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셔먼 알렉시 이야기가 나오니 생각나서


2008년과 2009년 우리 옆동네 도서관에서 San Diego Children's Book Fair라는 행사를 하였다. 그림책과 어린이 책 작가들이 와서 사인회도 하고, 강연도 하고 그러는 너무 좋은 행사였는데 아쉽게도 예산부족으로 2회만에 그만 두게 되었다.


2008년에 이어 2009년 행사에도 밑의 꼬마 둘을 데리고 갔었던 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작가들 사인하는데 줄서서 받고, 뭐 먹고, 스토리타임도 듣고, 강연도 듣고 하다가 같이 오지 못한 큰아이 책을 하나 사다 줘야지 하는 마음에 YA 책을 찾았다.

보니 사인받는 줄도 별로 길지 않은데 상받은 책이라고 표지에 표시가 있길래 뭐 일단 상받은 거니까 (이렇게 무식하게 책을 고르다니!) 하면서 사서 사인을 받아왔다.




그 책이 바로 















나중에 이 책을 읽고 아 내가 이 책을 미리 읽고 갔었다면! 하고 생각했다. 너 책 정말 좋다고 좋은 책 써줘서 고맙다고 말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시간은 많이 흘러 막내녀석도 이 책을 읽을 만한 나이가 되어 읽어보라고 줬는데 읽긴 읽은 건지 영 시쿤둥하다. 녀석 예전에는 무뚝뚝하게나마 엄마랑 책읽고 이야기 하더니만 이제는 책은 거의 읽지도 않으면서 그나마 말도 안하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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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8-02-13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 받은 책 고르면 무식한 거에요??? 저는 늘 그렇게 고르는;;;;; 저 너무 무식한 듯~~~😅
저 책 읽어보고 싶어요!! 좋다시니!!!!

psyche 2018-02-13 13:28   좋아요 1 | URL
다른 건 하나도 안보고, 무슨 상인지도 모르고 그냥 상 딱지만 보고 샀으니까요. ㅎㅎ 저도 종종 상 받은 책 골라요.

cyrus 2018-02-13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 도서관이 주최하는 문화 행사가 예산 부족으로 조기 종료되다니 의외입니다. 혹시 셧다운제의 여파인가요? ^^;;

psyche 2018-02-14 01:10   좋아요 0 | URL
벌써 거의 십년전 일이네요. 예산문제로 행사가 없어지는 일이 종종 있어요. 한동안은 예산문제로 도서관을 일주일에 5일만 연 적도 있었죠. 저 행사는 돈이 많이 들 거 같아요. 유명한 작가들이 많이 왔었거든요. 그래도 두번 하고 없어진 건 너무 아쉽더라구요. 매년은 아니더라도 이삼년에 한번씩이라도 하면 좋을텐데요.

북극곰 2018-02-14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왕, 좋으셨겠어요! 제가 읽은 책도 저거예요. ㅎㅎ
작가님이 생각보다 엄청 젊다, 했더니 십년 전이군욧. 작가도 만나고 사인도 받고, 너무 부럽습니다.!@ 뭐라고 얘기라도 해보고 싶지만, 저는 영어로는 꿀먹은 벙어리겠지요. ㅠㅠ

먼 곳에서지만, 구정 명절 잘 보내세요. ^--^

psyche 2018-02-15 05:34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십년 전 사진이네요. 저도 뭐 영어는 못하지만 책을 읽고 만났다면 훨~~~신 좋았을 거라서 많이 아쉬웠었어요.

여기야 뭐 구정이 휴일도 아니고 하니 조용하게 지내겠죠. 북극곰님 명절 잘 보내세요~

유부만두 2018-02-15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책 읽었는데 분명 읽었는데 ..줄거리 생각이 안나요. 어쩜 이렇죠? ....

psyche 2018-02-15 10:13   좋아요 0 | URL
유부만두도 까먹기 사총사중의 하나잖아 ㅎㅎ
 

보통 2월 첫째주 일요일은 슈퍼볼 선데이다. 풋볼의 인기가 예전같지 않지만 그래도 슈퍼볼은 아직도 상당히 인기가 있어 그때 하는 광고들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중간에 하는 하프 타임 쇼 또한 유명하다. 작년에는 레이디 가가의 하프타임 쇼가 아주 멋있었는데 올해는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했다. 아니 이건 정말 너무 한거 아닌가? 나는 저스틴 팀버레이크를 싫어하지 않지만 그가 하프타임쇼에 선다는 건 잘못된 거라고 생각한다. 2004년 하프타임 쇼 때 자넷 잭슨과 쇼를 하다가 가슴 노출 사건이 일어나고 그로 인해서 한참 잘나가던 자넷 잭슨의 인기가 완전히 곤두박질 치지 않았던가! 오히려 피해자였던 자넷 잭슨이 욕을 먹고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는데!!! 고의는 아니었다고 해도 실수를 한 사람은 팀버레이크였는데 그를 다시 하프타임 쇼에 세우다니? 


아 이 이야기 하려고 했던건 아닌데 하다보니 흥분을...

암튼 슈퍼볼은 온가족이 함께 모여 시청을 하기도 하고 친구들과 함께 바에서 으샤으샤 맥주마시면서 보기도 하는 전국적인 스포츠 행사. 


내가 열심히 보고 있는 <This Is Us>에서도 슈퍼볼 이야기가 나왔다.

주인공들이 12학년 (고3) 이었을때,

아빠랑 엄마는 올해가 아이들과 함께 슈퍼볼을 보는 마지막 해가 될거라면서 열심히 준비를 한다. 아빠는 티비받침대를 손수 만들고, 엄마는 슈퍼볼 보면서 먹을 간식들을 준비하고. 그런데 젤 착한 랜들은 여자친구가 풋볼 관심없다고 영화보러 가자고 해서 영화보러 나가고, 케이트는 친구들이랑 모여서 파티한다고 나가고, 케빈은 엄마 아빠랑 한바탕 싸우고 여자친구집으로 가버리고 그래서 결국 부부 둘이 앉아서 슈퍼볼을 본다.


이 에피소드를 보는데 어찌나 익숙한 상황인지! 이번이 가족이 같이 할 수 있는 마지막일 수 있어서 하면서 이것저것 엄마아빠가 계획했는데 부부 둘만 덩그라니 남게 되는 일이 우리만의 일은 아니었어. 혼자 앉아서 막 공감하면서 봤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슷한 부분이 많다. 


드라마에서는 이 일이 있고 불행한 일이 생겨 정말 가족이 앞으로 함께 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드라마 초반부터 이 일이 일어나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므로 스포일러 표시는 하지 않음) 아빠와 싸운 뒤 사과를 할 기회를 가질 수 없게 되어 버린 케빈이 너무 안스러웠다. 오랫동안 괴로워하며 살게 되겠지. 살면서 그렇게 후회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살아가지만 인생이라는 건 도대체 내 뜻대로 되는게 아닌법.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노력하고, 후회하고 하지만 너무 괴로워하지 않게 되기만을 바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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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8-02-13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빠가 죽는 군요!!ㅠㅠ
이 드라마 봐야 하는데. 이제 딸에게 차도 주고 왔으니 슬슬 시작해 볼까봐요~~~.

psyche 2018-02-13 13:22   좋아요 0 | URL
네 꼭 보세요~~ 잘 다녀오셨어요?

라로 2018-02-13 14:50   좋아요 0 | URL
네~~~ 아주 좋은 여행이었어요!!!^^

유부만두 2018-02-15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미네소타가 잘 하다 끝에서 망했다고 들었어요.
미네소타서 경기하는 건데.

그나저나 팀버레이크를 무대에 세운건 정말 잘못이네

psyche 2018-02-15 10:12   좋아요 0 | URL
그치 너무했지. 사람들이 많이 항의하고 자넷 잭슨 세우라고도 했었는데 또 그냥 그렇게 하더라구
 














나는 원래 책에 줄치거나 그런 것을 잘 하지 않는다. 책을 소중하게 생각해서 조심스럽게 읽는 그런 사람 아닌데.. 잘 안펴지면 책을 펼쳐서 무식하게 막 꾹꾹 누르기도 하고 밥먹으면서, 라면 먹으면서 읽어서 막 김치국물 튀기도 하고 그러는데 생각해보니 이상하네. 고등학교때는 막 줄치면서 읽고 그랬었는데 언제부터 안 그랬던거지?

그런데 이 책 읽으면서 오랫만에 밑줄 쫙하고, 막 스티커로 표시하고 그러고 있다. (현재 삼분의 일 정도 읽음) 



내가 읽는 책은 한글판인데 앞의 책커버를 벗기고 읽으면서 사진을 찍었더니 영어로만 되어있네. 사실 읽다보니 미국의 팝송, 드라마, 책 이런 이야기가 많아서 영어로 읽는것도 괜찮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긴 하지만 영어와 한글 두개가 다 가능할 경우는 무조건 한글로 ㅎ


'나는 여성의 힘을 믿는다'챕터에 보면 메간 콕스 거든이라는 사람이 월스트리트 저널에 최근 영 어덜트 소설이 너무 무겁고 어둡게 흐르는 경향에 대한 것을 쓴 이야기가 나오고 그 것에 대한 반박으로 셔먼 알렉시가 쓴 것이 나왔다. 셔먼 알렉시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이고(책은 비록 한권밖에 안 읽었지만 너무 좋아하는 작품이다) 내가 관심있는 주제이기 때문에 월 스트리트 저널에서 두개의 칼럼을 다 찾아봤다. 헐 월 스트리트 저널을 읽으려면 돈을 내야 하네...흑 그래서 혹시나 하고 구글신께 여쭤봤더니 역시 방법이 있었다. 이 칼럼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공유를 한다음에 그 링크로 들어가면 전문을 읽을 수 있다. 페북으로 링크걸어 두 칼럼을 다 읽어보았다.


혹시 읽어보고 싶으신 분을 위해 링크 


메간 콕스 거든의 Darkness Too Visible



셔먼 알렉시의 칼럼은 읽으면서 살짝 울컥했다. 지난번 유부만두님의 서재에서 읽었던 아이들 책에 대한 디카밀로의 칼럼과 비슷한 맥락이다. 


칼럼에서 언급된 책이랑, 이 나쁜 페미니스트에서 언급된 책들 

그래서 또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 길게 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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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8-02-12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록산 게이의 강연 영상만 여럿 봤어요. 그래서 이 책은 읽은 기분;;;; 추천하신 칼럼도 찾아볼게요. ^^

psyche 2018-02-12 08:39   좋아요 0 | URL
에세이 모음집이라서 아마도 강연과 겹치지 않을까 싶어. 여기서 살다보니 뭐랄까 잘사는 백인 여성이 하는 말이 좀 꼬여서 들릴때가 많거든. 이 사람은 흑인이라 그런지 같은 유색인종으로 통하는게 좀 있는거 같고. 끝까지 읽어봐야 하겠지만 지금까지는 나랑 코드가 잘 맞는 느낌.

북극곰 2018-02-12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셔먼 알렉시 저도 무척 좋아해요! 저도 읽은 건 하나밖에 없지만. 칼럼 잘 읽었습니다. 요런 칼럼들 찾아서 붙여주시니 너무 감사~~ ^^

˝I don’t write to protect them. It’s far too late for that. I write to give them weapons–in the form of words and ideas-that will help them fight their monsters. I write in blood because I remember what it felt like to bleed.˝

psyche 2018-02-12 23:48   좋아요 0 | URL
아마도 ....part-time indian이거 읽으셨겠죠? 맨날 제목 끝만 생각나서...ㅎㅎ 칼럼 좋죠? 저부분은 왠지 울컥하기로 했어요.

라로 2018-02-13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링크 다 저는 앞부분만 나와요. Subscribe 하거나 사인인을 해야 하네요~~ㅠㅠ

psyche 2018-02-13 13:17   좋아요 0 | URL
페북이나 트위터 하시면 내 계정에서 셰어하시고 읽으면 되는데 둘다 안하시죠?

라로 2018-02-13 14:50   좋아요 0 | URL
네. 둘 다 안 해요. 흑
 

오늘 기분이 우울한 딸아이 기분을 풀어주려고 그동안 못하게 해왔던 더블 피어싱을 드디어 하게 해 주었다. 기분이 좀 풀어졌을라나

집에 돌아오는 길 고속도로에서 차가 떠나가라 딸아이가 만들었다는 '우울할때 듣는 BTS 플레이 리스트'를 틀어놓고 들썩들썩 몸을 흔들면서 달렸다.


 

얌마 니 꿈은 뭐니

얌마 니 꿈은 뭐니

얌마 니 꿈은 뭐니

니 꿈은 겨우 그거니


한참 큰소리로 노래를 따라부르다가 번뜩 생각났다


"야 너 운전할때 절대 음악 이렇게 크게 틀면 안된다! 진짜 위험해!!!"


아이참 운전할때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또 망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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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8-02-12 0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재밌어요!! 얌마 니 꿈은 겨우 그거니~~~ㅎㅎㅎㅎㅎ
저 지금 게으르게 모텔에서 그 옛날 헐크 보고 있어요~~~ㅎㅎㅎㅎㅎ

psyche 2018-02-12 08:03   좋아요 0 | URL
BTS 노래 맘에 드셨나요? 저는 요즘 엔양때문에 머리속에서 방탄소년단 노래만 계속 울린답니다

유부만두 2018-02-15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탄소년단 리듬이 쎄서 머리가 울려요. ㅎㅎㅎ

psyche 2018-02-15 10:09   좋아요 0 | URL
내 머리속 귀속에 내내 울리고 있어. 정말 haunted 된 듯 ㅎㅎ
 















나는 정말 이 책을 좋아하고 싶었다. 안그래도 계속적으로 인종갈등이 더해지고 있는 이 때 이런 것을 다룬 책들이 많이 나오는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다루는 주제가 좋다고 해서 책이 엉망이어도 된다는 건 아니다. 아마존이나 굿리즈에 보면 이 책의 평점은 어마어마하게 높다. 어쩌면 이런 주제를 다루는 책에 나쁜 평점을 준다는 것이 이 책의 주제에 반대하는 것으로 보일까봐, 인종차별주의자로 보일까봐 사람들이 몸은 사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아니다. 아무리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중요하고, 맞는 말이어도 이것은 뉴스기사가 아니고 문학작품이기 때문에 주제에는 공감해도 책에 대한 평점은 나쁘게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일들은 우리나라 영화에서도 종종 일어나는 일이어서 영화의 완성도에 대한 비판을 영화가 이야기하는 주제에 비판으로 받아들여서 나쁜 평점을 준 사람을 비난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 않은가. 그 두개는 엄연히 다른 것인데 말이다. 옳은 주제를 다룬다고 해서 작품의 완성도까지 자동으로 올라가는 것 결코 아니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적절한 예이다.


일단 흑인 청소년이 주인공이라는 것만 알고 읽기 시작했던 나는 주인공 이름이 마틴인줄 알았다. 그런데 주인공 이름은 저스티스 (Justyce) 이고 얘가 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가르침을 따라 살아보려고 하면서 중간중간에 편지를 쓰는거다. 그래서 디어 마틴인것. 즉 '마틴 선생님께' 뭐 이런거다. 내 선입견인지는 모르겠으나 도대체 12학년 남학생이 드물지만  일기를 쓸 수도 있다쳐도 과연 디어 마틴 이러면서 글을 쓸까?? 9학년인 아들녀석을 봐도 그렇고, 주변의 아들들을 봐도 그건 도무지 상상이 안된다. 저렇게 누구에게 이렇게 쓰는건 우리시대에도 중학교때나 하던 일이 아니었던가. 안네의 일기 따라하면서.

그래 뭐 어쩌다 그런 아이가 하나 있다고 치자. 이 아이가 디어 마틴이라고 마틴 루터 킹 주니어에게 편지를 쓰는 이유는 그의 가르침을 따라 살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편지에는 그 가르침에 대한 연구나 진지한 고민보다는 그냥 넋두리나 있었던 일이 주를 이룬다. 이건 정말 아니지 않은가? 차라리 마틴에게 편지를 쓰면서 마틴의 가르침과 지금 일어난 일을 연결해서 쓴다든지, 좀 더 구체적으로 이렇게 현실세계에 적용하면 어떤지 이런걸 썼어야지. 이렇게 일기처럼 쓸거면 굳이 디어 마틴이라고 쓸 이유가 없다.


일단 처음부터 인상을 구기고 들어갔지만 그래도 나는 선입견 때문일거야. 이런 아이도 있을 수 있지 하면서 계속 읽었는데 갈수록 태산이다. 이 작가의 데뷰작이라고 하던데 여기저기 어설프다. 중간중간 다른 스타일로 넣은 것들이 색다른 시도라기 보다는 어떻게 할지 몰라서 이것저것 끼어넣은 것 처럼 되어 산만하게만 만들고,  중요한 사실이나 결론들, 주인공이 고민하다가 깨달아야 하는 이야기들을 등장인물의 대사로 일일이 설명하고, 이것저것 사건은 잔뜩 넣어놓고 마무리는 어찌나 허술하던지. 아 정말 총체적 난국이다. 사실 중간까지 읽고 그만 읽으려고 하다가 파트 원 마지막 부분에서 헉 하는 부분이 나와서 '그럼 그렇지. 그렇게까지 평점이 좋은데 뒷부분은 확 달라질거야!' 하고 계속 읽었다가 마지막에 결국 내 머리를 잡아 뜯고 말았다. 


요 바로 앞에 읽은 책에 평점을 믿지 말자고 해놓고 한달도 아니고, 일주일도 아니고 하루만에 또 속다니. 나는 정녕 바보인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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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8-02-08 0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짝짝짝! 👏 맞아요!! 주제가 좋다고 책이 엉망이 되어도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도 얼마전에 굿리즈 에서 the Black Pearl 의 리뷰를 봤는데 별 하나를 줄 정도가 아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인색하더라고요. 읽어보면 어렸을 때 읽었는데 별로다라는 내용인데 다시 읽지도 않고 평점을 매긴 것 같았어요. 암튼 오랫만의 프님의 글 반갑습니다요!!!😍

psyche 2018-02-08 08:54   좋아요 1 | URL
사실 저는 굿리즈 평점은 별로 신뢰하지 않긴 해요.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별을 주기 때문에 정말 좋은 작품이 평점이 나쁘거나, 후진 작품이 높은 평점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아마도 어린 학생들도 많아서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이거나, 학교에서 읽으라 했는데 읽기 싫었던 작품에 막 별 한개씩 주고, 유치한 데 재미있는거에 막 별5개 주고 그러기도 하는거 같더라구요.
근데 이 책은 책을 다 읽은 후에 리뷰도 대충 봤는데도 제 생각에는 주제 때문에 감히 나쁜 평점을 못준거 같아요. 아무리 봐도 별로인 작품이거든요. 근데 다들 별5개라니!

북극곰 2018-02-08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눈여겨 보고 있었는데, 그렇군요. 일기 쓰는 9학년 남학생이라. 일단 설정이 좀 현실성이 있어야 몰입도 되는데 말여요. 저는 덕분에 이 책 볼 시간 아꼈는데.... 님은 어쩝니까. (이거 약올리는 건 아닌데... 어째 쓰다보니 그런 거 같은 ^^)

psyche 2018-02-08 08:54   좋아요 0 | URL
어쩐지 약올리시는거 같은데요?? 흑 너무해
아 그리고 주인공은 12학년이에요. 9학년은 제 아들놈. 12학년 남학생이 편지형식의 일기를 쓴다 이거 좀 현실성없는거 맞죠?

유부만두 2018-02-08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핍진성이 떨어지는 소설이네요. 이거!
(요새 ‘소설 작법‘에 대한 책을 보고 있어요) Versimilitude
그럴법한 상황에 그럴것만 같은 디테일과 캐릭터로 사건을 펼쳐야하는데 (심지어 판타지 소설에도 디테일이 중요하대요) 이건 좀 많이 ‘주제의식‘이 앞서 버렸네요. 설득력이 ...

그나저나 전 대체로 쉽게 설득되는 독자에요. 삐삐를 읽었는데 삐삐가 혼자 괴력을 지니며 산다는 데 별 의문도 안생기고 아, 얘 재밌게 사네, 하고 부럽기만 하네요. ㅎㅎ

psyche 2018-02-09 01:40   좋아요 0 | URL
핍진성은 특히나 판타지나 SF같은거에서 더 중요한거 같아. 상상으로 이루어진 곳이기 때문에 더욱 디테일이 중요한듯.
이 책은 유부만두 말대로 주제의식이 너무 앞섰고, 잘 다듬어지지 않은 아마추어의 냄새가 너무 많이 났어.많이 허술하더라구.
그게 어떤 책은 말도 안되는 상황들도 다 받아들이게 되는데 어떤 책은 막 거슬리더라구. 그게 바로 작가의 능력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