포기하고 물놀이를 실컷했어요. 그리고 서둘러 짐을 챙겨 제주시내로 나가서 조금 늦은 점심을 먹었어요. 유리네라는 식당인데 꽤나 유명한 곳인가봐요. 유명인사들의 사인으로 온벽을 둘러놓았더라구요. 해물뚝배기와 성게국, 옥돔구이를 먹었는데 마지막 우리들의 식사는 정말 맛있더라구요. 그리고 비행기안에서 현준이는 완전 지쳐 쓰러졌어요. 그래도 현수는 끝까지 쌩쌩하게 비행기를 타고 가며 엄마 아빠를 귀찮게 했죠. 

이번 여행은 가족들 모두가 편안하게 쉬기 위해서 갔던 여행이라 욕심내며 여기저기 돌아다니질 않았다. 아이들에게 더 많은 걸 보여주었어도 좋았겠지만 편안하게 즐겁게 놀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즐거웠던 여행이었다. 못내 아쉬워하는 나를 위해 남편은 현수가 좀 더 크면 가족 모두가 올레길을 걸어보자고 위로를 해주었고 남편의 달콤한 말에 마음이 금새 풀어졌지요. 여행의 즐거움은 새롭고 신기한 걸 보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 무엇보다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라는 앤의 말이 생각난다. 집으로 돌아와 우리 네식구 단잠을 잤지요. 그렇게 집이 편안하고 좋다는 걸 우리는 새삼 느끼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어요.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무해한모리군 2009-07-29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얼마나 곤하게 놀았으면 저리 잘꼬? ㅎ
그죠, 돌아올 곳이 있다는 건 참 좋은듯 합니다.

꿈꾸는섬 2009-07-29 23:48   좋아요 0 | URL
아들이 잠든 사진은 둘째를 데리고 화장실에 다녀온사이 남편이 찍었더라구요. 좀 더 예쁘게 찍었다면 더 좋았을걸 그랬어요.^^
돌아올 곳이 있다는 것, 정말 좋죠.ㅎㅎ

마노아 2009-07-29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추억 쌓고 오셨어요. 사진만 봐도 참 즐겁습니다. 아이들은 얼마나 신났을까요. 다음 번 가족만의 단촐한 올레 여행도 기대가 됩니다. 여독은 다 푸신 게지요?

꿈꾸는섬 2009-07-29 23:50   좋아요 0 | URL
가족만의 단촐한 올레 여행, 꼭 하고 싶어요. 남편도 그러마 약속했으니 언젠가 다녀오겠죠.^^

같은하늘 2009-07-30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삼년전에 친정부모님과 제주도에 다녀왔는데...
대학시절 가보고 두번째였는데 제주도는 언제봐도 멋져요~~~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했을까요?
여행준비와 여행 다녀오시느라 꿈섬님이 요즘 안보이셨군요...ㅎㅎㅎ

꿈꾸는섬 2009-07-30 00:42   좋아요 0 | URL
제주도는 정말 늘 좋죠. 오늘 <외딴방>을 다 읽었는데, 제주도가 있어서 고맙다네요. 동감이에요.ㅎㅎ

水巖 2009-07-30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모악갤러리 다녀 오셨군요. 부럽습니다. 이곳에 들어올때 부터 기대를 가졌었는데 역시 두모악갤러리와 김영갑씨 사진을 보니 반갑군요. 그곳에만 취급하는 책갈피 보셨어요?

꿈꾸는섬 2009-07-31 10:23   좋아요 0 | URL
네, 너무 예뻐서 구입하고 싶었는데 둘째가 실례를 하는 바람에 허겁지겁 나와 버렸어요. 두모악갤러리, 너무 좋더라구요. 저희가 구경하는 동안, 할아버지와 손자도 둘러보더라구요. 잠깐 수암님 생각을 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