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블로그를 만든지 딱 1년 됐네요. 서재살이 1년을 나름 정리해볼까 했는데, 고작 열두 달인데, 게을러서인지 잡념 때문인지 쉽지 않습니다.  

요 며칠 제가 쓴 글 두 개가 이곳 메인화면, 대문에 걸렸습니다. 김용철 변호사의 책이 나왔고 그게 일간지 광고가 어렵다는 기사를 보고 별 생각 없이 쓴 글이 덜컥.. 그리고 그 책과 저자를 비판하는 글에 울컥 해서 쓴 글이 또 덜컥... 

덕택에 제 블로그 방문자가 꽤나 늘었습니다. '달리는 포장마차'라고 이름붙여 술자리 2차나 3차쯤 가서 하게 되는, 흰 소리, 객소리 늘어놓는 공간이라 생각했던 여기가 북적북적하니 저야 좋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참 불편하고 찜찜하고 그렇네요.  

알라딘에서 김용철 변호사가 쓴 <삼성을 생각한다>가 꽤나 잘 팔리나 봅니다. 거기에 과연 제가 일조를 했을까 싶습니다. 그럴리야, 하면서도 참 거시기 합니다.  

지난해 여기서의 불매운동으로 서재를 접은 분들도 있고, 불매운동을 접은 분들도 있고, 상처를 받은 분들도 있고, 상처를 안고 불매를 계속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과연 알라딘과 삼성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알라딘이 삼성을 비판하는 책을 아무일 없었다는 듯 이렇게 팔아도 되는 걸까요? 출판사는 책을 만들고 서점은 책을 파는 곳이라지만... 이렇게 아무일 없었다는 듯 알라딘에서 삼성을 비판하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관련 리뷰가 대문에 걸리고...  저는 이게 참 기묘하게 보입니다.    

....

최소한, 삼성이 아니라 알라딘의 생각, 알라딘의 진정성 있는 목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삼성을 생각한다>를 알라딘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삼성과는 다른 알리딘의 실천을 보고 싶고 싶습니다. 삼성의 길이 아닌 알라딘의 길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싶습니다. 이런 무엇보다... 적어도 삼성보다는 알라딘이 부끄러움을 아는 곳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질문 2010-02-07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럼 누가 이 책을 팔 수 있을까요? 정말 궁금해서 여쭙습니다.

나무처럼 2010-02-07 08:05   좋아요 0 | URL
음... 그러게요. 교보, 영풍, 리뷰로, 반디앤, 예스24, 인터파크... 역시나 술김에 쓴 이 글이 너무 공자님 말씀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저 알리딘에서 팔지 말라는 건 아니고 좀 남부끄러워 하며 팔았으면 좋겠다는 취지였는데 제가 좀 부끄러워지네요..흠... 댓글 달아주셔서 고맙습니다.

2010-02-07 17: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07 2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24 2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월 4일자 경향신문을 읽다 본 두 개의 기사... 아니 (강금실의 어투로) 이건 코미디다, 코미디.

#1.
세종시 수정안 홍보에 행동대장 격이 된 권태신 국무총리실장. "세종시가 원안대로 되며 사회주의 도시가 될 것"이란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지만 진짜 코미디는 이게 아니다.  
그는 2005년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으로 행정부처 이전에 찬성했다고 하는데 그에 대한 답변이 걸작이다.  
"부처 이전이 이뤄질 때면 공무원을 안할 것이니 상관없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했다." 
허허. 이런 작자가 대한민국 국무총리실 실장이란다. 그래서 국무총리가 요새 그리 기행을 일삼는 것일까. 어쩌면 곧 장관이 될지도 모르겠다. 장관이 되든지 안 되든지 세종 교육기업과학도시(맞나?)가 세워질 때까지 확실히 공무원을 할 거 같은가보다.  

#2.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취임 때 인권단체들은 반대하며 '부적격'이 아니라 '무자격'이라는 이유를 댔다. 법학을 오래 공부했다지만 인권에 대해 문외한이라고 스스로 밝혔기 때문이다.  
오는 7일 새로운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이 선임되는데 그는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검증위원을 맡은 이라고 한다. 당연히 낙하산 논란이 일자 이 사람 왈, "나는 진보도 보수도 아니다"라고 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인권에 대해서는 가서 공부를 하겠다"고 포부를 밝히셨다. 어쩌다가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전문 속성학원으로 바뀌었나.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카스피 2010-02-05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병철씨까지야 뭐 이해한다고 할수도 있겠지만 "부처 이전이 이뤄질 때면 공무원을 안할 것이니 상관없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했다." 는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의 말은 참으로 우숩군요.뭐 이런 인간이 공무원이나 나라꼴이 제대로 되겠읍니까??

나무처럼 2010-02-05 01:1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그런데 그런 사람이 차기 장관 유력자로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으니 참 정신나간 나라지요. 대한민국이란 게...
 


댓글을 달다 길어져서 먼댓글이란 걸 써봅니다. 
 

   

 

 

 

 

 

 

 

내부고발자, 또는 양심선언을 한 사람에게 한국사회는 지독히 가혹합니다. 인맥과 학연으로 얽힌 좁디 좁은 한국사회에서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한 공동체의 건강성을 심각하게 위협할 정도라는 게 제 개인적 판단입니다. 미국변호사법에는 고객의 비밀보호 의무가 있다고요. 그래서 삼성의 핵심부에 있었던, 삼성으로부터 거액의 연봉을 꼬박꼬박 챙겼던 김용철 변호사의 내부고발을 문제 삼습니다.

물론 변호사에게 고객과의 비밀유지와 보호는 기본이겠지요. 하지만 한국의 변호사법 제1조 1항은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의사에게 의사로서의 윤리가 있듯이 변호사에게도 법조인으로서의 윤리가 있는 것이고 법조인이기 이전에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한 시민으로서의 의무가 있는 것 아닐까요?

또한 변호사는 마피아라도, 아동성폭행범, 존속살해범이라 할지라도 변호를 해야 하고 심지어 악마라 할지라도 악마의 변호인인 이상 그와의 비밀을 지켜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피의자가 된 마피아를 변호하고 그와의 비밀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마피아의 범죄를 목격하고, 공모하고, 수행했다면 그 변호사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그때도 고객과의 비밀(의리?)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 철칙이라며 은폐하고 침묵한다면 도대체 변호사와 조폭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삼성을 비판하면 꼭 따라붙는 게 '세계 굴지의 기업', '한국의 자존심'입니다. 그런데 김용철 변호사가 겨냥한 삼성은 작은 지분으로 삼성을 쥐락펴락 하는 이건희 일가와 왜곡된 지배구조인데 삼성에 대한 비판에 불편해 하는 분들은 삼성에서 묵묵히 일하는 노동자, 기술자, 삼성 브랜드와 일치시킵니다. 짧은 생각으로 스티브 잡스가 횡령이나 파렴치범으로 재판을 받거나 실형을 산다고 해도, 그래서 스티브 잡스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고 비판이 쇄도한다고 해도 아이폰은 여전히 잘 팔릴 거 같은데요. 토요타의 리콜사태가 토요타 기업 수뇌부의 비리 때문에 일어난 게 아니듯 말입니다. 그래서 잘 나가는 기업, 삼성에 대한 걱정은 그만 해도 좋지 않을까요?

그런데 왜 삼성을 그렇게 아끼는 분들은 삼성에서 묵묵히 일하는, 그래서 세계 최고의 브랜드를 만들어놓은 삼성의 노동자, 연구자, 기술자가 헌법에 보장된 권리로 노조를 만들겠다고 하다 쫓겨나고 탄압을 받고, 가정이 파탄나고, 목숨까지 잃는 것에 대해서는 그렇게 무심하고 인색한 걸까요? 이병철-이건희-이재용, 이 세 사람이 삼성을 다 만든 게 아니지 않습니까? 

또 그만한 기업치고 이만한 비리 없는 데가 어딨냐고도 합니다. 우리 모두 죄인이란 말인가요? 도의적 책임과 범죄는 구분되어야 한다는 한나 아렌트의 말이 떠오르네요. 나치의 대량학살, 홀로코스트에 대해 전 인류가 져야 할 책임이 있지만 그것과 별도로 나치에게 물어야 할 사법적 책임이 있다, 그렇지 않고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이래버리면 결국 나치에게 면죄부를 주는 꼴밖에 안 된다는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삼성의 비리, 한국경제에서의 전경유착과 같은 고질적 병폐를 어떻게 삼성에게, 이건희 일가에게만 물을 수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아니 그러하기에 한국경제의 손실이 혹시라도 생긴다면 그것을 감수하면서까지도 삼성에서 썩은 부분을 도려내고 새살이 돋도록 함께 노력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닐까요?

또한 이 책을 읽으며 간음하다 걸린 여인네를 돌로 쳐죽이려는 군중들을 향해 "너희 중에 죄 없는 자 있으면 돌로 저 여인을 치라" 했다던 예수의 말이 떠올랐다며 삼성을 무책임하게 비난하는 군중심리를 걱정하시기도 합니다. 저는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아 뭐라 못 하겠습니다. 그렇지만 책 밖의 세상, 한국에서는 김용철 변호사가 영락없이 간음하다 걸린 팔레스타인 여인 꼴입니다. 변호사 업무도 못하고 책 한 권 내려고 전전하다 겨우 냈는데 광고도 맘껏 못하니, 그야 말로 신세를 망친 셈이니까요. 한편 누구는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열어 건국 이후 단 한 번 있었다는 단독사면까지 시켜줬는데 말이죠.

어쩌면 예수는 죄를 묻고 심판하는 것은 본래 인간의 일이 아님을 각성시키려 했던 게 아닐까요?간음하지 말라는 율법(실정법)을 어긴 잘못보다 율법을 자의적이고 형식적으로 해석하여 집행하는 법률가를 꾸짖었던 게 아닐까요? 예수는 다른 곳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그대, 법률가들(경전해석자들과 바리세인들)에게 화 있을지언저. 그대들은 사람들이 들어가고자 하는 하늘의 왕국을 잠가버렸도다. 그대 스스로도 들어가지 못했고, 깨달음에 다가서는 자들이 입장하는 것도 허락하지 아니 했도다.”(마태복음 23:13)

아마도 좀 있으면 이른바 법률 전문가들 중에 날고 긴다고 하는 삼성의 소송 대리인단이 명예훼손이니 어쩌니 하며 벌떼처럼 일어나겠지요. 진실의 문에는 아예 들어갈 생각도 없는 이들이 문을 잠가버리듯 말이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gimssim 2010-02-07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글을 읽고 저는 이런 말이 떠올랐습니다.
'닭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진실은 힘이 세다'

나무처럼 2010-02-07 22:24   좋아요 0 | URL
힘은 지혜를 만들지 못하지만 지혜는 힘을 만들 수 있다는 말도 생각나네요. 진실의 힘을 믿는 게 쉽지 않는 요즘이지만...
 

 

 

 

 

 

 

 

 

몇 주 전 출판사에 다니는 한 지인과의 술자리에서 삼성 비자금 사건을 양심선언한 김용철 변호사의 책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그 책 초고를 어느 출판사에서도 받아주질 않아 여기저기 전전했다고 한다. 출판계에서는 이 책을 낼 경우 세무조사 정도는 각오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고도 했다(그래서 출판사가 책을 내는 본연의 역할을 했을 뿐인데 이 책을 낸 사회평론은 격려를 받아 마땅하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난 별로 놀라지 않았다. 대한민국 최고 엘리트 검사에서 삼성 법무팀장까지 했던 그에게 아무도 사건을 들고 오지 않아 변호사업을 접었다는 이야기를 이미 들어 알고 있었고, 삼성과 관련된 사안에서 양심선언을 했던 사람들, 시사저널과 같은 잘 나가던 시사잡지와 그 기자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고 있으며, 삼성에서 노조를 만들려다 쫓겨난 노동자들이 어떤 유무형의 감시와 협박 아래 놓여있는가를 조금이나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삼성반도체에서 계속 사람들이 백혈병으로 죽어가고 있는데 관련 기자회견이나 시위에서 중앙일간지 기자를 눈씻고 찾아보기 힘들다는 관련단체 활동가의 푸념은 이제 술자리에서 안주거리도 되지 못한다.)

아니나 다를까... 거의 모든 일간지가 이 책 광고를 거부하고 있는 모양이다. 심지어 메트로와 같은 무가지까지 말이다. 한 20년 전쯤이었다면 삼성은 서점에 깔린 이 책 전량을 구매해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렇게는 못하는 한국사회는 좀 나아진 것일까? 

올해 초 삼성은 그동안 광고를 중단했던 한겨레와 경향에 전격적으로(?) 광고를 실었다고 한다. 어려운 살림의 일간지로서는 삼성은 정부에 버금가는 고객이리라. 조중동은 그렇다치고 이 책이 한겨레와 경향에 어떻게 다뤄지는가를 유심히 살펴봐야겠다. 물론 내심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 

'삼성을 생각한다'는 것은 결국 한국사회를, 우리를 생각한다는 것이다. 나만 해도 참 노력을 많이 했다고 하지만 삼성 제품 여럿을 쓰고 있다. 네 다리를 건너면 다들 아는 사이라고 하듯이 몇 다리만 건너면 삼성과 어떤 형식으로든 연관된 이들을 만날 수 있다. 삼성은 그 경제적 영향력이 어떻든 이미 한국사회의 상징권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권력은 자본으로 넘어갔다고 지난 정부에서 누군가는 말했다.)

그렇게 삼성은 좋든 싫든, 미우나 고우나 한국에서 그런 존재이다. 그래서 삼성을 생각한다는 것은 한국사회를 생각하는 일에 다름아니다. 그런데 그 생각을 하고, 나누는데 참  많은 두려움을 떨쳐야 하고 참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김용철 신간 <삼성을 생각한다> 일간지 광고 '원천 봉쇄'

 

조·중·동, 매경 등 광고 게재 거부…출판사 측 "당혹"

 

기사입력 2010-02-03 오전 11:15:58

  •  


김용철 변호사가 쓴 신간 <삼성을 생각한다> 광고가 중앙 일간지에 전혀 실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29일 이 책을 출간한 출판사 사회평론 측은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매일경제> 등 일간지뿐 아니라 무료신문 <메트로> 등에 광고 계재를 요청했으나 이들 신문에서는 구두 약속을 파기하는 등 <삼성을 생각한다> 광고 게재를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회평론 관계자는 3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처음에는 광고 효과를 생각해서 지난 2일쯤 <조선일보>와 <한겨레>에 광고를 할 계획이었다"면서 "그러나 <한겨레>가 '이번 주 내에는 광고 지면이 없다'고 해서 <조선일보>와 <매일경제>에 광고를 싣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회평론 마케팅 팀은 <조선일보>와 <매일경제> 광고국과 구두 계약을 하고 지난 주말동안 광고 시안을 제작했다. 그러나 월요일인 지난 1일 <조선일보> 측에서 "광고 내용이 뭐냐"고 물어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김용철 변호사의 신간 광고라는 것을 안 <조선일보>는 '광고를 게재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에 사회평론은 <중앙일보>와 <동아일보>에 연락해 다음날 광고를 싣기로 구두 계약하고 마감 시간인 오후 5시에 맞춰서 광고 원본을 넘겼다. 광고 크기는 A4 정도 크기인 '9단×21센티미터'. 그러나 광고 원본을 본 <매일경제>, <중앙일보>, <동아일보> 모두 '광고를 실을 수 없다'고 알려왔다.

사회평론이 만든 광고는 "이건희보다 삼성이, 삼성보다 대한민국이 중요했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하늘이 무너져도 정의를 세우라고 가르쳤다"는 카피,책표지, 김 변호사에 대한 간단한 소개로 이뤄져 있다. 비교적 평이한 내용의 광고 시안인데도 언론이 모두 거부한 것.

사회평론 관계자는 "중앙 4대 일간지에서 모두 광고를 거부하니까 무료 신문에 광고를 해보려고 <메트로>에 연락해 전면 광고를 잡았으나 이것도 거부됐다"고 말했다. 구두 계약 직후 <메트로>에서 연락이 와 "광고 시안을 볼 수 있느냐"고 물었고 이어 "시안을 볼 필요 없을 것 같다"며 광고를 거부한 것.

그는 "모 신문사 광고국에서는 구두로 지면을 계약했다는 것만으로도 담당자가 꽤 곤욕을 치렀던 모양"이라며 "모 신문사는 '광고 단가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댔지만 '얼마나 주면 되느냐'는 질문에는 답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책이 꽤 파장을 일으키고 있고 민감한 내용도 많아 삼성그룹과 직접 관련이 있는 <중앙일보> 등에는 광고를 싣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메트로>나 다른 신문들까지 이렇게 나와 원천 봉쇄당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당혹한 심정을 전했다.


▲ 출판사 사회평론이 언론에 싣고자 제작한 광고 시안.



댓글(5) 먼댓글(0) 좋아요(8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스피 2010-02-03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대한민국은 삼성 공화국인가 봅니다 ㅡ.ㅜ

나무처럼 2010-02-03 21:13   좋아요 0 | URL
홍세화씨인가 그랬던 거 같은데 '삼성공화국'은 공화국에 대한 모독이라고... 삼성제국이 되는 건 아닐까 두렵죠 -.-;

parahan 2010-02-04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망적인 사실은 주요 매스컴들이 외면했어도 네트의 세상에서 어떻게 알려졌는지 주요 온라인서점에서 주간베스트에 올랐다는 사실입니다. 암요 손바닥으로 해를 가려진답니까?

나무처럼 2010-02-04 01:08   좋아요 0 | URL
전 회의주의자여서인지 좀 비관적인데요..일단 이 책은 이 일을 계기로 해서 성공적인 노이즈마케팅으로 꽤 잘 팔릴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건 다행스러운 일이죠. 하지만 일간신문광고가 막혔다는 사실은 삼성의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과 그 주변사람들만 사볼 뿐 그렇지 못한 사람들과의 통로는 아예 차단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집에서나 교보같은 대형서점 입구에 비치된 신문 서평을 읽고 책을 구입하니까요.
다음 문제는 더 심각한데 원래 그런 조중동과 어쩌지 못하는 진보적 인터넷 매체를 제외한 대다수 언론이 심각하게 삼성의 눈치를 보고 줄을 서기 시작했다는 것(확실히 길이 들었다는 것), 뿐만 아니라 출판사들까지 그 대열에 합류했다는 사실, 그것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증거이자 앞으로 더욱 그럴 것이라 예상된다는 점이죠.
쓰고 보니 넘 우울하네요.

parahan 2010-02-04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 있으면 각 매스컴 별로 주간 베스트집계가 있을텐데 결과 보고 아마 놀랠껍니다. 조중동이가 어떻게 누락 혹은 왜곡할지 궁금하군요. 진보매체건 조중동이건 나름대로 생각할 겁니다. 한 신간서적이 일체의 마케팅활동을 제지당한 상태에서도 베스트셀러에 오를 수 힘의 근원이 무엇인가를요.
 

1970년에 죽은 전태일의 유서와 세기를 건너 뛴 2003년 김주익의 유서가 같은 나라. 두산중공업 배달호의 유서와 지역을 건너뛴 한진중공업 김주익의 유서가 같은 나라. 민주당사에서 농성을 하던 조수원과 크레인 위에서 농성을 하던 김주익의 죽음의 방식이 같은 나라.

세기를 넘어, 지역을 넘어, 업종을 넘어, 국경을 넘어 자자손손 대물림하는 자본의 연대는 이렇게 강고한데 우린 얼마나 연대하고 있습니까? 우리들의 연대는 얼마나 강고합니까? 비정규직을, 장애인을, 농민을, 여성을, 이주노동자를 외면한 채 우린 자본을 이길 수 없습니다. 아무리 소름 끼치고, 아무리 치가 떨려도 우린 단 하루도 그들을 이길 수 없습니다.

저들이 옳아서 이기는 게 아니라 우리가 연대하지 않음으로 깨지는 겁니다. 맨날 우리만 죽고 천날 우리만 패배하는 겁니다. 아무리 통곡을 하고 몸부림을 쳐도 그들의 손아귀에서 한시도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이 억장 무너지는 분노를,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이 억울함을 언젠가는 갚아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 접힌 부분 펼치기 >>

 

지율스님 같은 종교인의 목숨을 건 단식도, 비정규직 기륭전자 김소연 분회장의 눈물겨운 단식도 아닌 노동운동가 김진숙의 단식이 어제 경향신문 1면 탑 기사였다.   

나는 감히 그가 쓴 김주익 열사 추도사가 <전태일평전>만큼 한국의 중요한 역사적 문건이자 명문 중의 명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어제 신문을 펴보며 좀 불편했다. 겨우 보름 단식한 노동운동가의 단식이 1면 탑이라니...

하지만 김진숙은 자신의 복직을 위해 출근투쟁을 벌이다가 한진중공업의 1000여 명의 구조조정  소식을 접하고 그 자리에서 단식을 시작했다고 한다. 작년 쌍용자동차 싸움을 떠올리며 몸서리쳤을 김진숙이 떠오른다. 그가 단식을 시작하며 다졌을 각오가 나는 두려워진다.  

누가 한 50일쯤 굶어야, 서울에서 대전쯤은 삼보일배를 해야, 망루에서 화염병을 던지고 대여섯 명은 죽어나가야 신문에 난다면 그 사회에서 신문을 봐야 할 필요가 무엇이겠는가. 반성을 한다. 뒤늦게 경향 편집진에 고마움을 전한다.  

기사를 읽으며, 관련된 다른 매체의 기사를 찾아 읽으며 짐작컨대 아마도 김진숙의 단식은 노동의 가치회복과 연대의 절박함에서 비롯된 것 같다. 이미 닳고 닳은 식상한 이야기. 김진숙은 단식으로 단 하나의 요구조건도 받아내지 못하리라. 그러나 노동과 연대는 2010년 올해 나의 화두가 될 것 같다. 그게 그의 단식의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댓글(6) 먼댓글(2)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1. 연대를 구하는 사람들...
    from 그냥 머물고 싶은 공간 2010-01-28 17:56 
    아마도 SBS뉴스였을 겁니다. 우리나라 선박 수주가 작년에는 중국에 밀려 세계 2위 였는데 2010년은 다시 조선강국으로 활기차게 나아간다며 조선업체에 대해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뉴스를 보내더군요.... 그래서 저는 그런 줄만 알았습니다. 워낙 조선업이 잘 나간다는 이야기가 매년 들리다보니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이 힘들어도 일자리도 없어 떠도는 사람들보다는 낫겠지 하는 생각도 사실 했구요... 그러다가 프레시안에서 김진숙씨 글을 접하게 되었습
  2. 어떻게 연대해야하나요.
    from 기우뚱하다 내 이럴줄 알았지 2010-01-29 00:31 
      알약을 안 먹었다면......  알라딘을 몰랐고, 사회문제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설명해주는 친구가 없었다면, 내게 알량한 공명심이나 평균적인 도덕심이 없었다면. 여러가지 가정을 해본다. 차라리 몰랐다면 더 좋았을 것들에 대해서 생각한다. 알고난 후가 엄청나게 불행해진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더 행복하다고도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자꾸 스물스물 기어들어오는 정체모를 즐거움과 개인적인 일과 작은 실천 사이의 자족감,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않
 
 
순오기 2010-01-28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이런 나라에서 살고 있으니 참으로 심란하네요.ㅜㅜ
그런데 접힌 부분 펼치기가 안 되네요.

나무처럼 2010-01-28 01:15   좋아요 0 | URL
앗.. 다시 고쳤는데, 지금은 어떨지... 접힌 부분은 김주익 열사 추도사 전문이예요.

순오기 2010-01-29 00:49   좋아요 0 | URL
예~ 지금은 보이네요. 김주익 열사 추도사~

머큐리 2010-01-28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진숙의 단식이 아무것도 움직이지 못할 거라는게 가슴아파요... 연대를 희망하는 사람은 저렇게 힘든데...정작 연대의 대상들은 움직일 생각이 없는 것 같아서 더 답답합니다.

무해한모리군 2010-01-28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진숙님은 제게는 최고의 명연설가입니다.
오늘 아침에 녹색평론 김종철님의 글을 읽으니 행복하게 즐겁게 살아라, 의무로 하지마라, 자기희생 아니다라는 글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또 이 글을 읽으니 이런 아픔에 공명하지 못하면 사람이겠는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카스피 2010-01-28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글픈 세상입니다 ㅡ.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