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에 누구요? 옛날옛적에 8
조경숙 글, 윤정주 그림 / 국민서관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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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울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거울 속의 사람(?)을 보고 놀라 한바탕 소동을 벌이는 내용의 옛이야기. 거울 속의 인물이 거울을 들여다 보는 자기 모습인 줄도 모르고 엉뚱한 의심을 하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고 놀라기도 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난다. 옛날 사람들이 거울이란 것을 처음 접했을 때 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등장인물들의 익살스런 행동과 표정이 옛이야기의 해학을 느끼게 해주는 이 책의 그림은 <연이네 설맞이>, <축구 생각>, <짜장면 불어요!> 등의 그림을 그린 윤정주씨가 그렸다.

 숯쟁이가 한양으로 숯을 팔러 가려고 하자 아내가 반쪽만 얼굴을 내민 달을 가리키며 그런 모양의 빗을 사 달라고 한다. 그런데 한양에 간 숯쟁이는 아내가 사달라는 것이 무엇인지는 잊어버리고 달을 가리킨 것만 기억나 하늘에 뜬 달 모양의 물건을 산다. 달이 차고 기우는 이치를 모르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아내가 부탁한 것은 빗이었는데 달을 가리킨 것만 기억하고 정작 부탁한 것이 무엇이었는지는 잊어버렸다니~. 숯쟁이는 보름달처럼 생긴 거울을 사오고, 거울을 들여다 본 아내는 젊은 여자를 데려왔다고 화를 낸다. 숯쟁이도 거울 속의 남자를 보고 어리둥절~. 거울이 무엇인지 모르는 원님 또한 거울 속 인물에 놀라 줄행랑을 놓고 만다. 

  펼쳐진 책장 양 쪽에 걸쳐 그려진 숯쟁이가 한양에 가는 장면에 시간의 흐름을 짐작할 수 있게 왼쪽 책장에는 태양을, 오른쪽 책장에는 달을 각각 연속해서 그려 놓은 그림이 눈길을 끈다. 태양은 움직여도 동그란 모습 그대로인 반면 달은 반달에서 보름달이 되어가는 모양을 차례로 나타내어 이 둘의 차이점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한양 사람들이 둥그렇게 줄을 지어 서서 숯쟁이의 숯을 사는 장면도 소소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표정과 몸짓- 특히 머리 양 옆으로 손을 올려 뱅글뱅글 돌리고 있는 시아버지~-이 웃음을 자아낸다.  

 아이들은 몇 살쯤에 거울에 비친 모습이 자기 자신임을 인식하는 것일까? 궁금해서 정보를 찾아봤더니 적어도 18개월 이후는 되어야 거울 속의 자신과 실제 자신이 동일 인물임을 인식할 수 있다고 한다. 그전에 아이들이 거울을 들여다보며 재미있게 노는 것은 (자기가 웃고, 움직이는 것이지만 같은 행동인 것도 인식하지 못하고) 거울 속의 인물이 히죽~ 웃기도 하고, 이리저리 움직여 대는 모습이 신기하고 재미있어서라고 한다. 이 책은 앞표지 중앙에 (종이) 거울이 달려 있어 아이들이 자기 얼굴을 비춰 볼 수 있게 해 놓아 재미를 더하고 있다. 배꼽 잡는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도 듣고~, 거울 속의 내 모습도 보고~.

  마지막 장면에 개가 -사람들이 버리고 간- 거울을 물고 있는 그림이 있기에 집에 키우는 우리 집 개에게 앞표지의 거울을 들이밀어 보았다. 그랬더니 이 책 속의 인물들처럼 갑자기 낯선 개라도 나타난 양 마구 짖어대지 뭔가~. 거울을 모르는 개 입장에서는 난데없이 자기 앞에 다른 개 한 마리가 나타난 것이나 마찬가지였나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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