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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육아 1년 ㅣ 일상의 스펙트럼 4
남정미 지음 / 산지니 / 2019년 10월
평점 :
여행 에세이를 많이 읽는 편이다. 훌쩍 혼자서 떠나, 혹은 커플로 떠난 사람들의 그 도시 이야기. 관광지를 다니고 맛집을 다니고... 그런데 역시 아이와 함께한 1년의 객지 생활은 좀 다르다. 아이가 있으니 관광지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소문난 맛집을 가지 않아도 오히려 그 도시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가령, 유모차를 가지고 가는 아이 엄마에 대한 배려 혹은 두 돌이 안된 아이를 데리고 식당에 들어갔을 때 식당 주인의 배려라든가. 베를린의 모습이 더 잘 보인 것 같다. 이 책을 보며 베를린에 대해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됐다.
역시 환경이 사람을 만드나 보다. 그 누구도 아이 키우는 데 도움을 받을 사람이 없는데도 혼자서 아이를 잘 키운다. 직접 마늘을 까고 다지는 일을 반복하고, 아이를 근처 놀이터로 데려가고... 참 꿋꿋하게 키우는구나 하는...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주변의 "배려" 아니였을까? 우리나라, 요즘 노키즈 존이 많아지고 있고, 기차 안에서 아기가 엥~ 울음을 터뜨리면 주변에서 "애 엄마는 뭐하길래 애를 울리냐" 한 소리 하고, 기저귀 갈 곳이 마땅찮아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이 있는 곳에서 갈아야 할 일이 생기고.... 아이 하나 잘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우리도 저자가 경험한 베를린의 시민 의식을 키울 필요가 있지 않을까? 30년을 살았던 서울보다 1년 남짓 살았던 베를린이 더 그립다는 말이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