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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사 전(傳) - 한국사에 남겨진 조선의 발자취
김경수 지음 / 수막새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조선왕조사 전을 접하면서 든 생각은 우리가 가장 많이 알고 있는 혹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조선의 왕들에 대한 기록이었다. 몇년 전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사극열풍과 조선사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방영하듯이 조선에 관련된 역사서, 풍속사, 인물사 등 엄청난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드라마, 연극, 뮤지컬, 책 등의 매체를 통해 실제의 모습보다 포장되었거나, 폄하되었거나 하는 조선의 왕들의 이미지를 수없이 볼 수 있었다.
1대 태조부터 시작하여 마지막 왕인 27대 순종까지 조선 500년 동안 많은 당쟁과 암투 속에서 꿋꿋하게 소신을 지킨 왕들이 조선을 빛내주시기도 했고, 때론 개인적인 야망과 분노로 인해 정사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물러나야만 했던 왕들이 계셨고 또, 가장 안쓰럽고 비참했던 삶을 살지 않았을까 싶은 수렴청정과 외척의 등쌀에 자신의 기상을 높여보지도 못하고 비운의 삶을 살아야했던 20대 경종, 23대 순조, 24대 헌종을 들 수 있다. 12대 인종, 17대 효종은 세자 교육을 착실히 받고 드디어 왕이 되어 자신의 의지와 뜻을 실천할 수 있는 시기가 왔는데, 병으로 인해 꽃피우지 못한 불운의 왕들이기도 했다. 그러고 보면 조선의 500년 역사동안 실질적인 태평성대를 이룬 왕은 4대 세종과 300년만에 성군이 오셨다고 평가를 받는 정조가 있다. 두 왕의 공통점은 당쟁을 멀리하려했고 진심으로 백성들을 위한 마음이 가득하시고 실천하신 왕들이다. 더구나 신분제도가 철저했던 시대에 신분을 뛰어넘는 인사를 기용하여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끈 왕들이었기에 앞으로도 그분들의 이야기는 회자 될 것이다.
조선의 왕들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조금씩은 다 힘들고 외로운 삶을 사셨구나 하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더 절실히 알게 되었다. 세자로 책봉되는 과정도 수많은 암투가 있고 형제들을 죽음으로 몰아가야 했고, 수렴청정과 외척의 등쌀로 인하여 기를 펴보지 못해야 했고 뭐 하나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있는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왕은 다 가진 듯 했지만 실상은 하나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아마도 권력의 양면성이지 않을까 싶어 씁쓸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조선 왕조사 전'은 27명의 조선의 왕들의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 시기에 있었던 역사적 사실과 야사를 적절히 섞어 설명해주고 있어 교육서로서도 도움이 된다. 다만 기존에 익히 보아왔던 왕들의 이야기를 나열 서술한 느낌이 없지 않아 다소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