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왜 중학교 가면 와르르 무너질까? - 중학교에서 제대로 실력 발휘하는 초등영어학습 로드맵
쎄듀영어연구소 지음 / 쎄듀(CEDU)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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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 영어 수업에 들어갈 기회가 있었다.

영어는 다른 과목과 다르게 선행학습을 하는 과목이라 잘 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가 극명했다. 그것도 교과서 진도 수준을 놓고 본다면, 교과서 진도를 훨씬 뛰어넘을 만큼 영어가 유창한 아이와 교과서 진도조차 못따라가는 아이들. 중1때는 그렇다 치고 2학년부터는 아예 상반과 하반이 나누어 진다. 이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영어는 부모가 관심을 가지고 어릴 때 부터 영어유치원이다 뭐다 시키는 게 워낙 많다보니, 중학교가서 제대로 하겠다 하면 늦다는 말이 있다. 사실 초등학교 교육과정에서 하는 영어는 주로 게임이나 노래 그런 거니까.

그 수업을 들어가 보면서 사교육의 힘을 새삼 느꼈다.

 

그래서 이런 책도 나오나 보다.

이 책은 초등영어학습의 로드맵을 학생의 성향과 실력에 따라 잘 짜보라고 엄마들에게 권하는 내용인데, 읽어보면 영어 공부를 왜 해야 하고 영어를 배우는 목적이 무엇인지 등 논리적으로 잘 설명되어 있다.

 

p92 단어는 영어 이해를 위한 기본 요소이고, 문법은 영어문장을 풀어내는 데 필요한 요소다. 그리고 읽기는 영어를 쓰고 말하기 위한 사전작업이자 영어다운 표현력을 늘리는 중요한 과정이다.

 

p93 일상 대화 몇 마디를 나누는 건 영어 실력을 늘리는 데 큰 의미가 없다. 그것보다는 실질적으로 영어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자기 생각을 올바르게 글로 풀어내거나 보고서를 쓰거나 토론할 수 있는 수준, 즉 영어로 자기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영어 발음이나 일상 대화에 익숙해지는 것 외에 단어, 문법, 읽기 실력을 탄탄하게 다져야 한다. 모든 학습이 얽혀 영어가 완성되므로 어느 하나 의미 없는 학습은 없다. 의사소통되는 영어보다는 영어다운 영어를 배우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구구절절 맞는 말 속에 결국 엄마가 아이의 영어공부 로드맵을 정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이 좀 씁쓸하다. 엄마가 어느 정도 관여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가정 하에서 그리고 사교육 선택하는 모습에서. 공교육에서 하는 영어는 별로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사실 이 책에선 안중에도 없다. 공교육은 내신과 수능만 있다. 아이가 철들어서 스스로 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한다면 여기 또 제시하는 사례가 있다. 고등학교때 뒤늦게 공부를 한 아이도 우리나라에서 좋은 대학을 들어가지 못해 외국의 대학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 주면서 시기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강조한다.

 

사교육은 역시 공포 마케팅이다. 남들 다 할 때 안해두면 뒤늦게 아이가 스스로 한들 무슨 소용이냐 이건데.....

 

영어를 보는 관점이나 영어 교육에 관한 논리적이고 설득력있는 자료와 설명에도 불구하고 엄마들이 이 책을 보면서 아이의 로드맵을 대신 짜주고 있다고 하니 씁쓸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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