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리의 의문이 완전히 해소될 것이라 기대하진 않지만 분명 부분적으로 양자를 화해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철학자들처럼 나 역시 과학과 윤리가 세계 내의 동일한 실체들 사이에 전개되는 두 종류의 독립적인 체계라고 믿는다. 마치 포커와 브리지가 똑같은 52장의 카드를 가지고 노는 서로 다른 게임인 것과 같다. 과학이란 게임은 인간을 물질적 객체로 다루며, 자연선택과 신경생리학을 통해 행동을 일으키는 물리적 과정들이 게임의 규칙을 이룬다. 윤리란 게임은 인간을 평등하고, 감성이 있고 이성적이고, 자유의지를 가진 행위자로 다루며, 행위자의 타고난 본성이나 행위의 결과를 통해 그 행위에 도덕적 가치를 부여하는 계산법이 게임의 규칙을 이룬다.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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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비판
알랭 쉬피오 지음, 박제성 옮김 / 오래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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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에 대한 계약적 접근의 한계와 전복
- 단순한 생각, 일을 못해도 노동자는 살아야 한다

노동소득의 계속성 원칙의 효과는 상당한 것이었다. 이 원칙은 거의 불문가지에 가까운 하나의 단순한 생각에서 비롯된다. 노동자는 나이가 들거나 병에 걸리거나 일자리를 잃었을 때에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단순한 생각이 노동관계에 관한 쌍무적 관점의 기초 자체를 전복하였으며, 더 나아가서는 자유주의적 법제도의 기초를 전복하였다. 

이는 한편으로는 노동관계를 안정화하는 작업으로 나타났는데, 해고 제한, 노동계약의 일시 정지, 사업이전시 노동계약의 유지 등의 다양한 법제가 그것이다. 다른 측면에서는 노동자가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상태에 따른 비용이 이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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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비판
알랭 쉬피오 지음, 박제성 옮김 / 오래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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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제 찬성/반대와 민법/노동법 대립
- 여기에 경제학의 개입 양상

노동관계를 민법적이고 계약적으로 분석하는 관점은 노동과 인격을 분리함으로써 이러한 경제적 안전을 보장하는 데 무능력함을 드러낸다. 그 관점에서 인격은 형상 없는 의사로 간주되며, 의사의 존재는 인격이 자신의 재산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소득과 독립되어 있으며, 특히 이 재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노동력과 무관하다. 

노동력 또는 노동이 결핍되면 노동자는 아주 간단히 계약의 무대에서 사라진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자유로운 노동자의 법적 지위는 노예보다 못한데, 노예는 어쨌든 주인이 그 노동력과 재생산을 책임져 주기 때문이다. 

한편 노예가 무산자 중에서 가장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은 19세기 노예 무역 옹호자들에 의하여 지지된 바 있는데, 

반대로 아담 스미스나 장-밥티스트 세이 등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노예가 자유 노동자보다 더 비싸다는 점을 들어 경제학적으로 노예제는 넌센스라고 비난하였다.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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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비판
알랭 쉬피오 지음, 박제성 옮김 / 오래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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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적 차원을 도입한다는 것은 법에 의하여 승인될 수 있는 특정 공동체를 상정한다. 다시 말하면, 하나의 집단이 법적 생명을 획득할 수 있도록 만드는 사회적 관계의 정체성(=동일성)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계약을 제외하면 19세기까지 법은 가족 제도로부터 영감을 받은 관계들만을 알고 있었을 뿐이다. 혈통과 동맹이 그것이다. 

1848년 공화국의 상징은 이러한 전통과 다시 관계를 맺는다. 1848년 11월 4일 헌법은 형제애를 공화국의 주요 원리들 가운데 하나로 삼았으며(제4조), 모든 시민은 "서로서로 형제처럼 도우면서 공동선에 기여해야 한다"(제8조)라고 천명하였다. 계약 이론의 기초 원리인 자유와 평등 옆에서, 형제애는 또다른 유형의 관계, 혁명의 이데올로기에의하여 희미해진 시대를 다시 부각시켰다.  - P160

형제애 개념은 중세적 관용어와 혁명적 관용어를 연결지었고, 앙시앵 레짐의 동업조합과 계급투쟁의 노동조합을 결합시켰다. 

스웰에 의하면 형제애라는 말은 "동업조합들 사이에서 표출되고 있었던 도덕적 연대에 혁명적 면모를 부여하였고, 그전까지 추상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었던 혁명이라는 말에 좀더 특별한 내용을 제공하였다. 지금까지 자유주의적 혁명 전통 속에서 무기력하고 생기 없는 혁명적 이상에 불과했던 형제애는 노동운동 속에서 핵심적인 이상이 되었다. " 

프랑스 공화국의 상징 속에 포함되어 있는
"형제애 (Fraternité)"가 1789년 혁명보다는 1848년 혁명에서 그의미를 확보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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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레볼루션 -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지배할 플랫폼 비즈니스의 모든 것
마셜 밴 앨스타인 외 지음, 이현경 옮김 / 부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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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목은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에서 상업에 의존하는 도시의 걱정에대한 서울과 일맥상통한다

대개 역사적 기록은 비즈니스 규제 철폐를 옹호하는 사람들의 주장을 뒷받침하지 않는다. 사실 선진국 정부 중에서 규제를 하지 않는 정부 당국을 찾기란 어렵다. 반경쟁적 관행을 예방하기 위한 규제는 적어도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때 도시 국가는 자연재해(날씨)에 따른 곡물 시장 가격 변동뿐 아니라 상인과 운송대리인들에 의한 고의적인 시장 가격 조작을 완화하기 위해 신속하게 조치를 취했다. 마찬가지로 현대 사회도 규제 기관에 의지하여 시장에서의 공정 경쟁을 강화하려 한다. 규제가 실패할 때 우리는 내부자거래 스캔들이나 모기지 담보증권 시장 붕괴, 또는 기존 독점 기업들이 맘껏 높이는 가격 때문에 한숨짓게 된다. - P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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