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학습, 한나 아렌트의 사유방식
마리 루이제 크노트 지음, 배기정.김송인 옮김 / 산지니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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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를 작년 가을 처음 듣고, 이런 똑똑한 여자도 있었네 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요즘 시국이 시국인지라 여기 저기서 한나 아렌트가 많이 인용되고 있다. "악의 평범성"이란 말. 수백명을 죽음으로 몰고간 아이히만이란 남자는 한나 아렌트가 보기에 그저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아무 생각 없는. 그저 시키는대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낸 사람.

우리는 시키는 일을 묵묵히 해내는 사람을 교육 시키고 또 그런 교육을 받는 데, 이게 결국은 나도 "악의 평범성"에 해당되는 얘기였고, 아렌트는 여기서 사유방식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p125 확실성이 멈추는 곳에서 사유는 시작된다. 안다는 것은 곧 불확실성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전통적인 생각이나 그 반대이 사유를 '난간'으로서 더 이상 기대지 않아야 한다. 카츠넬슨의 삶이 보여주었듯이, 그런 사유의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우선 이 쇄도하는 현실이 실상으로부터 혼란스러워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며, 다른 한편으론 현실을 진단할 용기와 사유의 용기를 필요로 한다. 어떻게 우리의 생각은 우리가 보고 들은 것을 인지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어떻게 우리가 현실로부터 새롭고 적절한 개념을 얻을 수 있을까? 어떻게 우리는 이미 익숙하게 잘 아는 것들을 해체시키고, 알지 못하는 새로운 것들로 변환시킬 수 있을까?

 

웃음, 번역, 용서, 표현 등 4개의 파트를 나눠 아렌트의 저술과 인터뷰의 내용을 해설하고 있는 책인데, 좀 어려운 감이 있다. 아마도 아렌트의 다른 책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이 책부터 봐서 그런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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