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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평점 :
32살의 미혼여성. 마포구 어딘가에 스노우팰리스가 있다고 하니, 나와 가까운 거리에 있겠군 하고 생각해 본다. 편집일을 하는 고만고만한 사무직. 이것도 나랑 같네. 오은수와 나는 닮은 꼴인 것 같아, 감기 몸살로 연차까지 쓰고 앓아 누워 있으면서도 기어이 이 책을 끝까지 읽었다.
단 사람의 연인을 만드는 건 그런 것 같다. 선택의 순간이 있다. 다른 사람과 선을 보고 있는 순간에, 나와 어차피 끝까지 가진 못해도 그냥 좋은 남자에게서 문자가 오고.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이리저리 헤매게 된다.
뭐 하나 술 술 잘 풀리는 인물이 없다. 오은수의 부모도 고민하고, 방황하고. 오은수는 말할 것도 없고, 재인은 스펙 좋은 남자와 결혼했다가 이혼하고, 유희는 번듯한 직장 그만두고 뮤지컬 배우가 되겠다고 나서고, 김영수 겉은 멀쩡한데 자신을 숨기고 살고 있고.... 태오? 태오도 연상의 여자와 사귀고, 헤어졌는데 못 잊고...
인생이 다 그런 거 아닌가? 모두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사랑하는 사람이 이 도시에 있다면 이 도시가 내게 달콤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서울이 내게 달콤한 나의 도시가 되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