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너머의 세상
주원규 지음 / 새움 / 2013년 3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401/pimg_7203471152897909.jpg)
저 세상 너머 어디쯤엔 지금보다 나은 우리네의 삶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을까?
이토록 바닥을 치는 삶이 싫다. 버둥거려봐도 늘 제자리걸음에서 허덕일 뿐 더 높은 곳으로 향하지 못하는 삶.
물질이, 돈이 전부가 아니라고 해도 결국 삶은 그걸로 귀결되고 있는 그런 세상.
주원규 작가의 글은 <반인간 선언> 이라는 책으로 작년 즈음에 만나 본 듯 하다.
사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작가라거나 그런 건 아니었지만 또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은 그냥저냥으로 만났던 작가라 이 책의 표지나 제목으로서는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심지어 이 책 표지만 보고는 일본작가 소설인가 착각 했을 정도였다.
왠지 차분한 그런 분위기의 이야기들이 잔잔하게 펼쳐질 것만 같은 그런 기분.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401/pimg_7203471152897910.jpg)
끝이 없는 지경으로 무너져 버린 한 가정의 이야기 인 듯 하면서 그 속에 바닥을 치는 삶의 이야기가 있다.
정리해고로 인한 고통속에서 대표와 대화를 원하는 아빠, 뿔뿔이 흩어져버린 가정을 지키고자 애쓰는 엄마, 학교까지 포기해가며 비정규직 일자리라도 얻어보고자 애쓰는 딸, 그리고 그런 집의 작은 방 한칸도 못 차지에 스스로 집을 박차고 나온 아들.
물론 이들은 재혼가정이다. 하지만 그에 맞게 행복을 찾아 가던중 어디서 어긋났는지 모를 어긋짐이 이 가족들을 하나하나 흩어지게 만들었다. 심지어 끝간데 없이 극한으로 몰고 있었다.
이렇게 나락으로만 치달으면 잡을 나뭇가지라도 있으려나 싶을 정도로 온 가족이 자꾸만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는 상황.
그런데 이들 뿐 아니라 온 천지에 지각 변동이 일어난다.
어마무시한 지각변동.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제대로 되지 않는 자연재해는 그런 이들에게 죽음의 두려움을 선사하지만 대신 뭔가 또 치고 올라갈 빛을 주는 듯한 기분도 들게 한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401/pimg_7203471152897911.jpg)
열린 결말이라 그들이 전부 어떻게 됐는지 독자가 상상해야 하지만...... 그냥....
"그들은 그렇게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는 그런 흔하디 흔한 문구를 보고픈 마음이 강해지는 그런 내용이다.
하지만 상상되는 부분은 어쩐지 모두 온전히 모이지는 못 했을 거 같은 그런 기분.
그냥 모두 행복했습니다를 바라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해피엔딩이 되지 않았을 거 같은 씁쓸한 기분.
읽고 나서도 이 무슨 억지설정이야 했지만, 그게 또 억지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싹하기도 했다.
바닥을 찧고 올라 지금 보다 더 너머의 세상을 바라 볼 용기를 가진 그들이 되기를..
너머의 세상에 파랑새가 있다하더라도 그 파랑새를 쫓을 희망이 보이길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