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중독 - 공부만이 답이라고 믿는 이들에게
엄기호.하지현 지음 / 위고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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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부 중독인가?

얼마 전 서점에서 "완벽한 공부법"이란 책을 보고, 이거 읽어봐야지 했다. 공부법은 나이가 들어도 궁금하다. 왜 나는 잡다한 지식에 대한 호기심이 많으니까. 그런데 내가 지식을 얻는 방법은 책을 읽기도 하지만, 요즘은 유투브를 뒤진다. 말 잘 하는 강사들이 왠만한 주제의 강의는 다 올려놨다.  그런 거 보면 나도  "매끄럽게" 공부해 온 것에 아니 구경해온 것에 익숙해서 그런 것 같다. 대학원의 강의나 학술대회 발표를 볼 때 참 교수들 말 못한다는 생각이 든 적 있다. 왜냐면 요즘엔 에듀테인먼트라고 할 만큼 주어진 시간에 "show"를 보여주는 사람들도 많으니까. 뭐가 좋은지는 모르겠다. 내용도 있고 재미도 있으면 좋겠다.

 

p59 어느 날 보니까 저와 학생들의 관계가 가르치고 배우는 관계가 아니라 엔터네이닝을 하는 관계인 거예요. 웃기는 표현일 수도 있는데, 학생으로서 제 수업에 들어오는 학생들도 "팬 분"들도 오세요.

 

p68 공부를 '하는doing'게 아니라 '구경'하는 거예요. 교재에 형광펜이 다 칠해져 있다니, 세상에 그런 공부가 어디 있어요? 교과서를 요약해서 설명해주는 것이 교재인데 그걸 또 형광펜으로 요약까지 해주고, 끝나고 나면 요약정리 또 해주고 핵심문제 또 따로 나오고 ... 그러니까 계속 구경하는 형태예요. 존듀이가 말한 대로라면 '언더고잉undergoing', 즉 겪는 게 있어야 하는데 그게 사라져버리는 거죠. 공부 '중독'이라고 하는데 중독될 '실재'는 없어요.

 

p117 어느 순간 모든 사회 영역이 학교가 돼버렸어요. 모든 사람이 학생 취급을 받고 있죠. 그리고 학생이니까, 배우는 중이 때문에 사회는 "아직 네 몫은 없다, 너는 아직 한몫할 능력이 없다"라고 말하고, 그러니까 "너는 더 배워야 한다"라고 하죠. 이렇다 보니까 개인 입장에서는 학생이기 때문에 아직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고, 그러니까 뭔가를 실질적으로 할 기회도 없도, 그렇지만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을 합리화해야겠고, 그래서 공부를 해야 하는, 이런 식으로는 굉장히 분열적인 주체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어요.

 

p171 이를테면 나는 더 이상 제도권 안의 공부를 하지 않겠다, 주체적으로 자기 공부를 하겠다는 사람들조차도 잘 짜인 커리큘럼에 유명 강사가 나와서 굉장히 잘 정리된 이야기를 해주는 것을 선호한단 말이죠. 그러면서 자기는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해요.

 

p174 "저 사람 공부 참 많이 했네"라는 말이 궁극적으로 가방끈이 긴,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이 아니라 삶의 지혜가 많은 성숙한 사람을 뜨하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어요.

 

나는 왜 공부를 하고 있는지, 왜 대학원에 다니는 지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왜 공부하냐?

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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