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교사입니다 - 차별과 불안에 맞서 날개를 편 기간제교사의 이야기
박혜성 지음 / 이데아 / 2019년 5월
평점 :
품절


국어교사가 쓴 글이라 그런지 아주 쉽게 읽히는 책이다. 어렵지 않게 현재 학교에서 벌어지는 고용 실태에 대해 잘 얘기하고 있다.

 

나 역시 기간제 교사로 일하고 있기에 저자의 말에 일부 공감한다. 특히나 채용에 있어 고등학교 학생 기록부를 가지고 오라는 건, 진짜 웃기는 일이다. 졸업한 지 10년이 지난 혹은 20년이 지난 지원자에게 고등학교 생활 기록부가 무슨 소용인가. 학교가 얼마나 안바뀌는 곳이냐면 아직도 본적을 물어보고, 기혼 여부를 물어보는 이력서를 버젓이 올리는 걸 보면 알 수 있고. 특히나 저자의 말처럼 지금 때가 어떤 때인데 아직도 자필로 써오라는 곳이 있고, 이메일이 아닌 방문 접수를 요구하는 곳이 수두룩하다.

 

나 역시도 임용 시험 자체가 좋은 교사로서의 자질을 평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령 임용 시험에 합격한 1년차 교사와 10년차 기간제 교사를 놓고 봤을 때, 경력으로 보나 행정업무의 능숙도나 학생 상담 면에서 오히려 기간제 교사가 더 낫지 않나 생각된다.  그럼에도 1년차 교사는 10년차 기간제 교사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정규직 비정규직 구분은 심각한데도, 정규직 교사들은 본인들이 임용 시험에 합격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냥 눈 감고 있고, 마치 특권인양 생각한다.

나는 교사 채용 방식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고작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그저 시험 잘쳐서 교사라는 자리에 있을 뿐이다. 다른 직장도 마찬가지다. 4년제 대학 정도 졸업하고 입사 시험을 쳐서 들어간다. 단, 교사는 평생 직장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다르다. 그 점에서 상당한 특권 의식을 가지는 듯 보인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며, 같이 분노하는 부분이 많긴 하나, 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물론 저자의 말처럼, 현재 교사들 중에서 임용시험을 거치지 않고도 정규직을 하는 선생들이 많은데 왜 안되냐 하겠지만, 그렇게 모두를 정규직화 시켜버리면 이들 모두의 월급이며 연금은 누가 다 감당하란 말인가. 교직 사회의 문제는 무조건적인 호봉제도 문제다. 연차가 쌓이면 자동으로 월급이 올라가는 것. 그리고 20년 이상만 유지되면 연금을 받는 것등도 ,,,, 다른 사회 갈등을 야기하지 않을까?

 

물론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별은 없어져야 하고, 우리 사회가 더 성숙해질 필요가 있다. 다만, 그렇다고 다 정규직이 되는 것은 답이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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