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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없는 나는?
기욤 뮈소 지음, 허지은 옮김 / 밝은세상 / 2009년 12월
평점 :
기욤 뮈소의 소설책을 집어 들면서, 어느 정도는 예상했다. 빠른 전개로 영화같은 이미지들이 마구마구 내 머릿속에 그려질 것이라고. 그 동안 기욤 뮈소의 소설을 몇 권 읽은 덕분에 작가에 대한 신뢰가 있다. 역시 탄탄한 스토리. 재미있게 읽어지니, 무료한 일상에 지친 분들께 추천!
그런데 왜 제목이 "당신 없는 나는?"
당신 없는 나는 불완전 하다 뭐 그런 건가?
어쨌든 소설은 소설이다 싶은 것이 남녀가 만나기러 한 장소에 여자가 나오지 않았는데 그 이유가 죽은 줄 알았던 엄마가 살아있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그리고 그 둘의 만남을 연결해 주기 위해 모습을 좀체 들어내지 않는 아버지도 있고. 마지막에 엄마가 살아있었다는 설정을 넣은 이유가 있었다. 결국 두 남녀인 마르탱과 가브리엘을 연결해 주기 위해 온 우주가 움직이는 설정!
나는 사실 헤어지면 그만이지, 십수년을 가슴 속에 담아두며 서로를 찾아 헤매는 설정 자체가 좀 소설적이다 싶다.
p201 가브리엘은 언어철학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떠올렸다. 헤겔이 설파하기를 우리의 생각은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로 모두 표현될 수 있다고 했다. 생각의 가장 진실한 면이 단어에 깃둘어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그녀에게 접근하는 남자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은 죄다 공허하기 짝이 없었다. 대부분 남자들은 책임지지도 못할 감언이설과 사랑의 암호, 비열한 약속을 남발하기 일쑤였다. 상상력이 터무니없이 부족한 이야기들이었다. 그런 까닭에 가브리엘은 상대의 말이 아니라 몸짓이나 눈빛, 얼굴 표정, 태도에 주목해왔다.
책 뒷 표지를 보지 않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약간 추리소설 같은 느낌에 나는 사실 아키볼드와 마르탱이 부자지간이 아닐까 추측했었다. 그런데, 헉... 우연히 책 뒷 표지를 보니깐 거기에 "가브리엘에게는 운명적인 두 남자가 있다. 한 사람은 그녀의 첫사랑, 다른 한 사람의 그녀의 아버지" 젠장..... 왜 책 표지에서 가르켜 주냐고. 이거 스포일러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