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뭘 떴는지 궁금해하시는 것 같아 다시 왔습니다. (네? 궁금한 사람 아무도 없다고요? 그래도 어쩔 수 없습니다. 어쨌든 뜨개니까)


페넬로페 님이 말씀하셨듯 뜨개질도 중독인지라 지난 석 달 동안 뜨개 중독에 빠져지냈습니다.

처음에는 동생이 뜬 옷이 이뻐서 따라 떴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옷 뜨기 초보가 뜨기에 딱이었습니다. 두꺼운 실이라 단이 팍팍 올라가고 신경 쓸 무늬랄 게 없고 모양도 T 자 형태를 두 개 떠서 붙이면 되는 거라 간단하면서도 옷 뜨개에 대한 자신감 뿜뿜하기 적격인 도안이었죠.

결과물은 이거예요.


옷 사진 찍기 정말 어렵더라고요. 실물은 사진보다 훨씬 이뻐요.(내눈에만? ㅎㅎ) 올겨울 캘리포니아가 이상 기후로 많이 추웠기 때문에 유용하게 입었죠.


이 잠바(?) 자켓(?)을 뜨고 탄력받은 김에 제 조끼를 도전해 봤습니다.


아랫단 고무뜨기는 한 호수 작은 바늘로 뜨는 게 좋다는 요령을 몰라 밑단 부분이 좀 우글거리게 되었지만 이 정도면 두 번째 작품으로 훌륭하죠? ㅎ (계속 자뻑 모드)


두 개를 성공하니 눈에 뵈는 게 없어졌습니다.


뭐든지 말만 해 다 뜰 수 있어! 엄마의 큰소리에 J 양이 테일러 스위프트 가디건을 요청했고 역시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이 덕에 미국식 도안 보는 법도 알게 되었죠.

혹시 관심 있는 분을 위해 알려드리면

Lion 실 회사에서 무료로 제공한 도안은 여기

https://www.lionbrand.com/products/folklore-cardigan-knit

중간에 보면 다운로드 프리 패턴 버튼이 있습니다.


뜨는 데 도움을 준 유튜브는 여기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hGvI23BUx8aE0BdEJME3nGqxGTlkTvsu


그래서 나온 결과물은



처음에는 엄마 맘대로 떠달라던 N 양은 언니의 가디건을 보더니 마음이 바뀌었나 보더라고요.

언니랑 똑같지는 않게 하지만 비슷하게 떠달라네요

그래서 https://www.ravelry.com/ 의 무료 도안을 샅샅이 뒤지고 고른 뒤 N 양의 취향에 맞게 조금 바꿔봤습니다. 이제 도안을 원하는 대로 바꿀 줄도 알게 된 프시케! 알고 보니 뜨개질이 숨겨진 저의 재능이었던 걸까요?

암튼,

역시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뜨개 중독에 빠져 서재에도 안(?) 못(?) 오다가 이렇게 오게 된 건, 

N 양의 가디건을 완성하자마자 바로 제 걸 뜨기 시작했는데

뜨다 보니 사이즈가 넘 크게 된 거예요. 무늬도 손이 많이 가기도 하고. 

그래서 실 거의 한 뭉치를 다 떴는데 아까워서 고민하다가 그냥 싹 풀어버렸죠. 조금이라도 맘에 안 드는 부분이 있으면 빨리 풀어버리는 게 맞으니까요. 힘들게 떠 놓고 안 입으면 그게 더 속상하잖아요.



 그러고 나니 뜨기가 싫어지더라고요. 드디어 뜨개질 중독에서 벗어났나 했는데 이거 쓰다 보니 빨리 쓰고 다시 떠야겠다는 마음에 엉덩이가 들썩들썩하네요. ㅎㅎ 그래도 밀린 2022년 결산을 곧 해야겠죠? 뜨개질 이야기할 것도 많은데 그건 언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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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3-03-24 06: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프시케님 독학으로 이렇게 멋진 옷을 만드시다니 대단하세요~👍
저는 첫 번째 차콜색 니트가 참 이쁘네요.
따님 가디건은 벽에 걸어될 정도로 예술작품입니다.😍
프시케님의 가디건도 기대할게요 ~^^

psyche 2023-03-27 09:30   좋아요 0 | URL
첫 번째 것은 정말 쉬워요. 근처에 계시다면 제가 가르쳐드릴텐데....
요즘은 유튜브가 워낙 잘 나와서 누구든지 배울 수 있는 거 같아요.
열심히 떴으니 딸이 잘 입었으면 좋겠어요. ㅎㅎ

은하수 2023-03-24 07: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머낫.. 저게 독학으로 가능하다니 ... 그걸 또 작품으로 이뤄내시네요~~잘 입으셨다니 얼마나 뿌듯하실까요^^ 두고두고 오래 입게 되실거 같아요~~ 많이 많이...하지만 쉬엄쉬엄 하세요 몸 아파요!
예쁜 옷 건강하게 입어야죠.

psyche 2023-03-27 09:31   좋아요 1 | URL
이 모든 게 유튜브 덕이죠. ㅎㅎ
근데 말씀대로 몸이 아파요. ㅜㅜ 마음은 막 더 뜨고 싶은데 무리하면 팔 어깨 허리 모두 쑤셔요. 그래서 이제는 좀 슬슬 뜨려고요. 은하수님 말씀대로 건강하게 입어야죠!

자목련 2023-03-24 08: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시네요. 정말 예쁘고요. 다 입어보고 싶습니다. 목 디스크가 살짝 걱정입니다.

psyche 2023-03-27 09:33   좋아요 0 | URL
ㅎㅎ대단한 건 아니고 사실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어깨랑 팔이 아파서 목은 생각도 못 했는데 목도 주의해야겠네요. ㅜㅜ

모나리자 2023-03-24 09: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대단하십니다!!
전 예전에 티셔츠 뜨다가 그만 둔 적이 있어요.ㅜ ㅎ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psyche 2023-03-27 09:34   좋아요 1 | URL
예전에는 아예 옷 같이 오래 걸리는 걸 뜰 생각도 못했었어요.
이제 이렇게 옷 뜨는데 푹 빠진 걸 보니 저도 나이가 들었나봐요. ㅎㅎ

햇살과함께 2023-03-24 0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프시케님 대단하십니다
한 벌 주문하고 싶어지네요! 1번으로요^^

psyche 2023-03-27 09:35   좋아요 0 | URL
ㅎㅎ 이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근처 계시면 제가 가르쳐드리고 직접 떠서 입으실 수 있을텐데 아쉽네요

책읽는나무 2023-03-24 10: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
핸드 메이드 마크 달아서 매장에 팔아도 되시겠어요.
따님들 가디건이랑 조끼랑 반소매 쟈켓 가디건? 이름이 애매하네요?ㅋㅋㅋ
암튼 다 예쁘네요. 자랑하셔도 됩니다^^
뜨개 정말 중독이던데..ㅋㅋㅋ
전 태교용으로 친구랑 뜨개 같이 배워서 애기 목도리랑 모자 만들고 남편 쉐타 뜨는 도중에 애를 낳아...옷은 못만듭니다ㅜㅜ
도안을 봐도 복잡하던데, 와 독학으로 저렇게 다 뜨시다니 정말 대단하셔요.
전 겨울만 되면 뜨개질 하고 싶더군요. 그래서 할줄 아는 목도리만 떴다가 풀었다가 그것만 계속 합니다ㅋㅋㅋ
프시케님 손이 넘 부럽습니다^^
근데 목이랑 어깨랑 허리랑 손가락 괜찮으세요?ㅜㅜ
쉬엄쉬엄~~^^;;;

psyche 2023-03-27 09:40   좋아요 2 | URL
목은 아직 괜찮고 어깨 허리 팔 다 아파요. ㅜㅜ
큰 딸 것 뜰 때는 막 아파도 빨리 결과물을 보고 싶어서 계속 떴는데 둘째 것 뜰 때는 좀 슬슬 떴어요. 파스 붙이고 막 그러면서 뜨다보니 남편이 옆에서 너무 구박을 하더라고요. 저도 몸이 안 따라져서 더 많이씩은 못하겠더라고요. 아 슬프다. ㅜㅜ
젊었을 때부터 떴으면 더 팍팍 떴을텐데 나이 들어 하니 여기저기 막 쑤시네요.
책 읽는 나무님은 뜨개를 배우셨으니 금방 다시 하실 수 있을 거예요. 올 겨울에 다시 도전해 보세요!

scott 2023-03-24 17: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쉬케님 뜨개 사고 싶돠😍

psyche 2023-03-27 09:40   좋아요 1 | URL
scott 님 이쁘게 봐주셔서 감사함돠! ㅎㅎㅎ

기억의집 2023-03-25 00: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우 파는 옷 같아요. 저 정도의 놀라운 실력이면 눈에 뵈는 게 없는 게 맞을 듯 싶은데요. 스위프트 가디건 디자인 이쁩니다. 뜨기 쉽지 않었을 것 같아요. 동영상에
나온 가디건보다 프님이 뜨신 가디건이 휠씬 훨씬 이뻐요. 진짜 초보 맞으세요?!!!!

psyche 2023-03-27 09:53   좋아요 0 | URL
테일러 스위프트의 Cardigan 이라는 노래에 저 가디건이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테일러 스위프트 가디건이라고 판다고 해요. 제가 뜬 건 실 회사에서 무료로 내놓은 도안이라 실제 가디건과는 살짝 무늬가 다르긴 한데 그냥 같은 거라고 우기기로. ㅎㅎ
대바늘 뜨기의 초보는 아니지만 옷 뜨기의 초보는 맞아요. 유튜브 찾아보면서 하거든요. 유튜브의 설명이 얼마나 자세하던지. 유튜브 만세!입니다. ㅎㅎ

잘잘라 2023-03-25 08: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우~!!! 멋있어요. (제 나름, 눈팅만 하겠다는 규칙을 깨고 댓글을 달고 싶을 정도로 멋있고 부럽습니다.)

psyche 2023-03-27 10:13   좋아요 0 | URL
멋있다고 해주셔서 감사해요~~ 진짜 가까운 곳 계시면 제가 가르쳐드리고 싶어요.

그레이스 2023-03-25 09: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십니다.
저는 세코 떴는지 네코 떴는지 잊어버려서, 그럼 다시 세봐야하는데 그냥 떠버려요.
그래서 수세미 하나도 쭈글쭈글^^
수세미에도 미학이 있던데 말이죠. ㅋㅋ
대바늘은 어제와 오늘 작업 사이에 줄이 생긴다는...!
그냥 책이나 읽으렵니다.
암튼 존경합니다 👍

psyche 2023-03-27 10:16   좋아요 1 | URL
저도 코 몇개 떴는지 맨날 잊어버려요. 세고 또 세고 그런 답니다.
수세미는 뭐 모양이 좀 일그러져고 괜찮으니까 그냥 떠도 되죠. ㅎㅎ
뜨개질을 하니 책 읽는 게 팍 줄었어요. 드라마만 계속 보고...ㅜㅜ
둘의 균형을 맞추려면 시간이 좀 필요할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