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 증가와 무력한 영아기



두뇌 크기 증가는 말 그대로 병목 현상에 맞닥뜨리고 만다. 두뇌가 커지면서 산도産道를 통과하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직립 자세로 걸어 다니는 것이 가능한 골반 형태를 계속 유지하는 한에는 호미니드 암컷이 출산할 수 있는 머리 크기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었다. 이 난관을 만났을 때 적어도 사람과 한 종種(즉, 우리의 조상)이 기발한 기법을 발달시켰으니, 아기의 두뇌가 제 몸을 가눌 만큼 발달하기 전에 아기를 자궁 밖으로 미리 내보내는 꾀를 쓴 것이다. 인간 이외의 다른 모든 영장류 종은 출생 직후부터 두뇌 성장이 현격히 둔화하는데, 날 때부터 두뇌가 대체로 완벽하게 발달해 언제든 기능할 준비가 돼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정도 아동기 놀이와 학습을 하며 몇 가지 미세 조정만 이루어지면 끝이다. 하지만 인간은 태아기 두뇌 성장이 출생 후에도 2년 동안 지속되는 것과 함께, 추후에도 20년은 더 두뇌 무게가 느린 속도로나마 꾸준히 늘어난다.32 새끼가 태어나 몇 년을 지극히 무력한 상태로 지내며 10년도 넘게 어른의 보살핌에 크게 의존해야 하는 생물체는 이 지구에서 오직 인간뿐이다. -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행복>, 조너선 하이트 지음 / 왕수민 옮김 - 밀리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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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렵 채집 사회를 다룬 연구들에서도, 어린아이가 있는 엄마는 자신과 아이가 먹고 살아가기에 충분한 칼로리를 다 모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33 결국 신변 보호나 많은 식량을 구하는 문제에서 여자는 생산성이 절정기에 오른 남자에게 의존한다. -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행복>, 조너선 하이트 지음 / 왕수민 옮김 - 밀리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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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적인 아버지, 남자-여자가 쌍으로 맺은 유대, 남자의 성性적 질투, 머리가 큰 아기는 전부 공진화共進化했다고 하겠다. 달리 말하면, 이 모든 것이 더디게나마 다 함께 발생했다는 뜻이다. 같은 남자라도 여자 곁에 머물려 하고, 그녀의 정절을 지키려 하며, 자식 양육에 힘을 보태겠다는 열망이 얼마쯤 있는 아버지가 그만한 부성이 없는 경쟁자들보다 더 영리한 아이들을 낳을 수 있었을 것이다. 지능이 곧 고도의 적응 능력이 되는 환경에서는(우리가 한번 연장을 만들기 시작한 이후로는, 인간의 모든 환경에서 그랬을 것이다), 남자의 자식에 대한 투자는 남자 자신에게 보상을 가져다주는 일이었고(엄밀히 말하면, 남자의 유전자를 위한 일이었고), 따라서 매 세대가 거듭될 때마다 자식에 대한 투자는 점점 흔한 일이 돼 갔다. -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행복>, 조너선 하이트 지음 / 왕수민 옮김 - 밀리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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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악
- 가해자와 피해자

바우마이스터가 말하려는 핵심은, 우리 인간 깊숙한 곳에는 그가 말하는 이른바 “절대 악의 허상”을 통해 폭력성과 잔혹성을 이해하려는 욕구가 내재해 있다는 것이다. 이 허상은 수많은 부분들로 구성돼 있는데, 그중 제일 중요한 것이 그런 자들의 악행이 오로지 개인의 사악한 동기에서 비롯된다고 보는 것이다(즉, 그들이 악행을 저지르는 데에는 가학성과 탐욕 외의 그 어떤 동기도 없다). 또한 희생자를 순전히 희생자로만 본다(즉, 희생자들은 스스로를 희생자로 만들 짓은 전혀 하지 않는다.) 아울러 악은 바깥에서 비롯된 것이며, 그 악은 우리 집단을 공격하는 집단 혹은 힘과 연관이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이 허상을 현실에 적용해도 좋을지 의문을 품는 사람들, 즉 도덕적 확신의 물을 감히 흐리려는 자들은 곧 악과 손을 잡은 자들이다. -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행복>, 조너선 하이트 지음 / 왕수민 옮김 - 밀리의서재
https://millie.page.link/cnJPmYy6y6yceTev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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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악
- 가해자와 피해자

바우마이스터가 말하려는 핵심은, 우리 인간 깊숙한 곳에는 그가 말하는 이른바 “절대 악의 허상”을 통해 폭력성과 잔혹성을 이해하려는 욕구가 내재해 있다는 것이다. 이 허상은 수많은 부분들로 구성돼 있는데, 그중 제일 중요한 것이 그런 자들의 악행이 오로지 개인의 사악한 동기에서 비롯된다고 보는 것이다(즉, 그들이 악행을 저지르는 데에는 가학성과 탐욕 외의 그 어떤 동기도 없다). 또한 희생자를 순전히 희생자로만 본다(즉, 희생자들은 스스로를 희생자로 만들 짓은 전혀 하지 않는다.) 아울러 악은 바깥에서 비롯된 것이며, 그 악은 우리 집단을 공격하는 집단 혹은 힘과 연관이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이 허상을 현실에 적용해도 좋을지 의문을 품는 사람들, 즉 도덕적 확신의 물을 감히 흐리려는 자들은 곧 악과 손을 잡은 자들이다. -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행복>, 조너선 하이트 지음 / 왕수민 옮김 - 밀리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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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기만과 우울증


우리는 늘 스스로를 남과, 우리의 행동을 남의 행동과 비교해야만 하며, 그러면서 어떻게든 그 비교의 판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우울증에 걸렸을 때에는, 그 증세의 일부로 비교의 판이 정반대로 돌아가 에런 벡의 인지삼제에서 말하는 사고가 나타난다. ‘나는 형편없는 사람이야, 이 세상은 끔찍해, 내 미래는 암울해.’) 우리가 비교의 판을 우리에게 유리하게 돌릴 때 쓰는 방법은, 나의 주장을 부풀리거나 남의 주장을 깎아내리거나 둘 중 하나이다. 지금까지 내가 한 이야기를 토대로 하면, 여러분은 위의 두 가지 방법을 다 쓰겠거니 예상할지 모르지만, 심리학 연구에서 일관되게 밝혀진 바에 따르면 우리는 남을 인식할 때에는 꽤나 정확하다. 오히려 왜곡돼 있는 것은 우리의 자기 인식인데, 우리가 다름아닌 장밋빛 거울을 통해 스스로를 바라보기 때문이다. -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행복>, 조너선 하이트 지음 / 왕수민 옮김 - 밀리의서재
https://millie.page.link/FPcSLY8VHfZrgYRV9

에플리와 더닝은 5달러를 주고 사람들을 실험에 참가시킨 뒤, 만일 연구가 끝난 뒤 특정 자선 단체의 부탁을 받아 돈을 기부해야 한다면 그중 얼마를 나와 남이 기부할 것 같은지 물었다.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자신은 2.44달러를 기부할 테지만, 남들은 1.83달러밖에 기부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 돈을 기부해 달라는 요구와 함께 이 연구를 다시 진행했을 때, 사람들이 기부한 평균 금액은 1.53달러였 -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행복>, 조너선 하이트 지음 / 왕수민 옮김 - 밀리의서재
https://millie.page.link/v7g7qSjeWQ39ZURR9

피험자들은 남에 대한 예측을 고치는 데에는 기본 평가 정보를 알맞게 활용했지만, 그 정보를 자신에 대한 장밋빛 평가에는 적용하려 하지 않았다. 우리는 남에 대해서는 그들의 행동을 가지고 판단하면서도, 자신에 대해서는 나만이 특별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면의 우리가 “실제 어떤 모습”인지는 우리가 잘 알기에, 우리의 이기적 행동들을 설명해 낼 방법도 손쉽게 찾아내 우리가 남보다 더 좋은 사람이라는 환상을 끝까지 고수할 수 있다 -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행복>, 조너선 하이트 지음 / 왕수민 옮김 - 밀리의서재
https://millie.page.link/keK3mnE7htc2Y2GJ7


프로닌과 로스는 이 반항적 태도의 연원이 “소박한 실재론naive realism”에 있다고 본다. 소박한 실재론이란 우리는 제각기 세상을 직시하고 있다고, 즉 있는 모습 그대로 보고 있다고 여기는 것을 말한다. 아울러 거기서 그치지 않고, 세상에 존재하는 사실들은 우리 눈에 보이는 대로 모든 이의 눈에도 보일 것이기 때문에, 남들도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믿는다. 만일 그들이 우리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들이 아직 관련 사실을 접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자신의 이익과 이념에 눈이 멀었기 때문이라고 결론 내린다. 사람들은 자신이 살아온 배경이 자신의 관점을 형성시켰다는 점은 인정하면서, 그런 경험들이 하나같이 자신의 통찰력을 더 깊게 만들어 준 것으로 보곤 한다. 예를 들어 의사가 업인 사람은 의료계 문제에 특별한 통찰을 얻게 된다는 식이다. 하지만 남의 배경은 그들이 보이는 편향과 은밀한 동기를 설명하는 데에 활용된다. 예를 들어, 의사들은 변호사들이 불법 행위법 개혁안에 견해가 다른 것이 변호사들이 불법 행위(의료 과실)의 희생자와 함께 일을 하기(따라서 일을 하며 자신만의 특별한 통찰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다 사고에 편향이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소박한 실재론자들이 보기에 모든 사람이 이념과 이익 추구에 영향을 받는 것은 대낮의 일처럼 명백한 사실이다. 단, 나만은 예외다. 나는 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사람이니까. -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행복>, 조너선 하이트 지음 / 왕수민 옮김 - 밀리의서재
https://millie.page.link/YBpLi9FepGZJqA9W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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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들이 종종 사람들로부터 경멸을 당하는 한 이유는, 그들이 진실을 위해서가 아니라, 의뢰인의 이익을 위해 싸움을 벌이기 때문이다. 훌륭한 변호사가 되고자 할 때에는, 훌륭한 거짓말쟁이인 것이 큰 도움이 될 때가 많다. 뻔뻔한 거짓말까지는 하지 않더라도, 불편한 사실은 되도록 숨기고 판사와 배심원단 앞에 뭔가 그럴싸한 대안적 이야기, 더러는 그들 자신도 사실이라고 믿지 않는 이야기를 짜깁기해서 내놓을 수 있는 변호사들은 숱하다. 우리 내면의 변호사도 똑같은 방식으로 작동하지만, 문제는 그 내면의 변호사가 지어낸 이야기를 우리가 얼마간은 실제로 믿는다는 데 있다. 내 안의 이 변호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려면, 우리는 변호사가 실제 일하고 있는 순간을 포착해야 한다. 아울러 변호사가 가벼운 압박과 과중한 압박을 받을 때 각각 어떻게 대응하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행복>, 조너선 하이트 지음 / 왕수민 옮김 - 밀리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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