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SD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 캠퍼스 곳곳에 스튜어트 콜렉션이라고 하는 여러 예술가들의 작품들이 설치되어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서도호의 Fallen Star.

2011년에 설치되어 2012년부터 일반에게 공개되었다고 하는데 나는 이 작품 설치할 때 뉴스에 나온 것을 흘낏 본 적이 있을 뿐 들어가서 볼 수 있는지도 몰랐다.


저렇게 건물 꼭대기에 비스듬하게 얹혀 있는 작은 집이 바로 Fallen Star



일반에게 공개되는 시간은 화, 목요일 11-2시까지. 

확인을 안 하고 갔었는데 마침 딱 시간이 맞았다. 사실 이날 슬슬 대학캠퍼스를 걸으면서 구경 할까 하고 나선 것이었는데 주차장에서 이곳까지 생각보다 가까웠기 때문에 그럼 우리 저기까지 걸어 올라갈까? 하고 계단으로 올라갔다. 아 생각보다 7층은 멀었다 헥헥. 높은 빌딩 불 났을 때 소방관들이 계단으로 몇 십층씩 올라가는 이야기를 하면서 힘을 냈다. 겨우 7층 올라가면서 너무 오바했나?  생각해보니 무릎도 안 좋은데 왜 나에게 이런 짓을 한 거야. 내려갈때는 꼭 엘리베이터 타야지


옥상으로 가니 정원에 집이 저렇게 비스듬히 있다. 그냥 집만 찍었더니 내가 삐뚜룸하게 찍은 것 처럼 보이고 집이 기울어진 것이 잘 안 드러나서 흉하지만 셀카찍는 내가 들어간 사진을 올린다. 기울어진 집이 딱 느껴지시죠? 10도 기울어진 것이라고 한다.




집 안이 기울어져 있음을 알 수 있는 샹들리에



실내는 정말 집처럼 아늑하게 꾸며져있다. 구석구석 가족 사진들, 책, 작은소품들, 낡은 가구등



이 작품은 서도호 작가가 처음 미국에 왔을 때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한 느낌을 표현한 것이고 한다. 새로운 환경에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적응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불안함과 두려움을 보여주는 것일까. 이곳에 들어가니 속이 울렁거리는 멀미가 느껴지고, 집의 제일 안쪽으로 들어갈 때는 괜스레 불안감이 몰려들어 발을 떼기가 어려웠다.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기만 해도 어지러운 현기증에 의자에 잠시 앉아있었다. 

아, 이거였던가. 내가 처음 미국에 도착했었을 때 느꼈던 아찔한 현기증이.


이 작품에 대한 기사는 여기에 가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20604000406


영어로 된 이 작품의 설명은 여기

http://stuartcollection.ucsd.edu/artist/suh.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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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8-02-15 0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네요!! 딱 그정도 기울어진!! 저 서도호 작가 왕 판인데(말만) 작품 보러 UCSD가봐야 겠어요!! 그런데 7층을 올라가시느라 정말 힘들었겠어요!!! 아이들이랑 다 같이 가셨나봐요?? 그래도 올라가신 후에 저렇게 파란 하늘에 왕구름 떠있는 것을 보니 다리 아픈 것도 다 잊으셨겠다. 멋져요!! 멋져!!!!
그리고 제목 죽이네요!!👍

psyche 2018-02-15 07:29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랑 간 거 아니구요. 친한 아줌마들이랑 갔어요. 아이들이면 절대 안 걸어가죠. 같이 가지도 않았겠지만 ㅎㅎ

라로 2018-02-15 0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달때는 비디오 안 보였는데 지금 비디오 보니까 저 집 안에 있는 초록 램프랑 러시아 인형 이름은 까먹었지만 그것도 저희 집에 있어요!! ㅎㅎㅎㅎ 꼭 가서 봐야겠어요!! 프님 너무 좋은 곳에 사셔~~~!! 저도 언젠가 그곳에서 살 수 있기를 고대하며....

psyche 2018-02-15 07:33   좋아요 0 | URL
올리고 보니 비디오 링크를 까먹어서 다시 넣었어요.
저 비디오 보면서 아 저런거 있었구나 했어요. 저 집안에서는 너무 멀미가 나서 제대로 못보겠더라구요. 계속 울렁울렁거렸어요. 주로 앉아 있다가 나왔다는.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 와서도 로비에 한참 앉아 있을 정도로 속이 안 좋더라구요. 나이 들수록 몸의 적응력이 떨어지는 걸까요?
암튼. 여기 살면 뭐해요. 맨날 집에서 뒹구는 걸요 ㅎㅎ. 저 작품도 설치된지 6년만에야 본거네요. ㅎㅎ

책읽는나무 2018-02-15 0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저도 만약에 저 집에 들어간다면 현기증이 날 듯해요.
요즘따라 익숙치 않은 다른 환경에 속할때 속이 울렁거리거나 가슴이 뛰거나 뭐랄까? 좀 심리적 변화가 미세하게 일어나는 것 같더라구요.이 증상 뭐지?? 그러고 있답니다ㅋㅋ
암튼 덕분에 좋은 작품 구경했습니다.
저흰 곧 설이에요.
프시케님도 그곳에서 실감나지 않으시겠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psyche 2018-02-15 08:17   좋아요 0 | URL
멀미가 엄청 나더라구요. 달팽이관이나 뭐 그런게 기울어져서 그런걸까요?
새로운 환경에 부딪힐때 속이 울렁거리고 어지러운 그런 느낌을 이렇게 표현해내다니 역시 대단한 예술가인거 같아요.
책읽는 나무님도 명정 잘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유부만두 2018-02-15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쁜 집인데 저런 심오한 뜻이 담겨있군요. 현기증이 생각보다 많이 나나봐요.
예술품도 찾아다니는 언니님! 그곳의 맑은 하늘이 부러워요. 여긴 안 추워지니 미세먼지 ㅜ ㅜ
전감 늘어놓고 들어왓어요. 내일은 설날.......도망가고싶어요...

psyche 2018-02-15 10:08   좋아요 0 | URL
예술품을 찾아다닐리가... 나 게으른 거 알면서... 사람들이 같이 걷자고 가자고 해서 끌려나갔다가 보게 된거지. ㅎㅎ
이것에 대해 좀 알고갔으면 더 좋았을텐데 다시 가기는 두렵네. 엄청 속이 울렁거렸거든.

서니데이 2018-02-15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syche님, 즐거운 설연휴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psyche 2018-02-15 15:37   좋아요 1 | URL
여기는 설날이 휴일이 아닌데요 어쩌다 올해 다른 휴일과 겹쳤네요. 서니데이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