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과 시
봄날에 시를 써서 무엇 해
봄날에 시가 씌어지기나 하나
목련이 마당가에서 우윳빛 육체를 다 펼쳐보이고
개나리가 담 위에서 제 마음을 다 늘어뜨리고
진달래가 언덕마다 썼으나 못 부친 편지처럼 피어
있는데
시가 라일락 곁에서 햇빛에 섞이어 눈부신데
종이 위에 시를 써서 무엇 해
봄날에 씌어진 게 시이기는 하나 뭐
<나해철>
봄날에 시가 읽혀지기나 해
시 한줄 읽으면 한시간 짜리 그리움
시 한줄 읽으면 한시간 짜리 고통
봄날에 읽는 시가 온전히 시이기는 하나 뭐..
(^^ 나름 패러디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