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열


 

     나이가 들수록

    

     미열이 잦다


     늘 예고 없이 들어와

 

     나를 힘들게 하는 미열처럼


     삶에 대한


     사랑에 대한


     내 미지근한 태도 역시


     은근히 남을 괴롭히는 게 아닌지


     문득 두렵다


     나도 이제 여름옷을 입고


     더 뜨거운 여름을 살 준비를 해야지


               <이해인>

 

이제.. 남을 괴롭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은 하지 않기로 한다.

그런 걱정을 하느라 피곤한 시간들은 건너뛰기로..

나는 이제부터는 나를 괴롭히는 나와, 나를 괴롭히는 너와

싸우겠다고..  싸워 이기겠다고 생각한다. 

뜨뜻미지근하게 진땀 흐르는 미열은 싸워서라도 걷어내기로..

이 착한 싯귀 앞에서 그런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을

아주 발전적인 상태라고 생각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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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술버릇.

혼자 노래 들으며 곧죽어도 따라 부르기 (고래고래)

오늘은 시간이 이르고 까짓 술을 약간(!) 모자라는 터라.. 아주 좋은 환경.

내가 오늘 부른 노래들을 보면..

(음..... 대략 두 시간이 훨씬 지났다..시간이 모자란다 -_-노래 부를 수록 술이 깬다. 제대로 자긴 글렀다.)

오늘 꽂힌 노래들..


김장훈 - 아침을 맞으러 (조용하고 깨끗하게 시작..)

김태후 - 이별 (두번 또는 세 번.. 초반이라..)

강현민 박혜경 - 이런 난 걸요

김현식 - 우리처럼 만난 날

도원경 - 다시 사랑 한다면(좀 지겨울라고 한다)

김장훈 - 그대로 있어주면 돼

김광진 - 편지

김광석 -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김윤아 - 봄날은 간다

권성연 - 한 여름밤의 꿈(나와 음색이 비슷해 편하다. 필은 그닥 없다..)

015B - 5월 12일

조동익 - 당신의 모습(조용히 착하게 듣기)

김현식 - 추억 만들기

김현철 장필순 - 잊지 말기로 해

노찾사 - 바다여 바다여

다섯 손가락 - 눈물나는 얘기들

들국화 - 너의 작은 두손엔

동물원 - 잊혀지는 것

레드 플러스 - 그녀는

린 - 사랑했잖아..

미나 - 지금처럼만

루시드폴 - 버스정류장 누구도 일러주지 않았네(여기서 세 번쯤 듣고? 부르고!)

박주연 - 그댄 왠지 달라요(오랜만에 들어도 이쁘다..)

박학기 - 제발 나를 (레인 버전. 이노래 참 쎄다.)

박해경 - 하루

박혜영 - 사진(심란해서 1절만 듣고 넘김)

벌거숭이 - 삶에 관하여 (소리바다 파이팅.. 두 번)

봄 여름 가을 겨울 - 내가 걷는 길

브라운 아이즈 - 벌써 1년(가사 몹시 신파구나 새삼.. 빛난 니 얼굴 때문이라니..)

서울전자음악단 - 꿈에 들어와 (그냥 들음. 좋타~)

송승헌 - 십년이 지나도 (송승헌 기냥 용서됨. 그 착한 눈. 그립다. -_-)

시나위 - 들리는 노래

ㅅ. 부분에서 그냥 외국노래로 넘어감. 내맘.

A Love Idea (조용히 듣고)

Alice Cooper - Steven

Alice Cooper - Years Ago (나란히 듣고 심란)

다시 가요로 넘어감. 내맘.

슬슬 목 아프고.. 시간도 불안해짐. 3;39

갑자기 건너뛰어서

황치훈 - 가을이 지나가는 길목에서

팀 - 사랑합니다.. 로 마무리..

자야해.. 내일 하루종일 아이랑 놀아줘야 해 ..


소리바다에서 다운 받은 순서라 ㄱ.ㄴ.ㄷ. 순이다.

그 사이 평상심으로는 불량식품 같아 먹지 않던 빵집 경품으로 받은 캔커피 두개 마셔 주고

어떤 노래들은 1절만 불러줌..

3호선 버터플라이의 꿈꾸는 나비는 중간에 세 번쯤 부르고.....


조만간 바다에 가지 않으면 나는 죽겠구나..

아니.. 죽을 것 같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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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YU 2005-08-02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흥.. 나는 어제 느닷없이 장훈아저씨의 [그런날에는]이 생각 나 흥얼거렸는데..
바다. 사진만으로는 위로가 되지 않을껄 알고 잠시.. 생각을 해보는 중.. -_ ㅜ;;
 


오늘 아침 지연과 나는 최대한 이불 속에서 개기다가 일어났다.

아침을 안 먹이면 어쩌니 저쩌니 말들도 많고

또 아이가 12시 점심시간까지 견뎌낼 기운이 없으면 어쩌나 싶어서

바나나 하나라도 먹여 보내는 대견한 엄마가 바로 나.(^^;;;)

둘이 서로 데드라인을 넘기고 화들짝 일어나서

서로 먼저 쉬야를 하네 세수를 하네 수선을 떨다가

국에 밥을 조금 말아 깍두기와 간단히 먹이고서는 가방을 챙겼다.

머리를 묶는데 들어가는 시간도 만만치 않은데

오늘은 분홍색 티셔츠를 입었고 그 티셔츠의 무늬가 사과이므로

사과모양 방울을 달아야한다며 머리핀 통에서 방울과 핀을 고르고 있던 

지연의 외침(역시 밀어내기였단 말인가!) “엄마 응가하고 싶어요.”

속으로는 아이참 시간도 없는데 싶었지만 응가에 관한한

절대로 스트레스를 주지 말자는 오랜 경험상의 결심으로

(변비 되고 어쩌구 하면 곤란하다. 그쪽 계통의 곤란은 안 겪어본 사람은 모른다.)

“그래 얼른 하고 와. 얼른 하고나서 엄마 불러” 라고 상냥히 말했다.

지연은 잠시 인상을 있는대로 쓰면서 변기에 앉아 있었고 나는

어린이집 차량이 도착할 시간이 되어가므로 최대한 급한 마음을 자제 하면서

“지연아 선생님 올 시간 다 되어 가는데 얼른 안될까?” 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지연이 말하길..

“엄마~ 지금 응가가 차례차례 줄 서 있는 것 같아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란다.

하하 .. 차례차례 줄 서 있는 응가라니..

나는 “천천히 나오라고 해라. 선생님 오시면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엄마가 말할게.”

라고 지연을 안심시키고 현관입구에서 준비자세로 서서

혹시나 선생님이 도착했다는 경적이 울리면 달려 내려가서

조금 기다려 주십사 말씀을 드리려고 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

지연의 응가는 차례를 지켜 나와 주었고,

우리는 웃으면서 마무리를 하고 사과를 머리에 달랑거리면서

차를 기다리러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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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5-06-01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줄줄이 비엔나 응가 였나보당 ㅋㅋㅋ

rainy 2005-06-02 0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확인결과 그건 아니구.. 응가가 몹시 급하다는 소리였나봐..
거의 뭐.. 도착했다는 ^^;;;
 
아툭 그림책 보물창고 2
요쳅 빌콘 그림, 미샤 다미안 글,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참된 복수와 용서에 이르는 길 - 사랑에 대하여.


에스키모 소년 아툭 (미샤 다미안 지음, 요쳅 빌콘 그림, 한마당 펴냄)을 초등학교 2학년인 친구의 딸과 그 아이의 친구들에게 읽어 준 후 나는 아이들에게 한마디씩 제일 먼저 떠오르는 느낌을 말해보라고 했다. 아이들의 주된 반응은 아툭이 타룩을 잃은 것이 너무나 슬펐고, 무서운 푸른 늑대를 죽인 아툭이 용감하다고 했고, 아툭이 새로운 친구를 만나서 잘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너희들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물었더니 타룩을 묻어주겠다는 아이, 또 아툭처럼 푸른 늑대를 죽이겠다는 아이, 푸른 늑대를 죽여도 타룩은 다시 살아날 수 없으니 아무 소용이 없다는 아이, 다른 개를 친구로 만들겠다는 아이 등 여러 가지 대답들을 했다.


이 책은 독서지도사로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의 눈높이를 이해하기 위해 나름대로 애써온 나에게 또 다른 측면을 배우게 한 책이다. 어른들은 보통, 아이들이 재미있고 화려한 그림만을 좋아하며, 아이들에게는 긍정적이고 밝은 이야기만을 들려주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진취적이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동화만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과 이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그것이 어른들의 편견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아이들은 아툭의 상실감과 분노를 이해했으며 아툭이 복수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푸른 늑대를 죽이고 나서도 해결되지 않는 상실의 아픔을 이해했고 그 아픔이 새로 만난 꽃과 친구가 되면서 치유되는 것을 이해했다.


우리는 부모가 되면 아이들에게 좋은 것만 입히고, 좋은 것만 먹이고, 좋은 것만 읽히고 싶어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그래서 건전하고 진취적이고 희망이 가득한 책만을 골라 읽혀야겠다는 생각을 갖는다. 그러나 아이들의 마음에도 기쁨과 슬픔이 공존하고 미움과 사랑이 함께 자리잡고 있다면 그 감정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어 줄 수 있는 다양한 주제들이 담겨져 있는 그림책이야말로 아이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주인공이 에스키모 소년이고 배경이 북극의 얼음 나라이다 보니 전체적으로 그림은 얼어붙은 듯 차갑고 푸른색으로 이루어져 있다. 어른인 내가 보기에도 어둡고 침울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도 개성이 있듯이 어떤 아이들은 그 신비한 느낌을 좋아하는 것 같았고 어떤 아이들은 아툭의 아버지나 전반적인 분위기가 무섭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런 아이들을 대하면서 다양한 색깔의 그림책이 필요한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이 책의 부제에 ‘사랑과 증오에 관하여’라고 되어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책은 한 소년이 처음 친구를 만나서 서로에게 길들여지고 그리고 이별을 맞게 되고 또 증오심에 불타 복수를 하지만 그 복수의 허무함은 결국 사랑으로 치유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랑과 증오에 관하여’에 한 가지를 덧붙인다면 이 책은 참된 치유의 이야기일 것이다.

이 책을 읽혀본 아이들은 초등학교 2학년이었다. 그 아이들도 어느 정도는 이해를 했지만 이 책을 더욱 공감하려면 초등학교 3,4학년 정도가 적절할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고학년이 될 때까지 모든 아이들에게 읽혀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이란 그래서 좋은 것이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읽을 때의 느낌과 자신이 조금 더 자라서 다시금 읽어볼 때 아이들은 자신의 내부에 뭔가 새로운 것이 생겨있음을 느끼게 될 것임으로..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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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10-17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스키모 소년이 주인공이라니 퍼시 애들론의 영화 <연어알>이 생각나네요.
거기 나오는 작은 도서관, 신경질적인 사서도 인상적이었거든요.
이런 책이 있다는 것 처음 알았어요.^^

rainy 2005-10-18 0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어알]을 알고 있는 분을
아주 오랜만에 만난 것만으로도 감동입니다 ^^
그 동네가 아주 신비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너무 춥겠지만 ^^
 

 

      봄날과 시



   봄날에 시를 써서 무엇 해


   봄날에 시가 씌어지기나 하나


   목련이 마당가에서 우윳빛 육체를 다 펼쳐보이고


   개나리가 담 위에서 제 마음을 다 늘어뜨리고


   진달래가 언덕마다 썼으나 못 부친 편지처럼 피어


  있는데


   시가 라일락 곁에서 햇빛에 섞이어 눈부신데


   종이 위에 시를 써서 무엇 해


   봄날에 씌어진 게 시이기는 하나 뭐


                       <나해철>

 

봄날에 시가 읽혀지기나 해

시 한줄 읽으면 한시간 짜리 그리움

시 한줄 읽으면 한시간 짜리 고통

봄날에 읽는 시가 온전히 시이기는 하나 뭐..

(^^ 나름 패러디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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