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을 찍겠다고 카메라를 들이대면 으례히 V자를 그린다. 아직 어설픈 현수는 언제쯤 제대로 그리려는지, 이 사진을 찍은 건 벌써 열흘이 넘었던 것 같다. 아빠 온다기에 마중 나와서 찍었던 사진이다. 현수의 긴 머리를 잘라주고 사진을 찍어 올려야지 생각만 하다가 이제야 올린다. 짧게 커트한 모습을 보고 옷 잘못 입히면 여전히 아들로 오해해주시는 분들때문에 가끔 후회도 하지만 머리 묶고 핀 꽂는 걸 싫어하니 어쩔 수 없다. 올 가을부터 길러서 내년에 묶으면 될 것 같다. 날도 더운데 머리로 고생하는 것 보단 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