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오늘의 젊은 작가 13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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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성석제의 '투명인간'이 지금의 6-70대 어르신들이 읽으면서 옛날을 추억하기 좋은 책이라면, '82년 김지영'은 75~85년생들 특히 여자들이 읽으면서 자신이 여자로서 살아온 인생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책이다. 내가 굳이 여자여서 차별을 당했고, 그래서 몹시 분했던가 하는 기억은 사실 30대 후반 이후이다. 물론 그 전에 남자만 반장이 될 수 있었던 "국민학교" 시절도 있었고, 복장 검사 한답시고 여자 아이들 몸 더듬거리는 남자 선생들이 있는 여중 여고를 다니기도 했다. 그리고 정말 어이가 없다 싶은 건 대학교 2학년때 교직 수업 교수가 남자 아이들이 여자 아이를 괴롭히는 건 좋아서 그러는 건데, 그걸 못 받아주는 여학생들이 있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지금 그런 소릴 대학 교직 수업에서 교수가 했다간 인터넷에서 아주 난리가 날텐데. 불과 20년 전엔 그랬다. 그렇다고 해도 그 당시 딱히 성차별이라느니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겪는 불편함 이런 건 아니었다. 그냥 그러려니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직을 위한 면접 자리에서 "남자 친구있어요?" "결혼 언제할 거예요?" 따위의 질문을 들어야 했을 때, 이건 뭐 내 결혼 여부가 왜 중요하지 싶었고, 결혼 후에 면접 보러 가서는 "결혼 한지 얼마 안됐으면 임신도 해야 하고 출산도 해야 할텐데, 회사 다닐 수 있겠어요?" 그런 질문을 받았다. 아직 임신도 안했고, 출산도 안했고, 그 과정을 겪자면 10개월 이후의 얘기를 ... 내가 여자라서 받아야 했던 그런 질문들이 참 이상했다. 여기 이 책에 내 삶의 기록이기도 한 이야기가 나와 있다. 보편적인 그 또래의 이야기. 그래서 공감이 갔다. 또 주인공 김지영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아내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여자 직장 동료가 갑자기 그만두는 상황에 대해서 불편해 하는 소설의 나레이터 역할을 하는 정신과 의사의 이중적인 심리가 좀 현실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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