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 지금까지 MBC 뉴스 이용마입니다
이용마 지음 / 창비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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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범자들>에 살짝 등장했던 이용마 기자.

그때 어린 자녀들에게 들려 주고 싶은 이야기를 쓰고 있다고 했다.

이 책은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 시대적 상황이 있다. 현대사 쭉 정리되어 있다 보면 된다. 그리고 자신의 견해도. 교사의 체벌이 당연시 되었던 시기에 교육을 받았고, 영어 수학 잘하는 사람이 엘리트로 칭송받는 시대였고, 여전히 사대주의가 남아 모든 사람들이 다 영어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학고 관료들은 그런 정책을 펼쳤고...

 

p53 지금은 체벌이 금지되었지만 예전에는 '사랑의 매'라고 해서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많이 때렸다. 오죽하면 선생님이 된다는 말은 '교편을 잡는다'라고 할까? 교편이란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사용하는 막대기인데, 주로 이걸로 학생들을 때렸다.

 

p68 교육이라는 것은 어차피 그 사회에서 필요한 사람을 길러내는 일이다. 그 사회에 음악이 필요하면 음악적 재능을 높이 평가하고, 수학이 필요하면 수학적 재능을 가진 사람을 중시할 것이다. 결국 능력 있는 사람이라는 평가는 그 사회의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p312 사대주의 근성이 뼛속 깊이 박힌 대한민국 엘리트들은 영어가 국민 모두에게 필수인 양 생각한다. 영어를 못하는 국민들을 위해 국가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지보다, 국민들을 어리석다고 보고 가르칠 생각부터 하는 것이다. 이게 대한민국 잘난 관료들의 특성이다.

 

이용마 기사 역시 엘리트 중에 엘리트 아닌가? 서울대 나왔고, MBC에 입사도 하고. 보통 사회 부조리에 분노하고 차별에 눈물 흘리는 건 지방대 출신 아닌가? 그런데 이런 사람들도 회사에서 능력 펴기 힘들 때도 있다. 너무 올곧으면. 읽으면서 내 회사 생활도 생각나고, 현실을 생각하면 좋은 세상이 오겠나 싶기도 하다.

p129 입사 시험 경험을 통해 두 가지를 알 수 있다. 먼저 한 가지는 사기업의 경우 절대로 '똑똑하고 원칙에 충실한 사람'을 원하지 않는다. 사람이 너무 올곧으면 회사의 부당한 방침을 따르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최규석의 만화 '송곳'에서처럼 노조에 가입해 회사와 대결하거나 회사에 노조가 없다면 본인이 직접 노조를 만들 수 있다. 기업은 적당히 구부러질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원칙을 따지기보다 불법이나 부적절한  일도 회사의 지시라면 마다하지 않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p132 최근까지도 사회 곳곳에서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까라면 까"라는 말을 빈번하게 사용한다. 남자의 생식기로 밤송이를 까라는 군대에서 쓰는 말인데, 상관이 아무리 부당한 명령을 내려도 반항하지 말고 무조건 따르라는 뜻이다. 군사독재가 일제강점기만큼이나 길어지면서 이런 말이 우리 생활에 침투해 일상화되었다.

 

가끔 세상은 나 잘났다고 잘되는 건 아니란 걸 깨달을 때가 있다. 일명 "운빨"이 작용하는 걸 볼 때인데, 이용마 기자도 자녀들에게 들려주는 싶은 이야기 중에 이런 이야기를 넣고 싶었나 보다. 김각영 총장 스토리. 물론 이 사람은 총장 4개월만에 물러나긴 했지만. 거기다 미네르바 사건도 한 개인이 정부와 언론에 의해 무너지는 광경까지 .

p264 김각영 총장은 검사장 승진도 동기들에 비해 가장 늦었다. 사표를 대려다가 검사장 승진을 할 것이라는 자신의 사주 이야기를 듣고 버텼고, 그 말대로 되었다고 한다. 한마디로 관운이 기가 막히게 작용하면서 막판에 기라성 같은 동료들을 제체고 검사들의 꽃인 검찰총창까지 된 것이다. 내가 처음오르 관운이라는 말을 믿게 된 계기였다.

 

p316 이명박 정부는 소고기 재협상이 끝난 뒤 가장 먼저 인터넷을 뒤져 '미네르바'로 알려진 누리꾼을 구속했다. 구속 사안이 안 되는 것을 검사나 판사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정권의 안보 차원에서 일단 구속해 본보기를 보임으로써 인터넷에 올라오는 목소리를 제압했다. 미네르바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힘없는 시민이 항상 그렇듯이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

 

저자가 투병 중이라는 사실이, 그리고 자녀들이 아직 어리다는 사실이 좀 마음 아프다. 이렇게 열심히 당당하게 산 사람이 행복해져야 하지 않을까?

좀 더 좋은 세상이 오기를 희망해 본다.

p332 선진국이 되는 최고의 조건은 기본을 지키는 것이다. 그 속에서 신뢰가 쌓이고 사회가 제대로 굴러간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조건은 국민소득 3만, 4만 달러와 같은 물질적 가치가 아니라 바로 신뢰다. 기업들부터 정직하게 돈을 벌고, 정치인들 역시 표를 얻기 위해 헛된 공약을 내세우지 않아야 한다. 믿음을 배신한 사람들에 대한  처벌은 엄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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