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술 - 출간 50주년 기념판
에리히 프롬 지음, 황문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연애나 사랑, 데이트 기술에 관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사랑의 기술>은 고전 중에 고전이다. 그렇지만, 지금 읽어봐도 옛날 얘기구나 하는 생각보다는 어쩜 지금 읽어도 지금의 상황에 잘 들어맞나 싶다.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는 변하지 않나보다. 특히 시장형 자본주의형 사랑에 대한 부분은.

"준다는 것"은 무엇일까? 3포세대니 5포세대니 이런 말이 나올 정도로 돈때문에 연애도 포기하는 세대인데. "준다는 것"을 물질로만 생각하고, 또 준만큼 받아내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도 그렇고. 언젠가 이 남자를 좋아하는 지 아닌지 자신의 맘을 잘 모르겠다고 말하는 친구에게 내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데이트를 할 때, 남자들이 돈을 많이 쓰게 되고, 또 여자들은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일 때가 많은데, 네가 돈을 기꺼이 한번 써봐라. 만약 그 돈이 안깝다 느끼거든 좋아하는 게 아닐까? 하고. 그 사람에게 쓰는 돈이 아깝지 않다면 네가 좋아하는 걸거다.... 이런 말을 했는데, 결국 나도 시장형 사랑을 하고 있던 거였다 ㅠ.ㅜ

 

p.40 준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단순한 듯하지만 사실은 매우 애매하고 복잡하다. 가장 광범하게 퍼져 있는 오해는 준다는 것은 무언가를 '포기하는 것', 빼앗기는 것, 희생하는 것이라는 오해다. 성격상 받아들이고 착취하고 혹은 저장하는 것을 지향하는 단계를 넘어서지 못한 사람은 '준다'고 하는 행위를 이러한 방식으로 경험한다. 시장형 성격의 사람은 주려고 하지만 단지 받는 것과 교환할 뿐이다. 그에게는 받는 것 없이 주기만 하는 것은 사기당하는 것이다.

 

p.45 동물이나 꽃에 대한 사랑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꽃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꿏에 물을 주는 것을 잊어버린 여자를 본다면, 우리는 그녀가 꽃을 '사랑한다고' 믿지 않을 것이다. "사랑은 사랑하고 있는 자의 생명과 성장에 대한 우리의 적극적 관심이다." 이러한 적극적 관심이 없으면 사랑도 없다. 사랑의 이러한 요소는 구약성서의 <요나서>에 아름답게 묘사되어 있다.

 

p.158 평범한 사람은 자신의 신체적 상태에 민감하다. 그는 신체의 변화나 약간의 고통도 알아차린다. 이러한 신체적 민감성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은 신체적 상태를 어떻게 느낄 수 있는가에 대해 의견을 갖고 있으므로, 비교적 쉽게 경험할 수 있다.

 

p.171 사랑은 활동이다. 내가 사랑하고 있다면, 나는 그나 그녀만이 아니라 사랑받는 사람에 대해 끊임없이 적극적 관심을 갖는 상태에 놓여 있다. 내가 게으르다면, 내가 끊임없는 각성과 주의와 활동의 상태에 있지 않다면, 나는 사랑받는 사람과 능동적으로 관계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잠자는 것만이 비활동에 적합한 상태다. 각성 상태는 게으름이 끼어들 여지가 없는 상태다.

 

p.184 사랑처럼 엄청난 희망과 기대 속에서 시작되었다가 반드시 실패로 끝나고 마는 활동이나 사업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반드시 실패로 끝나고 마는 활동"이지만, 그래도 "엄청난 기대와 희망"으로 시작하고 마는 것이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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