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흑설공주 이야기 흑설공주 1
노경실 외 지음, 윤종태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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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을 위한 동화라고 하지만, 인어공주, 콩쥐팥쥐, 신데렐라 같은 기존동화를 바탕으로 다른 이야기를 풀어썼다기에 31살이지만 어린이를 위한 동화책을 집어 들었다.

인어공주는 왕자와 결혼해서 살 수 있었지만, 그 길을 박차고 나와 항해사가 된다. 신데렐라는 유리구두를 신고 궁전으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 그 유리구두를 깨버린다. 그리고 선녀와 나무꾼의 선녀는 자신을 홀대한 남자를 차 버린다.

여자들, 여자 어린이들을 계몽하기 위한 책이다. 좋은 남자, 즉 조건 좋은 남자와 결혼한다고 해서 그게 끝이 아니라 또 멀고 먼 길들이 남아 있다는 이야기를 보여 주고 싶은 거겠지. "팥쥐랑 콩쥐랑"에서 팥쥐가 사또와 결혼한다고 해서, 예전에는 그 이야기로 행복한 결말이구나 했겠지만, 이야기는 사또가 딴 여자들이랑 놀아나면서 아내를 힘들게 한 이야기로도 풀리는 것이다. 근데, 아쉬운 것은 그냥 "이혼"으로 끝난다는 것. 팥쥐랑 콩쥐랑에서도 그렇고, 나무꾼과 선녀 이야기도 그렇고. 뭐 쉽게 말하면 이혼해버린 거잖아. 안될 사람하곤 그냥 빠이빠이 하고 제 갈길 가버리는 게 더 현명한 거다 뭐 그런 메시지인가? 인어공주도 뭐 파혼한 거나 다름없고.

어쨌든 꿈같은, 말 그대로 동화같은 이야기는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다. 이야기는 끝없이 이어진다. 행복한 결혼을 했다.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또 지지고 볶고 싸우는 이야기가 나오고, 또 그러다 보면 화해하고 행복한 순간이 있는 거고.

인생에 다양한 시선을 가져야 하는 것은 중요한 거다. 그리고 여자에겐 인내가 미덕이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뭐 혼자서도 당당하게 설 수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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