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포스터 - 가면을 쓴 부모가 가면을 쓴 아이를 만든다
리사 손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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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교육서다. 

가면을 쓴 나 자신을 아는 것부터, 

아이가 가면을 쓰지 않게 하기 위해서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가가 읽기 편하게 잘 설명되어 있다. 

이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이가 공부를 못한다고 했을 때, '너는 못하는 아이'라고 낙인찍지 않고 부모는 아이의 학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을 같이 찾아보라는 것이다. 

내가 들어본 말 중에 공부 안 할 아이들은 애초부터 다른 길을 선택하도록 해줘야 한다는 것이 있었다. 어찌보면 모든 아이들이 다 공부를 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로 '공부 안 할 아이들'이라고 규정을 언제 지을 건가 하는 의문이 든다. 초등학교 저학년? 그렇다면 그때 아이가 공부를 좀 못한다고 해서 공부 안할 아이 혹은 못하는 아이로 규정짓고 공부를 포기하게 해서는 안된다. 사람마다 학습곡선은 다 다른 법이니까. 

 

p59 힘들어하는 자신을 숨기는 것이야말로 가면 쓰기연습의 시작이다. 가면을 쓸 일이 점점 더 많아지는 세상에서, 부모 앞에서만큼은 가면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알고 있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p69-70 부모는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모든 사람들이 예의주시하고 있을 거라는 아이의 인식이 정말로 현실적인 것인지 알려줄 필요가 있다. 또 사람들의 칭찬의 성공에 대한 부담을 지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격려하고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란 것도 알려줘야 한다. 그리고 아이 스스로 매번 성공할 수는 없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다 보면 나아질 거야” “실패해도 괜찮아라고 자신을 토닥일 수 있게 해줘야 한다.

p80 학교를 다니면서 친구들과의 비교는 피할 수 없다. 그러므로 아이와 부모 모두 낙관적 비교를 배우는 일이 중요하다. 한쪽이 우월하면 다른 한쪽이 열등해지는 비관적 비교는 포기의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낙관적 비교는 상대와 우열을 겨루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해내면 나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가령 내 아이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학습수준이 떨어진다면 너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하다 보면 언젠가는 따라갈 수 있어. 엄마는 전혀 걱정 안 해라고 격려할 수 있다. 또 이렇게도 덧붙일 수 있다. “지금만 보면 누구는 더 잘하는 것 같고 누구는 더 못하는 것 같지? 하지만 배움이란 끝이 없는 거야. 앞으로도 우리는 배우고 또 배워나갈 거야.”

 

p143 편향 제거가 중요한 이유는 융통성 때문이다. 우리가 한 가지 길만 고집하거나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라는 생각에 집착할 경우, 다른 사고에 기반해 다르게 행동해볼 생각을 아예 못하게 된다. 스스로 정해놓은 길만 고집하는 사람은 장애물을 만났을 때 색다른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 다른 길로 가는 것이 사람들 눈에 실패한 방법처럼 보일까 봐 두렵기 때문이다. 다르게 애써보고 노력하는 자신의 행동이 내가 부족하다는 증거를 내보이는 일이라고 느낀다.

이들은 뭔가를 힘겹게 느릿느릿 해나가는 상대의 모습도 잘 견디지 못한다. 내 아이의 학습속도가 너무 느리고 시험성적마저 나쁘면, 공부머리는 아닌가 보다 하고 쉽사리 단정지어버린다. 아이를 도와줄 다른 학습방법은 아예 궁리해보지도 않는다. 이처럼 타고난 것을 주워섬기는 사람들의 편향을 제거하는 일은 연구자들에게 여전히 풀지 못한 과제로 남아 있다.

 

p177 메타인지는 내가 저지른 실수뿐만 아니라 내가 이룬 성공도 인정하는 능력이다. 겸손은 미덕임에 틀림없지만 자기비하를 겸손으로 착각하는 일은 없길 바란다. 진실로 겸손한 마음이란 우리 자신을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는 일이다.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다 판단할 수 있어야 컨트롤도 제대로 할 수 있다. 임포스터처럼 나는 못해. 나는 아는 게 하나도 없어라고 말하는 순간 정말로 자신은 잘 모르는 사람이 되고, 그런 잘못된 믿음 때문에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다신 공부하느라 시간을 허비하기도 한다.

 

p195-196 ‘엄마 아빠가 나보다 더 잘 알겠지. 무조건 엄마 아빠 말을 따라야 해라고 생각하는 아이는 순종적이고 소심한 사람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나는 이건 팩트다라는 말은 가능하면 입에 담지 않으려고 한다. “넌 틀렸어같은 권위주위적인 어휘들 또한 아이의 사고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장애물이 될 뿐이다.

메타인지는 스스로에 대해 계소해서 성찰하게 하는 능력인데, 극단적 표현은 이러한 능력의 발달을 저해한다. 가급적 아이들에게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너는 어때?” “그건 잘 이해하는 것 같은데 또 다르게 생각해볼 수는 없을까?” 하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그럴 때 아이들은 자신이 한 말을 되돌아보고 자기 생각도 더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p219 많은 사람들이 내게 자주 하는 질문이 있다. “우리 아이의 메타인지를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요?” 나는 아이의 메타인지를 부모가 키워줄 수 없다고 말한다. 아이의 메타인지는 아이가 컨트롤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를 보면서 부모 자신의 메타인지를 키울 수 있다. 아이들은 과거의 애먹었던 학습 경험과 힘겨운 성장의 순간들을 부모인 우리에게 상기시켜준다. 아이들이 어려워하면서도 잘해내는 모습을 통해, 나도 젊을 땐 무던히도 헤맸지만 결국 이렇게까지 성장할 수 있었구나, 하고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게 된다. 아이의 메타인지가 결국 부모의 마음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p221 겸손한 아이를 키우겠다고 네가 아는 게 다가 아냐” “너는 완벽하지 않아라고 말하기보다는 여기서 뭘 더 배울 수 있을까?” “다른 해결책도 있을까?”라고 얘기해보면 어떨까. 문제에 관해 자신이 알고 있는 바를 관찰해볼 수 있도록 아이에게 질문해줌으로써 부모는 다음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첫째, 아이는 지금까지 배워왔던 많은 것들을 생각해보며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 (메타인지나 자기 자신을 희생가지 않는다.)

둘째, 늘 더 배워야 할 것들이 있다고 믿으면 아이가 자기과신을 피할 수 있다. (겸손한 아이가 된다.)

 

p239 현실적으로 모든 성공에는 노력과 시행착오, 실패가 전제되어 있다. 더딘 이해와 서툰 해결책, 씁쓸한 실패 경험 등은 모두 학습 과정의 일부다. 다른 사람을 칭찬할 때는 성공이라는 마지막 순간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으면 한다. “완벽해!”라고 칭찬하기보다 정말 잘했어. 그동안 네가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는지 잘 알고 있어라고 얘기해주고, “A+를 받은 네가 자랑스러워!”라고 추켜세우기보다 공부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네가 자랑스러워!”라고 얘기해주는 것이 좋다.

 

p259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어렸을 때 메타인지를 사용할 기회, 즉 자기 자신을 모니터링하고 컨트롤할 기회를 자주 가졌더라면 자신의 학습상태에 대해 별로 불안을 느끼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잘 파악하고 있으면, 막막해하는 일 없이 자신에게 맞는 학습전략을 잘 찾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p283 이 사례를 보면서 과거의 힘겨운 역경이나 실패부터 성공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모든 경험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기억하는 사람, 즉 메타인지를 온전히 발휘하는 사람일수록 타인에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자신이 거쳐온 삶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어른들이야말로 아이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자신, 그리고 자신이 쓰고 있는 가면을 마주보는 용기를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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