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다리의 뼈 속에는 골수가 있고 머리뼈 속에는 뇌가 있습니다. 골수와 뇌는 모두 순수한 지방 덩어리로 영양이 풍부한데, 이를 노리는 경쟁자는 벌레와 박테리아 정도입니다. 초기 인류가 아무리 약했다 해도 이정도는 물리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뼈 안의 영양분을 취하는 데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뼈는 매우 단단하다는 점입니다. 특히 팔다리뼈는 먼 훗날 무기로도 사용할 정도로 굵고 단단합니다. 이빨로는 이런 뼈를 깰 수 없습니다. 그래서 초기 인류는 돌로 뼈를 깨서 골수를 빼 먹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뼈 깨는 돌은 점점 그럴싸한 모양새를 갖춘 ‘석기‘가 되었습니다. 호모 하빌리스가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올도완 석기는 이렇게 뼈깨는 돌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 P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