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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지독한 떨림
베느와트 그루 지음, 양진성 옮김 / 문이당 / 2008년 6월
평점 :
책 표지에 좌지우지가 많이 되는 나로서는, 이런 멋진 일러스트를 지닌 표지라면 침이 꼴깍하고야 만다. 게다가 제목도 팍 와닿치 않은가 말이다. <이토록 지독한 떨림> 이라니..... 과연 이들은 어떤 사랑을 하기에 이런 지독한 제목을 지었던가. 표지를 보지 않았으면 몰라도 이미 본 이상, 나는 꼭 이 책을 읽어야 했던 것이다. 그래, 우습게도 그런 이유로 이책을 선택했고, 지독한 떨림이 뭔지 알고 싶은 기대감에 책을 구입하자마자 손에 들었다. 게다가 요즘 무척이나 관심있어하는 프랑스 소설이지 않은가.
아, 그런데 지금 현재 상태는 이 책을 다 읽은지 일주일쯤 지난 상태다. 그럼에도 그다지 리뷰를 어떻게 써야할지도 딱히 떠오르지 않고, 내가 정녕 이 책을 이해는 다 한건가 하는 갸우뚱거림이 생겨서 며칠을 그렇게 허비했다. 그래도, 어쩌랴 더 늦으면 그 리뷰마져도 못쓸 정도로 내용을 잊어버릴텐데, 하는 심정으로 자판을 두들기고 있다.
뭐, 딱히 어떤 내용을 기대했다기보다는 어느정도 상상을 하자면 이 제목에서는 웬지 청춘들의 순수한 떨림의 사랑을 이야기하거나, 그도 아니면 젊은 연인들의 아련하면서도 애틋한 사랑이 주된 내용이지 않을까 했었다. 물론, 첫 시작은 그랬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난 이미 들어가는 글에 앞선 작가의 글에서 웬지 반은 실망을 해 버렸다. 뭔가 지독한 야함이 자리를 한듯한 뉘앙스에 으잉? 또 책을 잘 못 집어들었나? 라는 불안감이 엄습하긴 했지만, 야하면 야한대로 그냥 한번 읽어보자 했더니, 야하고 어쩌고를 떠나 이들이 30여년간에 걸쳐 나누는 사랑이 사랑인 건지 불륜인건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어릴적 순수한 떨림을 외면한채, 마치 갑돌이와 갑순이가 서로를 가슴에 묻어두고 딴 사람과 결혼을 해 버리듯 이들은 각자 다른 상대와 결혼을 한다. 그러나, 서로 몸이 부르고 있음을 깨닫고 둘은 밀월여행을 계획하고 그런 일은 몇년에 한번 주기적으로 만남을 갖게 하기에 이른다. 그런만남이 계속 반복되고, 그 이야기가 모든 주를 이루고 있다. 너무도 다른 환경속에서 자란 둘은 서로의 생활을 이해하지 못하고 작은다툼을 벌인다. 그리고, 그녀는 생각한다. 만약 같이 살았다면 상대방을 미워하면서 헤어지고 말았을것이라는 것을.....
둘의 깊은 사랑을 얘기하는것 같지만, 읽다보면 서로의 다른 생활방식에 맞추기 힘들어하는 각자가 보이는 듯 한다. 살아온 환경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들은 서로 맞지않다고 생각하다가도 몇년씩 만나지 못하면 서로의 몸이 아우성을 친다. 물론, 마지막에 여주인공은 그들의 만남 역시 사랑이었음이라고 깨닫기는 하는듯 한데, 나는 웬지 이들의 사랑을 용인할 수 없는 기분이 되어버리니, 책의 몰입도는 영 꽝인거다. 이 세상 불륜이 판을 치고, 연애소설에 빠지기도 하다보면 불륜이라도 아름답다느니, 이해한다느니 하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게되는데 이 책은 영 그들의 사랑에 감정 이입도 되지 않고, 이해도 되지 않는다. 그냥 딱 불륜으로 밖에 보이지 않으니, 어찌하면 좋을꼬. 그래서, 딱히 뭐라 표현할 방법도 없다.
그들의 만남과 이별, 그과정의 반복을 통해 둘의 사랑이 얼마나 절실한지 표현하고 싶은듯 한데, 그다지 절실하다는 느낌도, 떨림도 없다. 도대체, 뭐하는 짓이냐는 생각만드니, 작가가 의도한 이야기를 간파못한것도 같다. 그런데, 뭐 그렇게 간파하고 싶은생각도 없다. 그냥, 기대감에 비해 너무 큰 아쉬움이 드는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