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아이가 아니라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 무례한 세상 속 페미니스트 엄마의 고군분투 육아 일기
박한아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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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생 아들을 둘 엄마다. 딸"만" 둘이여서 어려서 "딸만 둘이야?" 하는 얘길 학년 초기 담임 상담시간에 매번 들어야 했는데, 요즘은 세월이 많이 바뀌어 아들이라고 하면 오히려 "딸이 좋은데..." 내지는 "서운하시겠어요."하는 무례한 말을 들어야 한다. 어쨌든 나도 저자처럼 이상한 남자들을 사회생활을 하는 동안 만나봤기에 아들엄마로 고민이 많다. 이 책에서 공감되는 부분도 있고, 또 저자의 고민과 함께 동화책이나 영화, 다큐멘터리를 큐레이션 해 준 부분이 있어 이것들을 쭉 다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참고가 될 듯하다.


p65 임신 기간 내내 무덤덤한 표정과 말투로 나를 안심시켜주고, 엄마가 좋으면 그게 최고라며 은근슬쩍 태교 무용론(?)을 설파하시던 주치의 선생님이 딱 하나 강조하던 게 있다. 바로 태담이다. 아이의 정서발달과 교감에 도움이 되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아이에게 말을 건다는 게 꽤 어려운 일이니 미리부터 연습을 해두라고 하셨다. 
==> 말을 못하는 아이와 대화를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겠지? 그래서 미리 연습을 해두라는 건데, 아직 정말 어색하고, 몇 마디 말을 못하고 있다. 

p70-74 저자 큐레이션 
<더 마스크 유 리브 인> 미국에서 제작된 다큐멘터리로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 
<당황하지 않고 웃으면서 아들 성교육 하는 법>(다산에듀 / 손경이) 
<sbs 스페셜: 어떻게 영재가 되는가> 2016년 1월 <sbs 스페셜>의 주제 "어떻게 영재가 되는가-섬세한 아빠, 터프한 엄마" 
<핑크와 블루를 넘어서> (창비 / 크리스티아 스피어스 브라운) 
<학교에 페미니즘을>, <어린이 페미니즘 학교>
<우따따> 성평등 그림책 등 

p86 아이를 키울수록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을 절감한다. 양육자에게 가장 중요하게 요구되는 이 '일관성'이다. 그런데 아무리 양육자와 기관에서 아이에게 일관성을 가지고 가르친다 한들 아이가 만나는 사람들이 그 본보기에서 어긋난다면, 배움의 말들과 정반대의 상황을 반복적으로 경험한다면, 그 말들은 힘을 잃고 만다. 
=> 모르는 성인이 아이를 귀엽다고 만진다면, 혹은 아이에게 "뽀뽀"해달라고 한다면. 나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그런 상황이 정말 모르는 사람이라면 상관없지만 친척이나 가족일원이라면....  

p133-137 동화책을 고르는 색다른 기준 
1. 여자아이들이 충분히 많이 등장하나요? <어느 멋진 날 / 윤정미>, <수박 수영장 / 안녕달> 
2. 주인공의 성별은 무엇인가요? <발명가 로지의 빛나는 실패작 / 안드레아 비티>, <소피가 화나면, 정말 정말 화나면 / 몰리 뱅> 
3. 우리 곁에 더 많은, 다양한 여성들을 보여주세요! <야, 그거 내 공이야! / 조 갬블>, <엄마는 태양의 여자예요 / 길상효> 
4. 성역할은 만들어진 것일 뿐일나느 걸 알려주고 있나요? <메리는 입고 싶은 옷을 입어요 / 키스 네글리>, <뜨개질하는 소년 / 크레이그 팜랜즈> 
5. 여자도, 남자도 아닌 캐릭터들을 소개해주세요. <무민 시리즈> <메이지 시리즈>
6. 미러링, 그 위대한 전략의 힘을 보여주세요. <종이 봉지 공주 / 로버트 먼치>, <별나라의 신데렐라 / 데보라 언더우드> 
7. 어린이를 위한 페미니즘! <리틀 피플 빅 드림즈 시리즈>, <여자와 남자는 같아요 / 플란텔 팀>
그 외, <발명사 로지의 빛나는 실패작 / 안드레아 비티, 데이비드 로버츠> 
<이렇게 멋진 날 / 리처드 잭슨>
<뜨개질하는 소년 / 크레이그 팜랜즈, 마가렛 체임벌린>
<셜리야, 물가에 가지 마! / 존 버닝햄>
<너처럼 나도 / 장바티스트 델 아모, 폴린 마르탱>

p159 <글로리아 올레드: 약자 편에 서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 글로리아 올레드는 오래전부터 유명 남성들이 저지른 성범죄 피해자들의 법률 대리를 맡아온 여성 변호사 

p174 사실 나는 아이에게 '착하다'는 말을 최대한 피해왔었다. 대신 '다정하다' '마음이 예쁘다' '생각이 깊다' 같은 식으로 말을 고르곤 했었다. 왜냐하면 나는 바당이가 '착한 어린이'가 되길 바라지 않았다. 좀 더 솔직히 얘기하자면 나는 '착하다'는 말에 약간의 거부감이 있는 편이다. 
=> "착하다"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언행이나 마음씨가 곱고 바르며 상냥하다이지만 사실 우리가 "착하다"고 말할 때는 다루기 쉬운 아이라는 느낌이 있다. 그래서 나도 "아이고 착해라"는 말을 쓰고 싶지 않다. 대신 대체어를 많이 찾아둬야 겠다. 

p191 본격적인 성교육 시기가 되면 보여주려고 저장해둔 '포르노와 현실의 차이'라는 위트있으면서도 유익한 유튜브 클립 / 시트콤 <원 데이 앳 어 타임>

p213 디즈니 애니메이션 <꼬마의사 맥스터핀스>

p233 바당이가 살아가는 세상이,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세상이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이길 바란다. 모두가 평등한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아이부터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비명을 지르는 상대의 목소리를 틀어막고는 무턱대고 '사이좋게 지내자'는 말을 꺼내지 말기를, '너무 예민하다'며 그들의 경험을 함부로 재단하지 말기를 간절히 바란다. 저도 모르게 누리게 될 특권들이 있다는 것을 아는 염치를 가졌으면 했다. 마찬가지로 어떤 이유로든 차별받는 것은 부당한 일임을 알고 그것에 대해 맞서 싸워나가는 용기 역시 가지길 바란다. 무언가가 불편하다고 말하는 목소리가 있으면 그 말들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기를, 설사 본인의 생을 통틀어 단 한 번도 그런 일이 없었더라도 그런 마음은 무엇일까 헤아려보는 사람이기를 말이다. 그런 사람이 되어 성별 따위를 이유로 자신의 행동이나 삶에 제약을 두지 않기를. 자신이 지닌 가능성을 차근차근 펼쳐나가는 기쁨을 맛볼 수 있기를 바란다. 
=> 부모된 입장에게 태어날 아이에게 바라는 것은 "건강"만은 아니다. 불평등에 맞설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아이, 그리고 내가 가진 특권에 대해 감사함을 아는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p272 <스웨덴식 성평등 교육 (다봄)> 

p278 물론 교육이 능사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하지만 의무 교과과정에서 여성혐오적인 요소를 제거해나가고 차별과 혐오의 언어 대신 평등을 가르치는 것. 이 모든 과정을 사회적 단위에서 논의하고, 합의를 만들어나가는 일 자체가 아이들에게 중요한 본보기가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 미디어 리터러시(미디어를 바르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 교육, 성평등 관점에서의 성교육, 성인지 감수성 교육 등은 특별한 것이 아닌 최소한의 시민교육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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