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더 이상 당신의 가족이 아니다 - 사랑하지만 벗어나고 싶은 우리시대 가족의 심리학
한기연 지음 / 씨네21북스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내가 자라온 내 환경, 내 가족들에 대해 생각해봤고, 그리고 앞으로의 가족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책이다. 다양한 사례들의 등장으로 마치 '사랑과 전쟁'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크게 힘든 일을 겪은 것도 아니지만, 가족을 테마로 어릴때부터 하나씩 하나씩 기억을 끄집어 내볼 수 있는 책이고, 밑줄 그을 부분이 많은 책이다.

 

p64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과거의 문제들을 정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당장은 이런 변화를 시도하는 사람이 나뿐이라고 해도 할 수 없다. 내가 과거의 잘못된 일들을 하나씩 정리하고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일 때, 현재의 형제 관계도 그리고 인생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할 것이다.

내가 어떤 것에 섭섭했는지 하나씩 하나씩 나열해 보면,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가가며 지금의 내 성격이 왜 그런지 알게 된다.

 

p136 자꾸만 과거로 돌아가 원망하는 감정에 머무는 이유는 현재의 내 삶이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재 내가 내 인생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는지 알아본다.

내가 과거를 자꾸 생각하고 이때 이랬어야 했는데... 하는 이유는, 그래 내가 현재에 만족을 못하기 때문이구나. 요즘 과거를 떠올리면서 이랬어야 했는데, 저랬어야 했는데 이루어 지지도 않을 가정을 해본다. 그런데 역시나 나는 현재에 불만이 있었던 거야.

 

p173 누군가 나의 자아와 긍지에 흠집을 내고 있는데도 그것을 묵인하고 있다면 그것은 결국 그들이 나를 함부로 하도록 내가 허락한 것이다.

내 자아와 긍지에 흠짐을 낼 때, 내가 내 목소리를 낼라치면 버릇이 없네, 성격이 나쁘네 이런 말을 듣게 되겠지. 하지만, 더 이상은 참지 말자. 나를 함부로 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돼!

 

p184 ‘너희 친가 쪽 식구들이 말이야, 네 큰엄마라는 사람이 말이지, 네 고모라는 사람이....’ 하면서 아이에게 각종 하소연을 늘어놓는다. 물론 그 엄마가 오죽하면 그랬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것은 정말 위험한 행동이다. 엄마가 아이에게 날마다 인간에 대한 불신과 관계에 대한 무력감을 심어주느니, 차라리 아이의 음식에 날마다 조금씩 독약을 타 먹이는 것이 낫다.

우리 엄마도 큰집 욕 참 많이 했는데, 엄마가 한편으로 불쌍하고 안됐다는 생각을 하면서 자랐고, 내심 큰집 식구들은 나쁘다고 규정지었고 지금도 그런 맘이 전혀 없어진 건 아니다. 엄마도 알고 그런 말을 하셨겠냐만은, 그러고 보면 '계몽'이란 게 왜 중요한 지 알게 된다.

 

p203 가족이란 어차피 결론도 나지 않을 똑같은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고 또 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의미 없이 반복되는 소모적인 대화에는 한계설정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그와 더불어 그 주제를 적절한 시기에 한 번씩 보살펴 주는 노력도 중요하다. 역설적이게도 긴장과 불안으로 생겨난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은 그 긴장과 불안에 집중하며 함께 제대로 머물러 주는 것이다.

긴장과 불안에 집중하며 함께 '제대로' 머물러 주는 것!

 

p263 용서도, 망각도 하지 못하면서 분노의 지대에 계속 남아 있는 일이 가장 무서운 일이다.

흘려 보낼 수 있어야 한다. 이제 난 내 의지대로 내가 뭐든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는 성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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