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서 때린다는 말 - ‘체벌’이라 쓰고 ‘폭력’으로 읽다
김지은 외 지음, 세이브더칠드런 / 오월의봄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안맞아서, 부모들이 매를 안들어서 버릇없다는 말을 종종 듣게 된다. 그래서 말을 안들을 때는 "때려야" 한단다. 얼핏 들으면 맞는 것 같다가고, 그럼 어떻게 키워야 하는데? 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 책은 왜 '체벌'은 '폭력'이 되는지를 강연을 엮은 것이라 대화체로 되어 있어 쉽게 읽을 수 있다.

우리는 정말 사랑해서 아이들을 때리는 것일까?

아니, 학교 다닐 때 생각해보면 맞으면서 내가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받았던가?

전혀 아니다.

거기다 아동에 대한 체벌은 강자가 약자에게 행하는 폭력이다.

이를 문학적인 관점, 역사적인 관점, 여성, 심리, 종교적 관심으로 잘 설명하고 있어 역시 체벌은 안된다는 쪽으로 마음을 먹게 된다.

 

자, 그렇다면 때리는 것 말고 다른 대안은 있을까?

p91 저는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존재이고 그런 생각을 통해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까지의 학교 교육처럼 어른들의 결론,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사회적 행동의 틀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아이들을 대하고 교육하는 방식은 생각의 훈련이라든가 연습,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런 사고 경험이 늘어나고 생각하는 연습이 누적될 때 합리적이면서도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생각과 행동들을 할 수 있겠죠. 생각하는 경험을 쌓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p160 폭력과 체벌의 힘이 차지하고 있는 곳에 원래 있어야 할 것은 관심과 사랑과 대화입니다.

 

아이들에게 어떤 환경을 제공해 줄 것인가? 여기 나온 "문화자본"이라는 말에 밑줄!!!  

p118 혹시 특권이란 무엇인가(What is Privilege)?’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보신 적이 있나요? (중략> “성장기 때 집에 책이 50권 이상 있었던 사람들은 앞으로 한 발 나오세요.” 같은 지시에 따라 사람들이 움직이는 거죠. 여러분들은 성장기 때 집에 책이 50권 이상 있었나요? 별것 아닌 질문인 것 같은데 여러 번 곱씹게 됩니다. 문학적인 환경 혹은 음악을 듣고 즐길 수 있는 환경에서 자라는 것, 그리고 그런 문화자본을 갖는 게 사실 참 어려운 일이죠.

 

폭력의 경험이 있는 아이들이 겪게 될 회복의 과정은?

p145 폭력의 경험을 되새겨볼 때 그게 분노나 공포를 유발하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지 못했기 때문이거든요. 그 순간에 내가 뜻대로 하지 못한 거예요. 나의 동의 없이 누군가 나를 통제했던 순간이었던 거죠. 그래서 피해를 회복한다는 것은 내 몸에 대한, 혹은 내 마음에 대한 통제권을 회복하는 과정입니다. 우는 게 문제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허락하는 거죠. ‘울어도 돼. 울 때가 됐지. 1년에 한 번 정도는 좀 울어야 하지 않겠어?’ 이렇게 자기를 컨트롤할 수 있게 되면 사실은 그게 해결의 종착지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부모자격'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부모교육이 중요시 되고 있는데, 그 부모 교육을 따로 해야 하나? 공교육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pp177-178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로 이어지는 공교육 과정에서 타인을 어떻게 존중할 것인지, 폭력에 의존하지 않고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어떻게 더불어 살아갈 것인지 등등이 중요하게 교육되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공교육 체제가 오직 학력이라는 것에 집중한 나머지 무시하고 있는 것들이죠. 공교육을 뜯어고치지 않은 채 부모가 되기 전 단계에 있는 사람들에게만 부가적으로 뭔가를 요구한다는 것은 불가능할뿐더러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생각합니다.

 

목사라는 사람이 거리집회를 하면서, 그것도 소리에 예민할 수 밖에 없는 특수학교 근방에서 고래고래 소래지르면서, 막말하는 뉴스를 보면서 저건 뭔가 싶을 때가 있다. 역시나 그 사람은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없는 것이다.

p216 남에게 불행한 일이 생겼을 때 신의 징계라고 손쉽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전에 쓰나미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을 때 우리나라의 종교 지도자가 똑같은 이야기를 했거든요. 근래에 큰 지진이 났을 때도 그런 이야기가 나왔고요. 저는 이것이 단지 종교적인 도덕 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예의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더 읽어보면 좋을 책들>>

울음소리 // 하주정 그림책, 웅진주니어, 2018

리얼 마래 // 황지영 글, 안경미 그림, 문학과지성사, 2018

그 아이가 바로 나야 // 유다 아틀라스 글, 다니 케르만 그림, 포이에마, 2014

만약 여덟 살 어린이가 대통령이 된다면 // 가노 마코토 지음, 검둥소, 2013

관장에 서다 // 김소연 외, 별숲, 2017

일하는 아이들 // 이오덕 엮음, 양철북, 2018

에퀴아노의 흥미로운 이야기 // 올라우다 에퀴아노 지음, 해례원, 2013

앵그리맨 // 그로 달레 글, 스베인 니후스 그림, 내인생의책, 2014

아주 친밀한 폭력 // 정희진, 교양인, 2016

그 일은 전혀 사소하지 않습니다 // 한국여성의전화 지음, 오월의봄, 2017

허클베리 핀의 모험 // 마크 트웨인, 민음사, 1998

죄와 벌 //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민음사, 2012

정직한 인식과 열린 상상력 // 정진홍, 청년사, 2010

바른 마음 // 조너선 하이트, 웅진지식하우스, 2014

혐오 발언 // 주디스 버틀러, 알렙, 2016

아픔이 길이 되려면 // 김승섭, 동아시아, 2017

이상한 정상가족 // 김희경, 동아시아, 2017

어린이, 세 번째 사람 // 김지은, 창비, 2017

인류는 아이들을 어떻게 대했는가 // 피터 N. 스턴스, 삼천리, 2017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은 정당한가 // 이희수 외, 철수와영희, 2016

다크 챕터 // 위니 리, 한길사, 2018

엑시트 // 황선미, 비룡소, 2018

누가 이 아이들을 구할 것인가 // 클레어 멀리, 책앤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 박혜란, 나무를심는사람들, 2013

교사로 산다는 것 // 조너선 코졸, 양철북, 2011

아이들의 이름은 오늘입니다 // 요한크리스토프 아놀드, 포이에마, 2014

너는 착한 아이야 // 나카와키 하쓰에, 작은씨악,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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