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박연선 지음 / 놀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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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 이 책은 표지가 한표 먹고 들어감.  아, 물론 이야기가 재미없었다는 게 아니다.  아주 가독성 죽여준다.  쑥쑥 빠진다.  한번 들면 그야말로 이경희 작가가 말했듯 끝을 보지 않으면 잠을 못 이룰정도다.  그래, 그래서 나도 새벽 댓바람부터 이 책을 붙잡고 후다닥 읽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기본 드라마 작가라 하니 글이나 스토리야 어느정도 할 거라 예상은 했었지만, 이 촘촘한 짜임과 이야기의 구성은 가히 엄지척이라고 해도 옳을 것 같다.  하지만, 남들이 말하는 요절복통이랄지 이 책을 읽다가 막 웃을거라는 것에는 나는 동의를 못하겠다.  그냥, 흠 재밌지만 그렇게 웃음터지는 그런 재미가 아니었다.  한번도 이 책을 읽으며 웃질 않았다.  글이 웃기고 나(강무순)의 글이 재밌지만 웃기지는 않았다.  오히려 더 진지해지는 그런 느낌?  하지만 글에서 오는 웃음으로 크게 웃는다고해도 뭐 사실 별 거리낌이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글이긴 하다.

 

 

아놔 강무순(사진상 왼쪽)이랑 할머니 홍간난여사... 너무 환상적인 콤비임.  이 일러스트 너무 딱 들어맞는거 아냐?

보면 볼수록 싱크로율 백퍼.  특히나 홍간난 여사...... 저 표정을 보라.

개인적으로 나는 홍마플 홍간난 여사의 팬이 됐다.  강무순보다 간난여사님이 매력적이야.  그렇게 시크하고 똑떨어지고 심지어 팔순이신데 기억력이 짱일수 없어.  물론 가아아끔 입이 가벼운게 좀 흠이긴 하지만, 추리실력만큼은 짱이라니까.

 

그러니까, 음......

그해 15년전 여름엔 어떤일들이 벌어진겨?  우어어어어...

우연이 겹쳐서 일어난 사건들 속에 강무순이 있고, 별거 아닌걸로 시작된 곳에 타임개술이 있고....

그리고 나역시 좋아라 하는 꽃미남 창희가 있다.

이건 생활속의 추리라고 해야하나?  아니아니 추리라기보다 마을의 어마어마한 사건인데 그냥 한날 한시에 일어난 어마무시한 과거를 찾아떠나는거지.

그런데 말이지.  정말 범인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반전의 인물 쨔잔~

진심 몰랐네.  한순간 딴사람을 의심했었는데.. 아니었어.  분명 추리소설이라고 말하긴 뭣한데, 이야기가 막.. 우리네 생활상이 스며들어있으면서도 또 각자 나름의 아픔이 있는거라.  그러니까 이 책도 분류하기 참 애매하다는......

 

 

그래서 어디선가 시체가 나타났냐고?  이거 알리면 스포.  그러니까 직접 읽어봐야 이 책의 매력은 알 수 있음

그 찰진 홍간난 여사의 대사하며, 강무순의 삼수겸 백수인생의 이야기를 알 수 있는거고, 그 동네 사연을 알 수 있는 것이지 암만.

그러니, 이 책은 읽어야함.  읽어봐야함.

 

그리고 마지막 반전은 완전 대애애박 보너스일지도......

그리고, 그 범인은 진심 그 소녀를 죽인게 맞아.  아니라고 할 수 없어. ㅠㅠ 나쁜쉐~

이상한데서 나타났고 엉뚱한 곳에서 사건이 해결되고 (물론 홍간난 여사의 활약상이나 강무순양의 활약이 뛰어나긴 했지만)

내 딸을 내 놓으라는 사모님이 이해가 되는기라. 

뭐 어쨌거나, 이게 재밌는데 진심 무지 재밌는데, 또 내용은 슬퍼서..... 참 안타까움이 드는 소설이기도 하다.

본격추리만 추리더냐, 이 책도 당연 추리는 추리랴.  이야기의 얼개를 풀어가는 과정이 대단해 대단.  미리 연막치며 살짜기 암시하는 것도 대단하고.....

진심 이경희 작가 말마따나 박연선 작가 혼자 다 해드셈. ㅋㅋㅋㅋ

드라마 작가도 좋치만 이런 소설도 간혹 한번씩 내 주시면 더 감사하겠슴다.  그러고보니 이 작가님 드라마는 한번도 안 챙겨봤는데 소설읽고 팬됐네.   그나저나 홍간난여사님 담번에도 나와 주실꺼죠? ㅋㅋ 우리 연작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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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인 아트
배정원 지음 / 한언출판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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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는 문외한인데 뭐랄까.  무슨 지적호기심을 채우기 위한 그런 수단(!)은 아니고 제대로 그림을 해석하거나 누구의 그림인지도 헷갈리는 지경인데도 이상하게 그림관련 책이 나오면 그렇게 호기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캬~ 성인이라면(응?ㅋㅋ) 웬만해선 좋아할 단어 섹스라니..ㅋㅋㅋㅋ 그럼 성과 관련된 그림이라는 말인데, 이런게 또 은근 읽는맛이 있다는 말씀.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아트다 아트.  그니까 그런걸 밝히는게 아니라, 나는 정말 그림을 보고 싶었다.  그림에 대한 설명과 내가 알지 못하는 그림의 세계.  그런게 보고 싶었다.

 

일단, 이 책의 그림들이 이제껏 보아온 그림들에 비해 어마무시 야하다거나 그런건 아니다.  심지어 우리나라에서 돌던 춘화 뭐 이런거 근처에도 못 미칠정도로 야함을 달리지 않는다.  흔히 보아오던 신화에 근거한 그림들에 대한 설명이 대부분이었고, 그에 더불어 작가의 그림에 대한 성의 설명이 곁들여지는 방식으로 쓰여져 있었다.  그러니까 뭔가 제목에서 혹해선 읽을께 아니라 정말 그야말로 아트로서 그림에 대해 자세히 알고싶어 한다면 유용한 책이 아닐까 싶다.  그나저나 옛날엔 뭐이리 누드화를 많이 그렸대?  유명한 그림들이 누드화가 많아서 그런건가?   사실 몰랐는데 어느세기인지 암튼 중세에는 신화를 바탕으로 한 그림이 아니면 누드화를 못 그리게 했다는거 같던데 그래서 그런지 예전 그림들은 대체로 종교와 관련있거나 아니면 신화와 관련된 그림들에 대한 설명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그런 그럼들이 성스럽다는 느낌보다는 작가의 설명을 읽으면서 신기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오~ 신화를 이렇게 해석해서 그려낸 그들의 화풍.  어떤 그림형태는 내가 좋아하는 그림이고 어떤것은 아무리 유명하대도 그리 마음에 와닿치 않는 그림이고......

 

 

개인적으론 깔끔한 그림체를 좋아하므로 나는 실존주의 작가들의 그림이 괜찮게 다가왔던 것 같다.  추상파, 인상파 뭐 이런 작가들보다.  일단 루벤스의 그림이 단연 압도적으로 기억에 남기도하고 표현력도 남들과 달라 꽤 괜찮게 봤다.  그러고보니 그는 원체 유명하기도 하지만 궁정화가로서도 꽤 많은 권력을 쥐고 있었던 듯 하다.

 

이 책은 사실 신화관련 책으로 봐도 무방할 만해서 신화관련 설명도 꼼꼼히 부록으로 되어있고, 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을때마다 헷갈려했던 부분을 콕콕 집어줘서 이 책의 그림을 보며 아하~ 라고 이해할 지경이었던지라 신화관련 그림을 찾는다면 이 책 나름 강추.

큐피트 관련 그림도 화가들마다 천차만별로 표현하다보니 그 비교하는 맛도 꽤 쏠쏠하다.

 

 

비록 루브르 박물관이나 그외 외국 박물관에 가서 직접 그림을 감상하지 못해 이 책에 실린 그림들이 주는 압도적 느낌을 실제 느껴보진 못했지만 저자가 설명하는 이야기만으로도 꽤 그림속에 빠져들게 만든다.

주제는 주로 성에 관한 이야기이고, 섹스,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에 관한 이야기, 신화관련 이야기지만 그림을 보고 아무 생각없었던 것과 비교했을때 아하~ 라는 잔 지식을 조금은 배울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게다라 이런 그림들을 알아보려면 그림을 그린 화가들에 대해서도 얕은 지식이나마 있어야하는데 그런것도 없으니.... 하지만, 이 책에서 간단하게나마 화가의 이야기들을 실어주니 그 또한 괜찮다.  물론 어떤 그림 두어개는 내가 보는 관점과 저자가 보는 관점이 달라보이는 것도 있었지만 그래도 세세하게 설명하는 부분에선 두손두발 다 들었다.  그저 눈으로 그림을 훑고 넘긴뒤 저자의 설명을 보다가 놀래서 다시 그림속에 진짜 남자가 숨어있었나? 라고 찾은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만큼 눈여겨 보지 못한 부분을 캐치하니 역시 보는눈이 다른가보다고 혼자 궁시렁거려보기도 하고......

 

나도 쥐뿔 아는건 없어도 압도적인 웅장함을 자랑하는 그림 하나쯤 박물관에서 구경하고 그자리에 퍼질러 앉아 그 그림 하나만 하루종일 쳐다보며 눈호강을 해 봤으면 하는 간절함이 있다.  하나도 이해 못하지만 그림에서 전해져 오는 느낌, 그런 느낌을 받아보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역시 그림은 제대로 알지 못하더라도 책으로나마 보고나면 어떤이유든 힐링이 된다.  그래서 아트고 치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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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9-01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에 그림이 많이 있습니까? ㅎㅎㅎ

빨강앙마 2016-09-05 17:07   좋아요 0 | URL
그럼요..ㅋㅋ 그림관련 책인데..그치만 야한그림이 그닥 없습니다..그런걸 원하신거죠? ㅋㅋㅋㅋ
 
신더 스토리콜렉터 17
마리사 마이어 지음, 김지현 옮김 / 북로드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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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분명 이 책이 신데렐라에서 모티브를 따왔다고 했을때 유치할 줄 알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말하자면 미래이야기나 로봇등이 등장하는 SF물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터라 사이보그도 싫었고, 심지어 표지마져도 로봇다리가 나와서 흠, 좀 망설여지긴 했다.  그런데 루나크로니클 시리즈라고 4권이 있는데 이게 첫번째 시리즈라는 말에 그럼 뭐 어쨌든 읽어나 보자고 들었는데..... 첨엔 사실 아니나다를까 내 스탈이 아니네.  막 이런생각이 많이 들었다.  사이보그 어쩌고, 넷스크린이 어쩌고, 심지어 어린 황태자님이 나오는데 서로 하트뿅뿅, 그런데 나이가 아직 20살도 안된 애들이라는 거.  그니까 여기 <신더>라는 사이보그는 열댓살 정도고 황태자님도 열일곱? 많이 됐으면 열아홉?  나이가 나왔던 거 같은데 기억이 잘 안나네.  그러니까 처음부분부터 나는 이게 청소년용이다.  뭐 그런 느낌이 강했다는 거다.  아마 이 생각은 거의 중반부까지 했던 거 같다.

 

 

 

이야기 자체의 모티브가 신데렐라다보니 등장인물의 관계 형성도는 거의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단지 이건 미래사회의 이야기이고, 신데렐라 역(!)의 신더 자체가 사이보그다 보니 그에 맞게 구박과 멸시 하지만 미래에서 벌어지는 새로운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사실 현실적으로 따지고 보면 신데렐라는 왕자가 첫눈에 신데렐라한테 혹~하고 반해서 한번보고 막 찾아내는 건데 그래도 이 책에선 황태자랑 이리저리 여러번 엮이면서 뭔가 서서히 감정이 쌓이기 시작하는 형태니 인간관계적인 면으로 보면 신더가 더 와닿는걸로~

물론, 마법을 쓰는 루나인이야기나 그런건 이 시리즈 다음다음번에 이어지는 크레스에서 백설공주를 모티브로 한다던데 그와 좀 맞물리는 느낌이 든다.  읽을수록 얼마전 읽었던 엔더스나 스타터스의 느낌도 좀 들긴했지만 어차피 미래이야기는 대체로 우리가 상상 불가한 것들을 이야기하지만 또 어찌보면 비슷한 이야기 전개이기도 한 면이 없지 않다.  눈에 직접 보이지 않는 것들로 조종이 가능하고 모든 것들이 컴퓨터나 칩이나 이런것들로 단일화되고 어쩌고 하는 그런것들..

 

 

작가의 필력이 동화를 모티브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치하지 않아서 이야기를 끌고가는 맛이 재밌다.  이미 알고있는 고전동화이야기지만 전혀 다른 전개를 펼쳐주니 기본 큰 틀만  따왔지 어차피 다른 이야기라는 생각에 그리고 기대이상의 마지막 장면등을 읽으면서 어어? 하는 기대감을 더하게 만들었다.  어쩌면 후반부로 갈수록 내가 생각했던 유치함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게다가 내가 알고있던 결말을 뛰어넘어 그 보다 몇단계 위의 이야기로 끌고가니 신기해서 그런지 더 재밌게 읽었던 것 같다.

자자, 이제 신더라는 인물은 칩과 함께 사라졌다.  그리고 신더는 새로운 인물로 태어날 것이다.

과연 다음번의 <스칼렛>에선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나, 이제 신더랑 정들기 시작했는데 또 다른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등장한다니 흥미진진하구만.

어여어여 담번 시리즈 <스칼렛>으로 넘어가야긋다. 좋았어! 기대이상인걸?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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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23
카슨 엘리스 글.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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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우리집>이라는 제목에서 집에 관련된 지식을 전달하는 동화가 아닐까 하는 짐작을 했었다.

그런데 뭐랄까.  아주 짧은 한줄한줄인데 이상하게 그 한줄이 전하는 따듯함이 책속에서 느껴진다.

 

이건 누가 사는집.

이건 누가 사는집.

그리고 이건 또 누군가 사는 집.  등등  집 종류나 지위, 신분에 따라 나라에 따라 집이 다름을 말해주고 있긴 하다.

그런데 그게 엄청나게 길게 설명이 들어가서 이런집은 이래서 이래서 이런사람들이 산다는 게 아니라

그저 단순한 한 줄에서 감동을 주는 느낌이 드는 기분이랄까나.

 

 

집 종류도 이렇게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키가 큰 집도 있고, 작은 집도 있다라고 단순하게 표현한 방식이 우리 꼬꼬마가 보기에 참 괜찮을 동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물론 글 읽기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특히나 글밥이 많은 동화는 아직도 버거워 하는 우리 딸램도 꽤 좋아하는 걸 보니 이런 종류의 동화가 꽤 괜찮은 느낌.

이런 키가 큰 집은 아파트? ㅋㅋ 

 

 

특히나 작가가 자신의 집이라고 말하는 이 집.  뭐지?  한없이 한가로워 보이는 느낌은.....

우리집은 정말 그야말로 따닥따닥 붙어있는 아파트.  저녁엔 기침소리까지도 소음으로 들리는 아파튼데....

작가가 그려놓은 집들을 보니 왠지 나도 이런 집들에 살고 싶은 기분이 드는 건 뭘까?

편리성으로 인해 그리도 아파트를 외쳐놓고... 이제는 층간소음때문에 주차공간때문에 아파트에 사는게 그리 즐겁지 만은 않은 이 기분

그렇다고 우리집이 따듯하지 않다거나 그런건 아니지만... 뭔가 역시 전원주택 같은 느낌의 집이 그리운 건 사실이다.

 

"당신의 집은 어디인가요?" "아파트예요.  콘트리트로 둘러싸인 ㅠㅠ"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  "그야말로 아파트니까 땅을 밟지 못하고 살아요."  라고 적는 마음이 좀 그렇네.

 

그래도 아이가 책을 보고

 

 

초단순하지만 이런 집을 좋아라하며 종이로 붙이는게 재밌다.

나도 좀 도와주긴 했지만... ^^;;

암튼 집이 어디에 있든 가족이 돌아와 편히 쉴 수 있는 곳이라면 아파트든 뭐든 괜찮치 않겠는가.

따뜻한 그림으로 우리집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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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티야의 여름
트리베니언 지음, 최필원 옮김 / 펄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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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읽기전 표지만 보고는 아주 여리디 여린 소녀를 상상하했고, 카티야가 그런 소녀쯤 일거라고 생각했다.  표지의 소녀와 막 매치되는 느낌.  그런데 이 책이 나온 시기는 꽤 오래전, 1930년대즈음인걸로 생각해보니 읽을수록 고전적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마을의 배경도 그랬지만 전체적인 느낌 자체가 고전내음을 약간은 풍기는 기분.

그런데 뭐랄까 이제껏 펄스에서 나온 책들을 봤을때 액션이나 스릴러가 많아서 이 책 또한 그런 부류로 생각했었는데, 그래서 난 책도 펴기전에 막 추리할 준비(?!)부터 했었는데 책을 덮고 나서 흠, 연애소설인가 반전소설인가, 스릴러인가.. 혼자 막 고민을 했다.  아, 심지어 고전소설에 분류하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이런 소설은 그 분류에 들어가 오래토록 읽혀도 괜찮치 않을까?

 

 

사실을 말하자면 이 책에서 뭔가 확~ 튀어나와서 사람을 놀래키거나 끔찍한 살인이 갑자기 생겨나서 오오오..범인 잡아야해.. 누구지? 누굴까?  하는 일들은 벌어지지 않는다.  (아, 이거 스포라고 해야하나?  아닌거 같은데......) 여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스멀스멀 사람을 간질간질하면서 비밀스런 뭔가가 내 주위를 맴도는 기분을 계속 던져준다.  뭔가 일이 일어난 건 아닌데 일어난 듯한 기분.  게다가 카티야와 나(주인공)의 이야기에서 농담처럼 카티야의 집 정원에서 유령이야기를 할때는 정말 확~ 어디서 그 유령이 나타나서 내 주위를 맴돌것만 같은 무서운건 아닌데 뭔가 찜찜한 기분이 계속 든다.  변화된 것 없는데 자꾸만 변화되어 가는 느낌?

 

그렇다.  몇년전 나에게 쓰리콤보를 맛보게 했던 <레베카>에서 느꼈던 기분이 스멀스멀 올라왔고, 심지어는 헨리제임스의 <나사의 회전>이 내 머릿속을 막 맴돌았다.  실체하진 않지만 심장을 죄여오는 느낌.  딱 그런 느낌이 드는 소설이다.

분명 나의 사랑이야기인거 같은데.... 왜 사랑이 주가 아니고 이런 이유를 알 수 없는 압박감이 압도하는가.

한마디로 트리베니언의 필력이 그만큼 분위기를 압도하고 교묘하게 사람을 긴장되게 하는 뭔가를 가진 작가임을 단번에 알 수 있는 이야기라고 해야할 듯 하다.

 

 

물론 단박에 나를 사로잡은 헨리제임스의 어마어마한 필력에 개인적으로 비할 순 없다.  하지만, 그 분위기 만큼은 헨리제임스를 떠올리게 만든다. 

오히려 이 책의 대반전보다 나는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이 책에 압도당했다고 봐야한다.  마지막 반전은 그동안 내 마음을 옥죄어 오던 그 스멀거리는 마음을 풀어주는 장치에 불과할 뿐일 정도로 전체적인 이야기 스토리가 강하다.  후~ 이런건 고전으로 길이길이 읽히는게 좋은데 말이지.  이제서야 이런 작가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네.  우리나라에선 그리 유명하지 않은 듯 한데... 개인적으론 안타까울 정도다.  실체가 없는 두려움.  그 두려움이 어떤지를 어쩌면 제대로 보여준 소설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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