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지만 사랑하지 않는다
조진국 지음 / 해냄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사랑이야기를 읽고 싶었다. 제목에 "사랑"이 들어간 책들을 여러권 주문했고, 그 중 첫 번째로 읽은 책. 사랑하지만 사랑하지 않는다. 

홍대에 친한 후배가 살고, 친구들과 만날때면 홍대에서 만나는 일이 많아서 인지, 글의 배경이 익숙하다. 내가 아는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조잘조잘 듯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읽으면서 드는 의문점 하나. 이 책 지은 작가 남자야 여자야? 분명 남자인 것 같은데, 여자가 쓴 글 같은 까닭은? 

사랑 이야기... 사실 다 거기서 거기다 싶을 때가 있다. 작가가 들려주는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처럼, 커플 중 한 사람은 토끼가 되고 나머지 한 사람은 거북이가 되어서,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리고 숫자에 관한 기억도. 헤어지고 난 사람의 핸드폰 번호. 단축키 눌러서 사용했다고 해도, 그 번호는 왜 잊혀지지 않는 것인지. 내 경우에는 핸드폰이 막 대중화 될 무렵 우리가 함께 커플 폰을 사용하면서 뒷 자리를 같은 번호로 썼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뭐하러 그런 짓은 한 건지... ㅎㅎㅎ  그리고 기계치인 여주인공 조희정이 USB를 잘못 꼽아놓고 노트북 고장나서 남자친구 집으로 찾아가는 장면에서도, 옛날 오래된 노트북이 자주 다운되서 나를 좋아해주는 선배네 회사 앞으로 노트북을 가져가서 고쳐달라고 했던 기억이 났다. 솔직히 나는 그 선배에게 남자로써 관심이 없었고, 그저 노트북 고쳐달라고. 그때 그 선배가 거북이였던가.  

비슷비슷한 사랑의 조각들.... 그런데도 사랑 이야기를 읽는 것은 그 옛날의 감성을 깨우고 싶기 때문이다. 사랑할 때의 그 순간이 얼마나 좋았던가. 헤어져서 마음 아픈거 말고, 사랑할 때 그 순간의 기쁨, 설렘, 행복.....  

그런데, 이 책에서 과거의 내 사랑만을 생각하게 하는 것이 아닌, 미래를 그려보게 한 부분도 있었다.  

남자와 여자가 0에서 만나 사랑하게 될 때,  

-3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  -2는 이미 애인이 있는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 -1은 자신이 남자를 더 사랑하는 여자. +1은 비슷하게 서로를 사랑하는 관계에 있는 여자. +2는 자신을 더 좋아하는 남자가 항상 든든하게 버티고 있는 여자. +3은 관심 밖의 남자들이 언제나 자신을 둘러싸고 사랑을 고백해 오는 여자.  

p19 아무리 지금의 사랑이 운명론을 향해 화살표를 가리키고 있다고 해도, 결국 그 지점에서 담대하게 돌아서느냐, 비장한 음악을 배경으로 불치의 슬픔 속으로 뛰어드느냐는 자신이 결정해야 한다. 운명이 내 사랑을 결정해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운명적인 사랑을 할지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운명이 아니라 운명적인 선택이다.  

내가 밑줄 그은 말은, 운명적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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