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지연과 나는 최대한 이불 속에서 개기다가 일어났다.
아침을 안 먹이면 어쩌니 저쩌니 말들도 많고
또 아이가 12시 점심시간까지 견뎌낼 기운이 없으면 어쩌나 싶어서
바나나 하나라도 먹여 보내는 대견한 엄마가 바로 나.(^^;;;)
둘이 서로 데드라인을 넘기고 화들짝 일어나서
서로 먼저 쉬야를 하네 세수를 하네 수선을 떨다가
국에 밥을 조금 말아 깍두기와 간단히 먹이고서는 가방을 챙겼다.
머리를 묶는데 들어가는 시간도 만만치 않은데
오늘은 분홍색 티셔츠를 입었고 그 티셔츠의 무늬가 사과이므로
사과모양 방울을 달아야한다며 머리핀 통에서 방울과 핀을 고르고 있던
지연의 외침(역시 밀어내기였단 말인가!) “엄마 응가하고 싶어요.”
속으로는 아이참 시간도 없는데 싶었지만 응가에 관한한
절대로 스트레스를 주지 말자는 오랜 경험상의 결심으로
(변비 되고 어쩌구 하면 곤란하다. 그쪽 계통의 곤란은 안 겪어본 사람은 모른다.)
“그래 얼른 하고 와. 얼른 하고나서 엄마 불러” 라고 상냥히 말했다.
지연은 잠시 인상을 있는대로 쓰면서 변기에 앉아 있었고 나는
어린이집 차량이 도착할 시간이 되어가므로 최대한 급한 마음을 자제 하면서
“지연아 선생님 올 시간 다 되어 가는데 얼른 안될까?” 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지연이 말하길..
“엄마~ 지금 응가가 차례차례 줄 서 있는 것 같아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란다.
하하 .. 차례차례 줄 서 있는 응가라니..
나는 “천천히 나오라고 해라. 선생님 오시면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엄마가 말할게.”
라고 지연을 안심시키고 현관입구에서 준비자세로 서서
혹시나 선생님이 도착했다는 경적이 울리면 달려 내려가서
조금 기다려 주십사 말씀을 드리려고 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
지연의 응가는 차례를 지켜 나와 주었고,
우리는 웃으면서 마무리를 하고 사과를 머리에 달랑거리면서
차를 기다리러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