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결혼 5년차. 

5년정도 살다보면 어느정도 자리가 잡히겠지 생각했는데, 정말 가난한 사람은 계속 가난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남편은 함께 살면서 늘 부지런히 일을 했는데 혼자 벌어서 언제 돈 벌겠냐는 주변 사람들의 말이 맞는 것도 같지만 또 어린 아이들을 맡겨두고 일을 한다는 건 너무 부담스럽다. 현준이가 돌무렵 되었을 때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연락이 왔었고 다시 일을 시작했던 4개월무렵 현준이가 극도의 스트레스로 장염에 걸렸었다. 며칠씩 계속되던 설사에 심지어 피똥까지 싸는 아이를 두고 다시 일을 시작했던 내가 얼마나 많이 후회하고 가슴 아파했었던가. 그래서 결국 갑갑해도 현수가 현준이만큼 클때까지만 참자고 참고 있긴 한데, 우리의 빚은 늘 남아있다. 

결혼하면서 2년정도면 어느정도 빚청산을 하겠지 했는데 그 빚이 5년이 되어가도록 아직도 남아 있다는 것, 거기에 애 둘 키우며 지출되는 돈은 늘 아껴쓴다고해도 늘 그만큼은 지출이 되어야 한다는 것, 거기에 나의 끊임없는 책 사기, 우린 정말 돈을 모아 집이라도 하나 장만할 수 있을까? 

살다보면 생각처럼 계획처럼 쉽게쉽게 이루어지는 것들은 참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이제는 조금 한숨 놓이는 것이 우리가 지고 있던 빚의 반이상을 갚았다는 것, 그래도 아직 남아 있다는 것, 하지만 곧 그 고지가 보일 것 같다는 것이다. 

남편이랑 머리 맞대고 통장 보며 한숨 쉬던 날들이 더 많았던 것 같은데, 이젠 통장 보며 웃음 지을 날이 더 많았으면 좋겠고, 곧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밤새 일을 한다는 남편, 그에게는 늘 빚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짐인듯, 그래도 난 천천히 여유있게 살고 싶다. 하루 8시간만 일하고 살 수는 없는 걸까? 

하긴 요새 빚없이 사는 집이 얼마나 있을까? 모두들 힘들게 살아가고 있지만 그래도 모두들 희망을 잊고 살진 않겠지.  그래도 아직 우린 젊고 아이들도 어리니까, 아직도 우리에겐 더 많은 희망이 남아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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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9-04-28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빚만 없어도 부자에요..
저흰 결혼 15년이 넘었어도 아직 빚을 깔아 앉고 사는데요..;;
집 사느라 은행에서 대출받는게 도대체 갚아지지가 않네요. 에효..
저도 가끔 하는 알바로 버는 돈은 순 제 용돈으로 쓰이고 마니.. ^^;;

꿈꾸는섬 2009-04-28 23:04   좋아요 0 | URL
요즘은 정말 빚없는 집이 없는 것 같아요.ㅡ.ㅡ
저흰 이번 빚 갚고 주택담보대출 받아 집 사자고 얘기했어요. 도통 집사기도 쉽지가 않잖아요. 빚을 갈아타는 거죠.ㅠ.ㅠ

가시장미 2009-04-29 0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이 콕 하고 아프네요. 열심히 살아가는데도 제자리 걸음을 하는 것 같은 기분. 저도 요즘 많이 느끼거든요. 신랑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제가 도와주지 못 하는 것도 마음이 쓰이는데, 아이를 보면 또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생각도 들구요.

저는 결혼할 때 빚없이 시작하고 싶어서 월세로 시작했는데, 빚이 없다고 마음이 편한 건 결코 아니던데요? 빚을 내서라도 좀 여유있게, 갖추고, 사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_ㅠ

꿈꾸는섬 2009-04-29 22:04   좋아요 0 | URL
저희 좀 힘들더라도 월세는 하지 말자고 그랬어요. 차라리 월세를 이자로 내면 원금은 남으니까요. 장미님도 얼른 월세를 전세로 돌리시길 바래요.^^
우리집 일만이 아니라 모두들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물가도 많이 오르고 부수적으로 나가는 돈도 많이 들고 게다가 달달이 경조사가 끊이질 않구요. 정작 우릴 위해 쓰는 돈은 늘 부족하죠.ㅠ.ㅠ
그래도 우리 힘내서 살아요. 우린 아직 젊으니까요.ㅎㅎ

비로그인 2009-04-29 0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부모님은 가끔 옛날에 고생하던 일들을 회상하곤 하십니다. 제가 무슨 푸념이나 불평을 늘어놓으면 '내가 네 나이에는..' 하시면 저는 할말이 없지요. 그러면서 저도 부모님 나이가 되면 그렇게 옛일을 회상하며 웃을 수 있었으면..하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을 돌아보고 웃을 수 있을 그 때를 위해서, 또 노력하는 동안 틈틈이 잠깐의 마음의 여유도 가져보면서 그렇게 사는거겠지요..



꿈꾸는섬 2009-04-29 22:06   좋아요 0 | URL
만치님 말씀 맞아요.ㅎㅎ 지금은 비록 힘들지만 나이들어 저희가 부모님 세대가 되면 그땐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가 아직 젊다는게 늘 다행이에요. 게다가 아직 아이들도 어리니까요. 그리고 남편은 늘 열심히 일을 하니까 점차 나아지겠죠.^^ 희망을 버리지 말고 살아야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