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로와 아름다운 은행가 - 빈도 알토비티 초상화 이야기
데이비드 앨런 브라운.제인 반 님멘 지음, 김현경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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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로의 <빈도 알토비티>초상화가 책표지인 이 책은 책장을 쉽사리 책장을 넘기지 못하고 홀린 듯이 그의 초상활르 바라보게 한다. 의도한 관람자 있는 듯한 시선으로 돌아보는 빈도 알토비티의 시선을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 싱그러운 젊음이 가득한 두눈과 도톰한 입술, 발그스레한 두 볼과 손으로 쓰다듬으면 그 감촉이 느껴질 듯한 금발의 머리와 구렛나루는 한동안 넋을 잃고 바라보게 만든다.

5세기 전 1512년경 피렌체의 젊은 은행가 빈도 알토비티에게 초상화를 의뢰받고 그림을 그리게 되고 그후 알토비티 가문에서 소수의 관람자들에게만 보여 주며 소장하고 있게 된다. 그러다 쇠락의 길을 가게 된 가문의 상속자가 세상에 내놓게 되고 <빈도 알토비티>의 초상화의 실제 모델이 라파엘로가 그린 자화상이라고 알려지게 되면서 <빈도 알토비티>의 초상화는 오랜 세월동안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고 이리저리 망명생활을 하게 된다. 때론 라파엘로의 자화상이라고 해서 극진한 대접을 때론 라파엘로의 자화상이 아니라고 해서 수모를 당해야하는 처지가 된다.

독일의 황태자 루트비히의 소유였다가 결국 <빈도 알토비티>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한 유럽인들은 미국 사업가 프레스에게 라파엘로의 최고 걸작 중 하나인 <빈도 알토비티>의 초상화를 내주게 된다. 지금은 워싱턴 미국국립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감식가들에 의해, 이리저리 내몰려야 했던 <빈도 알토비티>의 초상화가 안쓰럽게 느껴진다. 라파엘로의 자화상이냐, 아니냐 하는 열띤 논쟁에서 한 걸음 물러나 초상화를 본다면 그러한 것은 아무 의미없는 행위였을텐데하는 소박한 아쉬운 마음이 든다. 물론 라파엘로의 자화상이라고 판명이 되어야만 더 높은 가치에 판매가 될 수 있었던 배경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평범한 관람자 입장에서는 라파엘로였든, 빈도 알토비티였든 그의 초상화는 빛이 난다. 천사의 이미지에서 따온 젊은 남자의 모습은 여성적인 외모, 양성적인 모습을 가지게 되고 그러한 점을 가장 잘 부각시킨 초상화 작품인 바로 <빈도 알토비티> 초상화라고 한다. 얼굴의 음영을 잘 살리고 머릿결을 잘 살린 그의 초상화는 실로 감탄스럽다. 라파엘로의 <빈도 알토비티> 초상화의 모델의 자세는 그 후 많은 화가들에 의해서 재생되고 모사되었고 더욱 더 <빈도 알토비티>를 알리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모델의 시선과 자세는 초상화를 바라보는 관람자와의 소통이 되었다. 누군가를 바라보는 시선에 관람자들은 시선을 뗄 수 없으며 작품과의 대화를 하게 되는 힘을 가지게 된다.

또한 책 속에는 빈도 알토비티의 58세의 청동 조각상이 함께 소개되어 찬찬히 비교해보는 재미도 즐겁다. 그 외에 라파엘로가 살았던 시대부터 현재 워싱턴 미국미술박물관에 전시되기까지 관여했던 화가들, 감정가들, 구입자들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어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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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사 전(傳) - 한국사에 남겨진 조선의 발자취
김경수 지음 / 수막새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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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조선왕조사 전을 접하면서 든 생각은 우리가 가장 많이 알고 있는 혹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조선의 왕들에 대한 기록이었다. 몇년 전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사극열풍과 조선사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방영하듯이 조선에 관련된 역사서, 풍속사, 인물사 등 엄청난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드라마, 연극, 뮤지컬, 책 등의 매체를 통해 실제의 모습보다 포장되었거나, 폄하되었거나 하는 조선의 왕들의 이미지를 수없이 볼 수 있었다. 

1대 태조부터 시작하여 마지막 왕인 27대 순종까지 조선 500년 동안 많은 당쟁과 암투 속에서 꿋꿋하게 소신을 지킨 왕들이 조선을 빛내주시기도 했고, 때론 개인적인 야망과 분노로 인해 정사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물러나야만 했던 왕들이 계셨고 또, 가장 안쓰럽고 비참했던 삶을 살지 않았을까 싶은 수렴청정과 외척의 등쌀에 자신의 기상을 높여보지도 못하고 비운의 삶을 살아야했던 20대 경종, 23대 순조, 24대 헌종을 들 수 있다.  12대 인종, 17대 효종은 세자 교육을 착실히 받고 드디어 왕이 되어 자신의 의지와 뜻을 실천할 수 있는 시기가 왔는데, 병으로 인해 꽃피우지 못한 불운의 왕들이기도 했다. 그러고 보면 조선의 500년 역사동안 실질적인 태평성대를 이룬 왕은 4대 세종과 300년만에 성군이 오셨다고 평가를 받는 정조가 있다.  두 왕의 공통점은 당쟁을 멀리하려했고 진심으로 백성들을 위한 마음이 가득하시고 실천하신 왕들이다. 더구나 신분제도가 철저했던 시대에 신분을 뛰어넘는 인사를 기용하여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끈 왕들이었기에 앞으로도 그분들의 이야기는 회자 될 것이다.

조선의 왕들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조금씩은 다 힘들고 외로운 삶을 사셨구나 하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더 절실히 알게 되었다. 세자로 책봉되는 과정도 수많은 암투가 있고 형제들을 죽음으로 몰아가야 했고, 수렴청정과 외척의 등쌀로 인하여 기를 펴보지 못해야 했고 뭐 하나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있는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왕은 다 가진 듯 했지만 실상은 하나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아마도 권력의 양면성이지 않을까 싶어 씁쓸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조선 왕조사 전'은 27명의 조선의 왕들의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 시기에 있었던 역사적 사실과 야사를 적절히 섞어 설명해주고 있어 교육서로서도 도움이 된다. 다만 기존에 익히 보아왔던 왕들의 이야기를 나열 서술한 느낌이 없지 않아 다소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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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방울의 피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
엘리에트 아베카시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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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방울의 피'는 전작 '쿰란'에 이어지는 삼부작의 중 한 편이다. 1996년 쿰란에서 사라진 사해 문서를 찾아 떠나면서 기독교의 기원과 그들이 말하는 진짜 예수님의 모습을 신선하게 보여주었던 작품의 연장인 작품인 것이다.

에세네인파인들은 속세를 떠나 정결한 몸과 마음으로 심판의 날을 기다리는 비밀종파의 일원이다. 쿰란 동굴에서 금욕적인 생활을 하며 자신들의 소명을 다해 메시아를 기다리며 신성한 성소에서 성전을 재건할 메시아로 주인공인 필사생 아리를 지명하게 된다. 그러던 중 고대로부터 전해 내려오던 에세네인파의 비밀 의식대로 행해진 살인사건이 일어나게 되면서 진실을 찾아 필사생 아리는 2년 전부터 마음을 다해 사랑해오던 그녀 제인을 위해 이 사건에 뛰어들게 된다.

성전 기사단의 보물이 적혀있는 은 두루마리를 찾기 위한 에세네인파, 프리메이슨, 성전 기사단의 부탁으로 성전보물을 보관했던 하산 이븐 사바흐의 후손인 암살자들과의 관계는 복잡해지면서 누구를 믿고 누구를 신뢰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상황이 된다.

은 두루마리 기록에 의해 밝혀지는 성전 기사단의 원래 임무와 여러 종파가 혼재되어 있는 이야기는 한시도 눈길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그만큼 방대한 역사기록이며 그들의 과거의 기록은 현재와 미래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 되기 때문이다.

'일곱 방울의 피'는 쉽사리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방대한 종교적 지식과 주인공 필사생 아리의 인간적인 고뇌를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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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식동물의 딜레마
마이클 폴란 지음, 조윤정 옮김 / 다른세상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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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식동물의 딜레마'는 나에게 음식 전반에 걸친 문화에 이르기까지 전혀 몰랐던, 사실은 알고 싶지 않았던 부분들까지 인지할 수 있게 해 준 책이다. 철저한 잡식동물의 성향을 보이고 특히 육식을 좋아하는 나는 소, 돼지, 닭들이 어떻게 태어나 자라고 성장해서 도축되어 식탁에 차려지는 지에 대해서 전혀 알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그저 육류로서 포장되어 있는 인간이 당연히 먹어야 하는 음식물로만 보았던 것이다. 목축지에서 도축되기 전까지 평화로게 행복을 느끼면 살았던 육류인지, 옥수수를 강제적으로 먹으며 집단사육장에서 불행하게 살다 죽은 육류인지를 알고 싶지 않았다는 것이다. 허나 이 책은 그런 나를 딜레마에 빠지게 하는 여러 이야기들을 들려주면서 또 다른 딜레마에 빠지게 만든다.

잡식동물의 딜레마란 잡식동물이 야생의 풍요로운 먹을거리 앞에서 직면하게 되는 역설적인 곤경을 표현하는 말이다. 인간을 포함한 잡식동물, 특히 인간과 쥐는 무엇이든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선호하던 음식물이 사라지게 되도 또 다른 음식물을 대체할 수 있었기에 지금까지도 많은 개채수를 자랑하며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잡식동물은 곧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데, 너무 많은먹을 거리 앞에서 고민에 빠지게 된다. 어떤 음식이 먹어도 되는지, 어떤 음식이 몸에 해로운지를 항상 고민하게 만든다. 다행히 인간은 문화가 발달해가면서 선조들이 그러한 정보를 전해주어 쥐보다는 유리한 입장이기는 한 편이다. 하지만 여전히 대형 슈퍼마켓에 가면 고민에 빠지게 된다. 수많은 음식물 앞에서, 유기농이라고 무설탕 첨가라고 자랑하는 음식물 앞에서 뭘 구입해서 먹어야 할지를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산업적 음식 사슬이 무지한 나의 경우 대형회사 제품을 선호하게 되고 아무런 의심없이(외면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서) 믿고 싶어 했다. 그러다 수년전부터 대형마트에도 유기농제품을 판매하는 마트에서도 유기농제품이 이슈가 되면서 농약을 뿌리지 않고 자연 그대로 자란 제품이라는 매력적인 이야기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갑자기 전에 모르고 먹었던 음식들에 대해서 거부감이 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곧 가격을 보면 두, 세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는 것에 또 다른 갈등을 하게 한다. 저자와 대안적인 '초유기농' 생산방식을 고집하는 폴리페이스 농장주 샐러틴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좀 비싸더라도 정성을 들인 음식물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고 정직한 도축방식에 매료되게 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마트에서 장을 보게 되면 진정한 신념이 없고는 선택하기가 쉽지만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호주, 미국에서 들어오는 집단목장에서 항생제를 맞고 사육되고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날아 온 수입육 가격과  몸에 좋고 믿을 수 있다는 한우의 가격을 비교해보면 평범한 가정에서는 심한 갈등을 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제는 안다. 외면하고 싶었던 옥수수를 사료로 먹고 많은 양의 항생물질을 먹고 장시간 냉동 된 육류의 상태를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렇기에 마트 육류 코너에서 더 많은 생각과 고민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것을....... .

'잡식동물의 딜레마'는 풀 대신 옥수수를 먹고 자란 반추동물에서 풀에서 소, 돼지, 닭들의 본성대로 자유롭게 자란 동물에서 수렵, 채집음식사슬인 숲에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저자는 음식사슬의 전 과정을 추적하기 위해 아이오와의 옥수수 농장, 버지니아의 농장에서 직접 고된 노동에 시달리며 음식사슬의 연결고리를 찾아 노력했고 캘리포니아 북부에서는 야생돼지를 사냥하고 야생버섯을 채집하며 체험을 통해 알아보고 직접 바코드가 없는 음식들로만 식탁을 차려보기로 한다. 이부분에서는 자연에서 자연적으로 얻은 음식물에 대한 욕구가 배로 커진다. 하지만 저자가 말했듯이 단 한 번의 식사가 될 수도 있는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식사였음을 알린다. 육류를 직접 사냥하고 버섯을 채집하고 효모로 된 빵을 만들고 제철 과일로 디저트를 만든다는 발상 자체가 신선하고 부럽고 비현실적으로 보여서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만든다.

인간이 하루에 몇번씩 대하게 되는 음식에 대해서 우리가 먹고 있는 음식이 무엇인지, 어디서 나왔는지, 그것이 어떻게 음식이 되어 식탁에 차려지게 되었는지를 얼마만의 비용이 들었는지를 생각해보고 좀 더 다른 시각으로 음식을 바라보게 되었다. 물론 난 여전히 대형마트에서 갈등하게 될 것이고 망설이게 되겠지만 이제는 좀 더 세심하게 선택하여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식탁을 차리고 싶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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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갑자기 시간이 많아져서 그 시간을 감당하기가 힘들어졌다. 이 참에 계속 미루어왔던 영어공부도 다시 시작해보고 끊어놓고 거의 안 가던 헬스클럽도 열심히 다니면서 보내면 좋겠는데, 그러면 되는데, 막상 많아진 시간 앞에 뭘해야 할지 모르겠다. 머리로는 이 시간들을 최대한 이용해서 나를 위한 시간으로 만들자하는데, 몸과 마음은 갈피를 못 잡겠다. 근 십년만에 시간이 확 비워버렸는데, 도통 그 시간을 이용할 줄 모르겠다. 더 이상한 것은 책이 더 안 읽힌다는 것이다. 항상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더 안 읽히고 그냥 멍하니 있는 시간들이 더 많아졌다. 그나마 헬스만 열심히 다니려고 최대한 노력 중이다. 하루가 이렇게 긴지도 이렇게 짧은 줄 도 몰랐었다. 시간은 잘도 흘러간다. 집중력 제로일때는 퍼즐이 최고인데, 퍼즐이나 해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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