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 광, 폭

색色, 광狂, 폭暴 - 제국을 몰락으로 이끈 황제들의 기행
천란 엮음, 정영선 옮김 / 시그마북스 / 2010년 12월

아, 이런 나는 중국역사에 대해 뭔가 제대로 알지 있지도 못하면서 이책을 든 건 그야말로 실수중에 실수였다.  내가 고작 아는 왕은 한무제나, 진시황 정도로 그들이 행한 업적은 제대로 알지못하고 불로장생을 꿈꾸며, 만리장성을 쌓은 정도였으니, 그런 얕은 지식으로 중국의 방대한 왕들에 대한 기행을 읽는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머리아픈 실수였는지도 모른다.

색, 광, 폭.  그야말로 음탕하고, 포악하며, 폭력적인 중국의 역대 왕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나열돼 있다.  그리고, 그들로 인해 나라가 얼마나 위태롭고, 서서히 망해가는 모습들이 적나라하게 나타나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 이책에 나온 왕들은 모두 하나같이 민중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에 바쁘며, 패륜을 저지르기에 바쁘다.  서로 같은 형제지간이라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위해 형제의 목숨을 죽이는 것을 당연시(?)하는 끔찍한 모습들.  자신이 살기위해서는 자기형제를 먼저 죽여야하는 말도안되는 일들이 되풀이 되는 것이다.  게다가 꼭 어여쁜 여인들의 치마폭에 둘러쌓여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민심은 나몰라라 하는 황제들이다보니, 그 나라가 올바로 운영되기는 애초에 글러먹은 것이다.

그런 황제옆에는 언제나 간신배들이 우글거리고, 그 간신배가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위해  평민들의 피를 빨아먹는 행위는 나라가 망해가는 전조라 아니 할 수 없다.

책을 읽다보면, 솔직히 워낙 방대한 중국의 황제들의 이야기다보니, 어떤 황제가 어떤 황제인지 헷갈릴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게다가 나라를 망가트려가는 과정도 너무 비슷하다보니, 누가 누군지 알 수 없을 수 밖에..... 
그러나, 분명한건 나라가 서서히 무너져 감에 있어 황제들의 엄청난 자기욕심과 나라경영에 무심함, 게다가 민심을 전혀 생각지 않음에 있어 그 한 나라가 서서히 꺼져가는 것만은 분명했다.  두껍고 머리는 아픈 책이었지만, 역사를 되새기고 다시한번 나라를 경영해 가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아니었나 싶다.  무엇보다 민심을 읽어내는 황제가 된다는 것이 중요한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