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블로그를 만든지 딱 1년 됐네요. 서재살이 1년을 나름 정리해볼까 했는데, 고작 열두 달인데, 게을러서인지 잡념 때문인지 쉽지 않습니다.
요 며칠 제가 쓴 글 두 개가 이곳 메인화면, 대문에 걸렸습니다. 김용철 변호사의 책이 나왔고 그게 일간지 광고가 어렵다는 기사를 보고 별 생각 없이 쓴 글이 덜컥.. 그리고 그 책과 저자를 비판하는 글에 울컥 해서 쓴 글이 또 덜컥...
덕택에 제 블로그 방문자가 꽤나 늘었습니다. '달리는 포장마차'라고 이름붙여 술자리 2차나 3차쯤 가서 하게 되는, 흰 소리, 객소리 늘어놓는 공간이라 생각했던 여기가 북적북적하니 저야 좋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참 불편하고 찜찜하고 그렇네요.
알라딘에서 김용철 변호사가 쓴 <삼성을 생각한다>가 꽤나 잘 팔리나 봅니다. 거기에 과연 제가 일조를 했을까 싶습니다. 그럴리야, 하면서도 참 거시기 합니다.
지난해 여기서의 불매운동으로 서재를 접은 분들도 있고, 불매운동을 접은 분들도 있고, 상처를 받은 분들도 있고, 상처를 안고 불매를 계속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과연 알라딘과 삼성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알라딘이 삼성을 비판하는 책을 아무일 없었다는 듯 이렇게 팔아도 되는 걸까요? 출판사는 책을 만들고 서점은 책을 파는 곳이라지만... 이렇게 아무일 없었다는 듯 알라딘에서 삼성을 비판하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관련 리뷰가 대문에 걸리고... 저는 이게 참 기묘하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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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삼성이 아니라 알라딘의 생각, 알라딘의 진정성 있는 목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삼성을 생각한다>를 알라딘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삼성과는 다른 알리딘의 실천을 보고 싶고 싶습니다. 삼성의 길이 아닌 알라딘의 길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싶습니다. 이런 무엇보다... 적어도 삼성보다는 알라딘이 부끄러움을 아는 곳이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