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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말·잘·법 - 잔소리 육아에서 벗어나는
쓰보타 노부타카 지음, 김지연 옮김 / 21세기북스 / 2023년 11월
평점 :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너무도 많이 들어와서 잘못된 말인지 몰랐던, 혹은 뭔가 기분은 나쁜데 그렇다고 어떻게 따져야 할지 모를 말들을 바로 잡아볼 수 있어 좋았다.
p31 ‘니가 아니어야 했어’
‘실은 딸을 낳고 싶었는데’ ‘여자는 손해야’와 같이 성별과 정체성 등을 부정하는 말을 자주 들으며 자란 아이는 주위의 평가와 상식에 좌지우지되기 쉽다.
남자아이를 앞에 놓고 '요즘은 딸이 좋은데' 이런 말도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말이다. 예전에 시어머니가 우리 부부 앞에서 아들을 안낳으려고 했다는 둥, 아들을 지우려고 했다는 둥 하는 말씀을 하셨다. 정말 어의가 없었다. 더 기가 찬 건 그 말을 성인이 된 아들에게가 아닌 어린시절에도 이 말을 하셨다는 거다. 남편은 어릴 때부터 들어와서 그 말이 왜 잘못된된 건지도 모르고 있었다. 그 점이 많이 속상했다.
pp38-39 글로벌 시대에는 하이콘텍스트, 다시 말해 공통의 가치관과 체험, 지식 등을 바탕으로 분위기를 읽어낼 수 없습니다. 가치관이며 체험과 지식도 전부 다른 사람들이 모인 ㅅ자리에서 심중을 파악하고 의도를 헤아리기란 불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앞으로는 콘텍스트에 의지하지 말고 언어와 표현력, 합리적인 사고, 협상 능력 등을 포함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최근에는 ‘분위기 파악 좀 해라’ ‘쓸데없는 짓은 하지 마라’ ‘괜히 나서지 마라’와 같은 풍조가 더 짙어지고 있습니다.
p118 교육의 기본은 ‘일관성’과 ‘습관화’입니다. 이건 세뇌도 똑같습니다. 일관성을 유지하고 습관화시키면 가치관을 갖고 행동하게 됩니다. 이때 상대방의 감정을 중요시하면 교육이고, 그렇지 않으면 세뇌입니다.
p175 먼저 ‘말로는 잘 전달되지 않는다’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합니다. 말하는 사람은 이렇게 여러 번 말했는데 어째서 이해를 못 할까 싶겠지만, 대부분은 전달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습니다.
사람마다 머릿속에 떠올리는 단어의 이미지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바다’라는 말을 듣고 하얀 모래사장과 파란 바다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지만, 가파른 절벽과 거친 파도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기 의사를 제대로 전달하려면 자세한 묘사를 통해 서로가 떠올리는 이미지를 통일시켜야 합니다.
아이에게 '유치원 갈 준비를 하라'고 했다. 내 뜻은 양말을 신고, 가방을 메라는 것. 수십번을 반복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아직 멀었다. 아이가 생각하는 이미지와 내가 생각하는 이미지가 다를 수 있고, 아직 습관화가 덜 되었구나, 내일 아침은 다시 설명하리라 마음을 다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