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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일의 레시피 ㅣ 키친앤소울 시리즈 Kitchen & Soul series 1
이부키 유키 지음, 김윤수 옮김 / 예담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하는 사람이 사라지고 없다. 그런데, 어느날 자신들만을 위한 레시피를 남겨두고 떠났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떻겠는가?
과연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을때 우리는 과연 얼마가 지난후 그 사람을 놓아줄 수 있을까? 기억하고 추억하고 괴로워하며 눈물로 지낼 나날들이 분명 존재하지만, 그 순간은 또 시간이 지나면 어느순간 일상적인 삶으로 돌아온다. 그 기간을 따진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지만 우리는 떠난 사람을 위해 49재를 지낸다. 그런 의미가 일본속에도 있나보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관례인줄 알았더니......
이책은 사실 처음 그런의미에서 죽은사람을 애도하고 기리는 느낌이 강해 침울하거나 우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그런 느낌보다 책을 덮는순간엔 말로 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든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남편의 이야기와 새엄마에게 제대로 엄마라고 다정히 대해주지 못했던 딸의 이야기, 그리고 죽기전까지 다녔던 자원봉사활동에서 만난 사람들이 한곳에 어우러져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내가 떠난자리에 그녀를 추억하며 아무것도 못하던 그에게 어느날 갸루화장을 진하게 한 소녀가 나타난다. 49일후 지내게 될 그녀의 빈자리를 불경과 슬픔 대신 그녀를 추억하는 모두들 즐거울수 있는 작은 파티를 열어달라고 하는 유언아닌 유언과 함께...... 그리고, 그들의 생활은 한순간 변한다. 남편은 그녀가 적어두고 떠난 소소한 레시피속에서 아내없이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딸은 이혼위기라는 현실의 고통속에서 새엄마를 추억하며 힘을 낸다. 그녀가 남기고간 힘을 내는 라멘레시피, 청소하는 방법, 머리묶는 방법등은 그녀를 기억하며 그들이 힘을 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작은 것들의 기억속에서 서서히 그녀에 대해 깊었던 사랑을 다시한번 끄집어 내고 그녀를 떠나보내려는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물론, 그러면서도 그녀로 인해 또 희망을 간직하고 그힘으로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진한 감동의 이야기 또한 이 책의 묘미다.
떠난자, 남겨진자들의 슬픔을 가라앉듯 침잠시키지 않고 소소한 일상과 이야기속에서 새로이 추억할 수 있게 만드는, 죽음으로 그녀를 추억하지만 음울하지 않는 따듯한 이야기들이 이책 속에 맴돈다. 그래서, 이책 웬지 읽고나면 따듯한 느낌이 든다. 오랫만에 따듯한 마음을 느낄수 있었던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