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거리는 여인
미시마 유키오 지음, 송태욱 옮김 / 서커스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비틀 비틀 비틀....  하여튼 이 여인 엄청나게 비틀거린다.  자기 혼자 이리저리 휘둘리면서 비틀거린다.  주위 사람들은 아무도 자신의 심리상태에 관심가지지 않는데 혼자서 비틀거리며 난리다.

일단,  이번달에 소설을 5권 읽었는데, 그중 3권이 불륜얘기다.  이건, 도대체 뭔가싶다.  요즘 너무도 불륜얘기가 난무하니 그냥 소재중 하나려니 하고 넘어가려고 해도 그런 얘기가 연달아 걸리다보면, 이건 뭐 좀 짜증이 나는것도 사실이다.   이책도 제목만 보자면 그런내용일지도 모른다는 걸 생각했어야했는데, 표지만 보고선 다른 내용을 기대했었던 듯 하다.

불륜을 차치하고 여인의 심리상태만 보자고 노력해보지만, 그게 쉽게 되지 않는다.  게다가 이 소설은 감정이입도 당최 쉽지 않아서 얇은 책임에도 읽는데 꽤 시간을 들여야했다.  그냥 지루하다...... 라는 느낌?

결혼생활에서 아무런 불만이 없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재밌지도 않는 여인이 어느날 색다른 사랑에 빠져드는 것이다.  그런데, 상대남자를 어떻게 만나고 어떻게 사랑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해서 웬지 많이 생략된 느낌이다.  

이제 갓 사랑을 하는 여인처럼 혼자 설레여하고 혼자 고민하고 혼자 상처받는다.  상대 남자는 솔직히 내가 느끼기엔 그다지 그녀의 심리상태라든가, 사랑하는 감정이라든가 하는 부분에선 깊이 관여하고자 하는 느낌도 없고, 단순한 즐거움(?)의 상대로 생각하는듯 한데도 이 여인은 그런것에 아랑곳않고 자신만의 사랑에 빠져서 허우적댄다.

남편이나 아이에게 미안한 감정, 그러나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고 싶어하는 감정, 그를 좀더 안달나게 하고자 머리속으로 온갖 상상을 하고 결심하지만 늘 그녀는 사춘기소녀처럼 그 남자앞에선 무너지고 만다.  혼자 이리저리 감정에 휘둘리는 것이다.  그래서, 비틀거리는 여인이던가?

결혼의 유무를 떠나서 그녀는 웬지 이제껏 한번도 사랑을 해보지 못한 여인처럼 느껴진다.  사춘기 소녀적이나 그도아니면 이제 갓 첫사랑을 시작하는 여인들의 심리상태로 이 책의 이야기는 이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어찌보면 순수하게도 생각되지만 결국 불륜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 그런 그녀의 마음마져도 온전하게 순수함으로 받아들일수가 없다.

심리묘사가 탁월하다는 말을 들은듯한데, 글쎄 내가 느끼기엔 어설픈 풋사랑의 심리상태를 원숙한 여인네에게 잘못 덧씌워 놓은듯한 느낌이 든다.

비틀거려서 쓸데없이 어지럽기만 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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