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 -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박준 글.사진 / 넥서스BOOKS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그 동안 내가 갔던 해외여행을 생각해 봤다.

난생 처음 비행기타고 호주 퍼스로 갔었도 대학교 3학년때. 한국에선 겨울이라 그떄 덕다운 잠바를 입고 있었는데, 여름인 호주땅을 밟고도 어찌나 긴장했던지 시내까지 들어가는데도 내내 잠바를 입고 있었다. 그렇게 퍼스에서 한 달을 보내고 한국에 와서 나 호주 서부 돌았어~ 했을 때, 친구들의 반응은 "왜 시드니 안가고?" "니가 콜럼버스냐? 엉뚱한 데 갔다와서 호주갔다왔네 하게!" 뭐 이 정도? 그래도 가서는 너무 좋았지.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그런 용기가 어디서 났는지 여행도 척척하고. ㅎㅎㅎㅎ

그리고 직장생활하면서 매해 일주일씩 얻은 여름휴가로 2개 나라 정해서 유럽을 돌아보기도 하고. 그런데 그때는 너무 관광지 위주였고. 또 엄말아 함께 한 패키지 투어는 완전~~~ 극기훈련도 아니고,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관광지 찍고 찍고 또 찍고.... 눈도장 찍고 서둘러 다음코스 가기 바빴다. 그리고 최근 미국에선, 뭐 많이 돌아다니려고 애쓰지도 않았지. 가족끼리 있어서 그랬던 것도 있지만, 이제 조금씩 여행의 의미를 알 것 같았으니깐. 관광지가서 사진 한방 찍고 오는 그런 건 나한테 별로 중요하지 않으니깐.

지금 나한테 필요한 건 혼자 떠날 "용기"다. 마음이 심란한 요즘, 주변에선 "여행을 가보는 건 어때?" 하는데, 정작 내가 혼자일 자신이 없다는 거다. 내가 최근 마음이 아주 평화로운 상태라면, 이 책 참 재미있다~ 하는 정도였겠지. 그런데, 이 책 중에 중년의 부부가 여행하는 장면을 읽으면서 가슴이 왜이렇게 뭉클한건지.

남편은 아기를 데리고 다니는 양 아내가 길 건널때 손을 꼭 잡아주고, 두 사람이 사진을 찍으면서 영어를 못해도 돈이 많지 않아도 다정하게 여행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어쨌든 여행하면 무조건 선진국으로 가야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야 볼 것도 많고 많이 배운다고. 그런데 대체 뭘 그렇게 배울라고?? ㅋㅋㅋ 아시아도 볼 것이 많다. 아니, 그보다 느낄 것들은 어디에나 있는 거지. 느껴야지. 그게 중요한거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구절은 여행은 다시 돌아야 잘 살기 위해서 하는 거라는 부분과 여행이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는 것.

그래.... 아둥바둥.  이건 아니잖아?

적어도 80은 살텐데, 나를 위해, 나만의 시간을 가진 적이 있었던가? 여행! 혼자 떠날 약간의 용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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