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내 아이를 위한 미술치료 쉽게 하기 미술치료 쉽게 하기 1
김선현 지음 / 진선아트북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통해 심리 상태를 알아볼 수 있는 미술 심리치료책으로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하는 미술 치료 활동 프로그램이 제시되어 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처럼 가족 간에도 서로 말을 하지 않으면 그 속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어릴 때는 자기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워해서, 좀 커서는 대화의 시간이 줄어들거나 꺼려하다 보니 아이들 심리 상태가 궁금할 때가 많다. 미술 심리 치료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접하게 되면 내 아이도 한 번쯤은 검사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 전문가의 진단이 정확하긴 하겠지만 그렇게 하기 어려울 때 이런 서적이 도움이 된다.

 구성을 살펴보면, part 1에서는 미술 치료가 무엇인지, 미술과 미술치료가 좋은 점 등을 알려 준다. part 2에는 아이의 마음을 알아 볼 수 있는 그림 검사를 할 때 진행하는 방식과 여러 가지 질문 형식이 제시되어 있다. 아이들이 쓰는 색-따뜻한 색, 차가운 색, 무채색-을 보고 이해하는 방법도 안내하고 있다. 각 내용별로 몇 가지 검사 사례를 통해 내용의 이해를 돕고 있다.(사례가 조금 더 많이 실려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둘째가 그린 나무, 집 그림>

 두 아이의 심리 상태가 궁금하여 책에 제시된 '집, 나무, 사람 그림 검사'를 진행해 보았는데 걱정거리가 많고 사교적이긴 하나 소심한 작은 아이의 그림을 보니 개방적인 면은 있으나 선이 선명하지 않고 가늘고 여러 번 긋는 경향이 보였다. 큰 아이의 경우에는 선은 분명한 편이지만 문을 작게 그린 편으로 대인관계에 소극적인 면을 엿볼 수 있었다. '동적가족화 검사'는 작년에 교육 방송의 한 프로그램(60분 부모) 내용에서 알게 되어 아이에게 우리 가족의 모습을 동물로 표현해 보라고 한 적 있다. 아이의 그림을 통해 우리 가족 개개인의 특징과 가족의 평소 모습이 어떤지 살펴볼 수 있었다.

 


  <큰 아이가 그린, 동물로 표현한 동적 가족화/막내 생기기 전> 

  아이들은 그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말이나 행동으로 드러내지 않았지만- 의식이나 무의식 속에 내재되어 있는 슬픔, 분노, 좌절 등과 같은 감정을 표출하기도 한다. 저자는 그림 자체만 볼 것이 아니라 그림을 그릴 때 보이는 아이의 행동 특징을 관찰하는 세심함도 필요하며, 아이의 그림이 내면 상태를 절대적으로 나타내 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림 속에 모습이나 풍경, 색 표현방법에 대해 주관적인 해석을 하여 크게 좌절하거나 섣불리 판단하는 우를 범하지 말라는 것이다.

 part 3에서는 아이가 즐거워하는 미술 활동 7가지-점토, 콜라주, 명화 따라 그리기, 만다라 그리기 등-와 엄마가 함께 하는 미술 치료 프로그램을 단계별로 제시해 놓았다. 자기 내면에 품고 있는 감정이나 상처는 드러내서 말로 표현하기 힘든 아이들이 그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감정이나 스트레스를 발산하는 것도 마음을 다스리거나 치유하는 한 방법이다. 큰 아이는 그림 그리는 것을 참 즐긴다. 요즘은 화이트보드에 생각나는 것들을 쓱쓱~ 그렸다가 지웠다 하곤 하는데, 아이 말로는 그림을 그리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안 좋던 기분도 좋아진다고 한다.

  이론에 이어 아이와 엄마가 함께 할 수 있는 미술 치료 프로그램이 실려 있어 더 유용하게 여겨진다. 본문 글 중에서 "엄마와의 미술치료는 아이의 문제점을 찾아 지적하거나 작품을 평가하는 시간이 아니라 엄마와 아이가 함께 성장해 가는 여정"이라는 글귀가 가슴에 와 닿는다. 미술 치료를 어려운 것으로 생각하지 말고 그림을 그리거나 무엇을 만들 때 아이와 대화를 하다 보면-개인적으로 이 부분을 제일 소홀히 하긴 하지만~ ^^*-  아이들이 즐겁게 작업하면서 서로의 마음도 밝아지고 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부록으로 8개의 문양이 포함된 '만다라 연습장'이 들어 있어 만다라 그리기를 해 볼 수 있다.(같은 문양을 하고 싶어 하는 아이가 두 명 이상이면 복사를 해서 하면 되고~)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억의집 2009-04-17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희망님하고 4.21일 아침 일찍 놀러가기로 했어요. 희망님하고는 아침 9시30분에 만나기로 했는데.... 생각해보니깐 아영엄마님한테 그날 놀러가도 되는지에 대한 여부도 안 묻고 우리끼리 결정한 거 있죠! 그날 시간 되세요?

아영엄마 2009-04-17 13:15   좋아요 0 | URL
접수했습니다~~ ^^

희망으로 2009-04-17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어쩐지 들어오고 싶더라~~~

올리브 2009-05-22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이 그림이 넘 귀여워요.
부지런한 개미가 아영 엄마님이겠지요 ^^ ㅎㅎㅎ
 
반이나 차 있을까 반밖에 없을까? 그림책은 내 친구 18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지음, 이지원 옮김 / 논장 / 200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컵에 반 정도 들어 있는 물을 보고 반밖에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반이나 들어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같은 사물이나 대상을 두고 왜 사람에 따라 이렇게 다른 말(생각)을 하는 것일까? 과연 무엇이 이런 생각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일까? 이 그림책은 <생각하는 ㄱ, ㄴ ㄷ>, <파란 막대. 파란 상자>의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작품으로, "상대주의"의 개념을 다루고 있다. 작가는 비교하는 기준, 대상에 따라 보는 사람의 시각도 달라질 수 있으며, 생각과 관점의 차이의 중요성을 이 그림책을 통해 일깨워 준다. 

 우리 집 작은 아이는 종종 불만에 가득 차서 "누구-닌텐도, 휴대전화 등-는 무엇을 가지고 있는데 나만 없다"는 식으로 투덜거리곤 한다. 그럴 때면 나는 "그래도 우리 집에는 ~이 있지 않느냐, 이런 것조차 없는 사람도 있다"고 말한다. 아이가 있는 사람만 볼 것이 아니라 없는 사람도 볼 줄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다. 나도 현재의 생활이 그다지 풍요롭지 못하다거나 행복하지 않다고 느껴질 때 있는데 잘사는 집을 기준으로 비교할 것이 아니라 나보다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내가 누리는 것들의 소중함을 돌아보곤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이 넓은 평수의 아파트보다는 작겠지만 우리 집보다 적은 평수의 집에 사는 사람에게는 커 보이지 않겠는가.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 곳에서는 과자를 먹는 소리가 표도 안 나겠지만 극장이나 공연장 같이 정숙을 요하는 장소에서는 큰 소음으로 여겨질 수 있다. 사람의 피부색도 백인의 시선으로 보자면 황인의 피부색이 어두워 보이지만 흑인의 눈에는 황인의 피부색도 밝게 보인다. 평범한 사람에게는 몇 개의 계단을 오르는 일이 쉬운 일이겠지만 휠체어를 탄 사람에게는 그 몇 개의 계단이 태산이 가로 막고 있는 것 같은 절망감을 안겨줄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머리숱 하나 없는 아이가 우스운 모습으로 보이겠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커다란 슬픔일 수 있는 것이다.

 속지의 그림을 보면 물고기는 위를, 하늘을 나는 새는 아래를 바라보고 있다. 물고기에게는 하늘과 물의 경계선이 세상의 끝일지 모르고, 새에게는 세상의 시작(혹은 그 반대)일 수 있다는 작가의 말은 곱씹어 볼 만하다. 내가 처한 상황이 매우 비관적일지라도 나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과 상대적으로 비교해 보면 그리 암울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상대방보다 우월함을 내세우거나 자기 위안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다.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고 나와 다른 생각을 이해하려는 마음 자세를 바탕으로 해야 할 것이다. 

 상대보다 잘났다고 뻐기는 것도 우스운 일이고, 내가 상대보다 못하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도 없다. 또한 오직 내 생각, 내 입장만 중요하다고 여기지 말고 이 세상을 자신만의 관점이 아닌, 나와 상대방의 관점을 두루 생각할 필요가 있다. 나와 상대방을 인정하고 좀 더 긍적적인 시선, 넓은 시각으로 두루 살핀다면 세상은 조금 더 살기 좋은 곳,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아름다운 곳이 될 것이다. 동화적인 재미는 없지만 우리 아이들이 세상을 더 넓게 보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 아닐까 싶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10-10-14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새로운 상상그림책 <문제가 생겼어요!>가
최근에 출간 되었습니다.
 
위대한 탈출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73
토비 리들 지음, 신윤조.이명희 옮김 / 마루벌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동물 네 마리가 동물원을 탈출하여 겪는 일들이 펼쳐지는 그림책. 설정이 비슷해서인지 아이들이 재미있게 보았던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가 연상되는 작품이다. 눈길을 끄는 점은 내용 중 몇몇 장면은 비틀즈 앨범 재킷, 호퍼의 그림, 킹콩, 네스호 괴물 등을 패러디하였는데, 이를 몰라도 재미있게 볼 수 있지만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그림책이다.

 개미핥기, 코끼리, 거북이, 홍학은 동물원을 탈출하여 친구인 부둣가의 개의 도움을 받는다. 나름대로 변장을 해서 사람들 속에서 지내지만 동물원 직원들이 이들을 뒤쫓고 도시에 남은 개미핥기부터 잡히고 만다. 이후 다른 동물들은 어떤 사건-거북이는 불쌍하게도 치명적인 약점 때문에-을 계기로 잡혀 가게 되는지 궁금해 하며 보게 된다. 패러디 된 장면을 살펴보면 우선 동물들이 횡단보도를 건너는 장면으로, 그룹 비틀즈가 애비로드(횡단보도)를 건너는 모습을 패러디 한 것이라는 것은 나중에 인터넷 서점의 도서 설명을 보고 알게 되었다. 

 

그림 참조
- http://kin.naver.com/open100/db_detail.php?d1id=3&dir_id=30603&eid=x7hVm+L/yANsIgSaivE4Sxs2Fuew5ZmP&qb=67mE7YuA7KaIIOyVoOu5hOuhnOuTnA==&enc=utf8&pid=fNuInsoi5U4ssaY5bbhsss--029801&sid=DjY4R19xv0kAABwvUREAAAB8

 에드워드 호퍼의 유명한 그림(NIghthawks)을 패러디한 장면도 있고, 미술관에 걸린 르네의 그림(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과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는 '킹콩'의 한 장면, 네스 호의 괴물을 떠오르게 하는 사진 등 림에 녹아 있는 다양한 패러디 장면은 알고 있는 사람에게 더 큰 재미를 제공한다. 
- 그림 속의 '
FLAMINGO'란 간판이 서 있는 건물은 라스베이거스에 처음 생겼다는 그 플라밍고 카지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듬.

  다른 동물들은 잡혀갔지만 홍학만은 자유를 찾은 결말은 영화 <쇼생크 탈출>의 주인공이 오랜 세월 끝에 감옥을 탈출하는데 성공한 것 같은 쾌감을 안겨주었다. 더구나
작가는 이야기 말미에 "사실 그대로 가장 정확하게 기록한 것"이라는 문구로 독자에게 '정말일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위트를 발휘하고 있다. ^^ 글 분량은 각 쪽에 한 두줄 정도로 그리 많지 않으며, 회색의 단일 색조 톤으로 그려진 그림은 수수하면서도 안정감이 있다. 문화권이 다른 우리 아이들이 이런 부분들을 다 알지는 못하겠지만 자유를 위한 동물들의 탈출기가 충분한 재미를 준다. 아이들보다 내가 더 재미있게 본 그림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지막 대결 우리말 왕중왕 속담왕 시리즈 3
김하늬 지음, 주미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0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속담왕 태백이와 사자성어의 달인 홍익이가 우리말 대결을 펼치는 이야기로, 시리즈 세번째 권이다. <속담왕 대 사자성어의 달인>을 재미있게 읽었던 우리 아이들이 기다리던 책. 이번에는 순우리말 대결을 펼치는데 순우리말과 더불어 속담과 사자성어도 곁들이고 있어 여러 상황에 맞게 쓸 수 있는 다양한 표현을 익힐 수 있다. 동화 속에 순우리말이 잘 녹아 있어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으며, 우리말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말의 다양성도 일깨워 준다. 태백이와 홍익이가 ‘순우리말’을 놓고 왕중왕을 뽑는 마지막 대결을 펼치는 구도도 흥미를 돋우고 있다.

 속담골의 삼총사, 태백, 은지, 홍익은 다른 아이들과 함께 다람쥐 꼬리 무덤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바쁜 농사철이 되자 고추를 따거나 들깨 털기, 사과 따기 등의 일을 하며 어른들의 일손을 돕는다. 가을걷이를 끝내고 벌이는 마을 잔치, 상여를 메고 가는 장례식이나 전통 혼례 등의 시골 풍경과 마을 사람들의 구수한 사투리가 어우러져 이야기의 재미를 돋우고 있다. 자연과 함께하는 속담골 아이들의 모습은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부러움을 사지 싶다. 

 늘 티격태격하는 태백이와 홍익이는 왕중왕을 뽑기 위해 대결을 펼치는데, 1차전은 잠의 종류를 일컫는 순우리말, 2차전은 비의 종류, 마지막 대결의 주제는 바람 이름 대기이다. 하지만 자기 자신이 가장 많이 아는 것처럼 잘난 척 하는 두 아이도 알고 보면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 격! 순우리말의 숨은 고수는 따로 있었으니~. - 내용 중에 개인적으로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는 곳('도둑고양이의 변명'편 등)들이 있기도 했는데 순우리말을 이야기 속에 녹이는 일이 녹녹치만은 않았으리라 여겨진다.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는 종종 들었으나 지금은 많이 사용하지 않는 낱말들을 접할 때면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고향에 간 듯한 느낌이 들어 참 좋았다. 이 책에 나오는 -밤이나 도토리 따위의 속껍질을 일컫는- '보늬'란 단어는 내가 무척 좋아하는 말로 '알강달강'이라는 전래 동요에도 나온다. '곰비임비'나 '미주알고주알' 같은 순우리말에 숨어 있는 이야기도 알려주고, 수를 일컷는 옛말과 톨, 쾌, 두름 등과 같이 대상에 따른 셈의 단위도 알 수 있다. 성격이나 특징에 따라 사람을 표현한 우리말(가납사리, 떨꺼둥이, 진지리꼽재기 등)도 재미나다.

 우리나라 말은 의성어, 의태어가 잘 발달되어 있는데 이는 '사람이나 사물의 소리 혹은 움직임을 나타내는 순우리말'에서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도담도담'은 아기가 무탈하게 잘 자라는 모양을 가리키는 말이고, '지범지범'은  음식을 체면 차리지 않고 자꾸 집어 먹는 모양을 일컫는 말이다. 사박사박, 야물야물 같은 낱말을 작은 목소리로 소곤거리고 있자니 살짝 침이 고인다. ^^* '과연, 정말로'의 뜻을 지닌 부사로 '짜장'이라는 낱말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우리말 관련 TV 프로그램(상상플러스)에서 알게 된 '설레발, 휘뚜루마뚜루' 같은 낱말도 보여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각 단원마다 본문에 나오는 "말할수록 향기 나는 순우리말"과 "어휘력을 키워주는 속담, 사자성어, 관용적인 표현 등을 정리하여 그 의미를 자세히 알 수 있게 해 놓았다. 마지막으로 본문 뒤에 '왕중왕전의 내용'에서는 대결 내용에 나온 잠의 종류, 비의 종류, 바람의 종류를 이르는 다양한 우리말 표현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자주 듣지 않아 생소한 표현도 있겠으나 등장인물들의 대화나 상황 등, 이야기 속에서 말의 의미를 깨우치니 더 쉽게 기억하지 않을까 싶다. 

 순우리말은 외래어, 외국어, 한자어를 제외한 고유어를 말하는데, 책에 나오는 낱말 중에는 나에게도 낯선 표현들이 제법 있었다. 책을 덮은 후에 혹 책에 나오지 않는 순우리말 중에 내가 아는 것은 없을까 싶어 생각하며 두루 쓰이거나 알고 있는 낱말이나 표현들을 떠올려보니 한자어가 참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풍부한 어휘력을 위해서 한자어도 많이 알아두어야 하겠지만 순우리말도 지켜나가야 할 소중한 자산이 아니겠는가. 말은 사람들이 자주 써주어야 그 생명력이 오래 간다. 은지의 말처럼 순우리말에 관심을 갖고 자주 써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의 통해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깨닫고 일상에서도 사용하여 말의 생명력을 키워나갔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울 속에 누구요? 옛날옛적에 8
조경숙 글, 윤정주 그림 / 국민서관 / 200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거울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거울 속의 사람(?)을 보고 놀라 한바탕 소동을 벌이는 내용의 옛이야기. 거울 속의 인물이 거울을 들여다 보는 자기 모습인 줄도 모르고 엉뚱한 의심을 하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고 놀라기도 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난다. 옛날 사람들이 거울이란 것을 처음 접했을 때 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등장인물들의 익살스런 행동과 표정이 옛이야기의 해학을 느끼게 해주는 이 책의 그림은 <연이네 설맞이>, <축구 생각>, <짜장면 불어요!> 등의 그림을 그린 윤정주씨가 그렸다.

 숯쟁이가 한양으로 숯을 팔러 가려고 하자 아내가 반쪽만 얼굴을 내민 달을 가리키며 그런 모양의 빗을 사 달라고 한다. 그런데 한양에 간 숯쟁이는 아내가 사달라는 것이 무엇인지는 잊어버리고 달을 가리킨 것만 기억나 하늘에 뜬 달 모양의 물건을 산다. 달이 차고 기우는 이치를 모르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아내가 부탁한 것은 빗이었는데 달을 가리킨 것만 기억하고 정작 부탁한 것이 무엇이었는지는 잊어버렸다니~. 숯쟁이는 보름달처럼 생긴 거울을 사오고, 거울을 들여다 본 아내는 젊은 여자를 데려왔다고 화를 낸다. 숯쟁이도 거울 속의 남자를 보고 어리둥절~. 거울이 무엇인지 모르는 원님 또한 거울 속 인물에 놀라 줄행랑을 놓고 만다. 

  펼쳐진 책장 양 쪽에 걸쳐 그려진 숯쟁이가 한양에 가는 장면에 시간의 흐름을 짐작할 수 있게 왼쪽 책장에는 태양을, 오른쪽 책장에는 달을 각각 연속해서 그려 놓은 그림이 눈길을 끈다. 태양은 움직여도 동그란 모습 그대로인 반면 달은 반달에서 보름달이 되어가는 모양을 차례로 나타내어 이 둘의 차이점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한양 사람들이 둥그렇게 줄을 지어 서서 숯쟁이의 숯을 사는 장면도 소소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표정과 몸짓- 특히 머리 양 옆으로 손을 올려 뱅글뱅글 돌리고 있는 시아버지~-이 웃음을 자아낸다.  

 아이들은 몇 살쯤에 거울에 비친 모습이 자기 자신임을 인식하는 것일까? 궁금해서 정보를 찾아봤더니 적어도 18개월 이후는 되어야 거울 속의 자신과 실제 자신이 동일 인물임을 인식할 수 있다고 한다. 그전에 아이들이 거울을 들여다보며 재미있게 노는 것은 (자기가 웃고, 움직이는 것이지만 같은 행동인 것도 인식하지 못하고) 거울 속의 인물이 히죽~ 웃기도 하고, 이리저리 움직여 대는 모습이 신기하고 재미있어서라고 한다. 이 책은 앞표지 중앙에 (종이) 거울이 달려 있어 아이들이 자기 얼굴을 비춰 볼 수 있게 해 놓아 재미를 더하고 있다. 배꼽 잡는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도 듣고~, 거울 속의 내 모습도 보고~.

  마지막 장면에 개가 -사람들이 버리고 간- 거울을 물고 있는 그림이 있기에 집에 키우는 우리 집 개에게 앞표지의 거울을 들이밀어 보았다. 그랬더니 이 책 속의 인물들처럼 갑자기 낯선 개라도 나타난 양 마구 짖어대지 뭔가~. 거울을 모르는 개 입장에서는 난데없이 자기 앞에 다른 개 한 마리가 나타난 것이나 마찬가지였나 보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