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색맹에 디자인 감각같은건 돼지 발톱만도 못한데다가 귀찮아서 디카질 같은건 안하다보니 이런 탐방기를 쓰게 될 날이 올줄은 전혀 몰랐는데요, 예측할수 없는게 인생의 묘미라고 했던가요? 책 리뷰 하나둘 올리면서 좀 심심한것 같아 아버지 디카 빌려다가 한장씩 올리던게 이어져 결국 탐방기라는것도 쓰게 되는군요...ㅎㅎ

 

알라딘을 이용하다보니 오프라인 매장이 있다는걸 알고 한번 들러봐야지 마음은 먹고 있었는데 이제나 저제나 미루다가 얼마전에 신촌점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그나마 종로보다는 가까워 무거운 엉덩이를 움직여 보았습니다...ㅡㅅ-;

 

신촌점 입구. 2호선 신촌역 2번 출구에서 100m 정도 쭉 오면 있습니다. 큰길가라 찾기는 어렵지 않더군요. 자세한 위치는 http://used.aladin.co.kr/usedstore/wgate.aspx?pn=location_sinchon

무장점원이 근무중이라는군요. 아마 투명망토도 쓰고 있는듯 하더군요..ㅋㅋ 책읽는 개를 은근히 기대했는데...ㅡㅅ-;

입구 들어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고객이 방금 팔고 간 책들...'방금'이 언제까지를 '방금'이라고 하는지는 알 수 없음

깔끔한 디자인에 효율적인 공간활용

 

고객이 '방금' 팔고간 책 섹션 아래 보이는 쇼핑 바구니. 꼭 챙겨가세요!

 

사달라는 외침이 들리는듯한 서가...ㅠㅠ;

 

트와일라잇 양장판도 보이고

 

아무래도 중고 서점이라서인지 섹션 정리가 좀 어수선한 감이 있다. 그래도 그렇지 추리소설 섹션에 왠 SF와 환타지만 즐비하냐고~!

 

일본 작가 섹션. '무라카미 하루키'와 '히가시노 게이코'가 함께 있다. 뭔가 대담한 배치...;;

 

반지의 제왕 양장판도 있더군요. 양장판이 나온줄은 몰랐는데... 아래에 보이는건 집에서 삼겹살 먹겠다고 자르다가 칠칠맞게 손가락까지 잘라묵어서 붙으라고 대일밴드 붙여놓은 제 엄지 손구락 ^_________^v

 

트와일라잇 양장판 가격. 신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반값 이하로 매우 저렴합니다.

 

가끔 이렇게 가격이 좀 안맞는 경우도 있더군요. 둘 다 '막심 샤탕'의 <악의 영혼>인데 하나는 1,2권 분권중 1권 하나는 합본인거 같은데 두 책의 가격이 같습니다. 저렴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가격은 꼭 확인하고 사세요..^^

저도 언젠가 포스팅 했던 핑거포스트. 절판이라면서 이뭐...;; 마구 쌓아놓구 있네요. 전략적 절판인가..ㅋ

 

가격도 개중에는 비싼편입니다. 물론 가격만으로는 이것보다 비싼책도 많지만 정가 대비로는 꽤 높은 가격입니다. 대체로는 반값이하.

 

2층에는 CD 및 DVD 섹션도 있습니다.

 

만화책도 @,.@;

 

제가 좋아하는 그림책...ㅋ 막 쌓여있습니다.

 

두껍고 크고 무거워요. 위에 일반 소설책 정도의 사이즈와 비교해보시면...;;

 

비싸서 사지는 못하고... 많이 쌓여있길래 하나 몰래 집어오고도 싶었으나 이 장대한 크기와 무게는 도저히 어떻게 숨겨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니더군요...;;

 

서점에 갈때 딱 한권만 사겠노라고 몇번이나 굳게 다짐하고 갔으나... 결국 유혹에 못이겨 다섯권이나 집어오고 만... 너무 무서웠어요..흙..ㅠㅠ

 

그러나... 다섯권 다해서 이만 천 사백원. 저렴하다니까요..ㅎㅎ

 

차라리 교보문고 같은 곳은 너무 커서 별로 유혹이 덜한 편인데, 알라딘 중고매장은 딱 둘러보기 좋은 사이즈에다가 왜이리 이뿐 책들이 많은지, 아직 공력이 미약한 저로서는 감당하기 힘들더군요. 주머니 사정도 사정이지만, 가뜩이나 몇달 사이에 충동구매를 많이 해서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집에 쌓여있는데..ㅠㅠ 앞으로는 반기에 한번씩만 가야겠습니다..ㅋ

 

이로써 무시무시한 유혹의 도가니 알라딘 오프라인 중고매장 탐방기를 마칩니다. 캄샤합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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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3-13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꺄붕~~~ 너무 읽고싶은 책이 많아요. 게다가 저렴하기 까지하ㄴ...
게다가 CD섹션에 보이는 저 훈훈한 청년까지!!! 세상에나

휘오름 2012-03-13 22:41   좋아요 0 | URL
그렇죠..위험한 곳입니다...훈훈한 청년은 덤이지요..ㅋ
 
세계사를 보다 3 : 근대, 현대 - 개정판, 스토리텔링과 이미지의 역사여행! 세계사를 보다
박찬영.버질 힐라이어 지음 / 리베르스쿨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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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전쟁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효과적인 통치 수단을 찾는 것이다’

 

  오늘날의 역사는 릴레이 경주처럼 차례로 바통을 이어가며 흘러가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통을 이어받은 주자가 반칙을 하지 않고 얼마만큼 잘 달려 주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듯이 릴레이 경주는 계속해서 ‘전쟁’이라는 반칙으로 방해를 받아 왔습니다. 역사는 전쟁의 연속이라고 생각할 만큼 끊임없이 일어났어요. 그러다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릴레이 바통을 이어받은 세계는 또다시 반칙을 저질렀고, 그 결과 제2차 세계대전까지 일어났습니다.

 

  <세계사를 보다> 시리즈의 마지막 권이자 근대와 현대의 역사를 담고 있는 3권은 전쟁의 릴레이를 보는듯하다. 스페인의 잉카 제국 침략을 시작으로 스페인 무적 함대와 영국 함대의 아르마다 해전’, 명예 혁명, 청교도 혁명, 프랑스 혁명, 7년 전쟁, 미국의 독립 전쟁, 나폴레옹의 정복 전쟁, 남북 전쟁 등을 거쳐 1,2차 세계대전까지, 매 챕터마다 전쟁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인류의 역사를 전쟁의 역사라 하는 말도 있지만 정말 근대 이후로는 피로 역사를 써나간 느낌이다.

 

 

꽃다운 병사들은 삼킨 해변 이야기

1. 노르망디 상륙 작전

1944 6 6일 미국과 영국의 연합군이 노르망디 반도로 진공한 상륙 작전입니다. 그동안 북아프리카와 시실리, 이탈리아 본토에서 경험을 쌓은 미군과 오랫동안 대륙 진공을 준비해 온 영국이 본격적으로 펼친 작전이었습니다. 이로써 연합군은 독일이 점령했던 프랑스를 해방시킬 수 있었습니다.

2. 죽음의 도가니로 다가가다

1944 6 6일 미군 제1사단이 노르망디의 오마하 해변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 앞에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해군의 엄호사격으로 해변에는 포연이 자욱합니다.

3. 죽음의 문이 열리다

‘피의 오마하’라 불리는 오마하 해변의 미군 병력들은 자신들이 상륙할 때까지 함대의 포격이 해변의 모래를 뒤엎어 놓았을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안개로 인해 제대로 된 포격이 실시되지 못했습니다. 병사들은 앞으로 돌진했으나 모래 구덩이(간이 참호)는 없었고, 빗발치는 독일군의 총알만이 그들을 맞이하고 있었지요. 이 상황을 지켜본 한 미군 연대장은 이렇게 외쳤습니다. “이 해안에는 두 종류의 사림이 있다. 이미 죽은 자와 곧 죽을 자이다.

 

삶이 멈춰 버린 죽음의 공장이야기

1. 아헨의 전쟁 포로

129킬로미터 구간의 벨기에와 독일 국경 지대에서 미군과 독일군 간에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일전이 벌어집니다. 바로 이 전투가 제2차 세계대전 사상 가장 길고 치열했던 휘르트겐 숲의 전투입니다. 1944 9월 미군은 독일의 국경도시 아헨을 포위 공격하면서 독일군의 지원 병력을 차단하기 위해 독일 국경과 휘르트겐 숲을 가로지르는 루어 강으로 진격합니다. 미군은 독일군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쳐 퇴각했다가 1944 10월 말 다시 공격해 결국 아헨을 함락시킵니다. 미군은 이 전투에서 12만 명 가운데 3 3천 명이 전사했고, 독일군은 8만 명 가운데 1 6천 명이 전사했습니다. 노르망디 상륙 작전의 오마하 해변 전투에서 4천 명이 전사한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숫자입니다. 두 전투에 모두 참전했던 한 베테랑 병사는 오마하보다 더 지옥 같은 전투였다고 회고했습니다.

2. 죽기 일보 직전의 마루타들

과학 실험을 하는 오스트리아의 에벤세 수용소에서 굶어서 죽기 일보 직전에 있던 유대인들이 1945 5 5일 미군 80사단에 의해서 구출됐습니다.

3. 삶의 건너편, 홀로코스트

굶어 죽거나 사살돼 죽은 유대인들의 시체가 나치 독일의 노르드하우젠 수용소 마당을 뒤덮고 있습니다.

 

구름 속으로 사라진 두 도시 이야기

1. 죽음의 버섯 구름

핵무기가 실제로 전쟁에 사용된 것은 두 번뿐으로,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말기인 1945 8 6일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뜨린 우라늄 폭탄인 작은 소년 리틀 보이(Little Boy)’와 사흘 후에 나가사키에 떨어뜨린 플루토늄 폭탄인 뚱보 팻맨’.

2. 히로시마 원폭 돔

원폭 돔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이 히로시마에 투하한 원자폭탄의 피해로 반파되고 남아 있는 전쟁 유적 중 하나입니다. 원자폭탄 폭발 지점은 원폭 돔의 남동쪽 상공 약 600미터 지점이었습니다. 원자폭탄이 폭발한 직후 건물은 0.2초 동안 고열에 노출되었고 0.8초 후에는 폭발의 충격파에 의한 폭풍을 맞았습니다. 폭풍을 맞은 뒤 1초 정도가 지나기 전에 건물은 순식간에 붕괴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폭발 당시 건물 안에 있던 30명은 열과 폭풍에 의해 즉사했습니다.

3. ‘작은 소년이 덮친 히로시마

미국의 원폭 투하로 히로시마 시가 흔적조차 찾기 힘들 정도로 초토화 됐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에 2천만 제2차 세계대전에 5천만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인구가 5천만, 군인이 60만임을 생각하면 참으로 엄두가 나지 않는 숫자다. 더구나 2차 대전에는 일본에 떠밀려 우리나라도 참전했다. 전쟁 사망자 뿐 아니라 정신대’, ‘마루타등의 부수적 피해까지 아직도 우리에게 생생하게 남아있다. 피로 쓰여지는 역사가 다시 되풀이 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이것으로 <세계사를 보다> 시리즈도 마무리가 된다. 고대에서 현대로 가까워 질수록 좀 더 체감지수가 높아져서인지 슬슬 재미있어질 찰나에 끝나는 느낌이다. 5권쯤 되어줬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고대나 중세 역사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근대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은 부분적으로 다루더라도 책 한 권이 나오는 만큼 시리즈 한두권 늘린다고 큰 차이가 나지는 않을 테지만 그래도 발동이 걸릴 찰나에 스러지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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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벼르고 벼르던 그 영화 <아티스트>를 오늘 결국 보고야 말았다. 으쌰<(ㅡㅅ-)>! 필자만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이상하게 꼭 봐야겠다고 마음먹은 영화의 경우 이상하게 잘 못보게 된다. 시간대가 안맞는다던가, 자주 가는 극장에서는 상영을 안한다던가, 이미 상영이 종료됬다던가, 애니의 경우 죄다 더빙만 상영한다던가 하는 식이다. 또 어떻게 딱 맞아 떨어져서 보게되는 경우에도 기대가 커서 그런지 그렇게 착 달라붙는 영화를 만나기는 또 힘들다. 이런 사정이 겹치다 보면 필자의 경우 벼르던 영화가 마음에 드는 확률은 좀 보태서 얘기하면 로또에 맞을 확률에 가깝지 않을까^^? 이번 <아티스트>의 경우도 이상하게 필자가 좋아하는 조조 상영을 하지 않아 또 다시 흘려 보내야 할까 고민하다가 이번만큼은 하는 마음으로 무거운 엉덩이를 움직여 봤는데 ! 로또 당첨! 영화로는 오랜만에 소확행을 느끼게 해준 멋있는 작품이 아닐 수 없었다.


  영화는 잘 알려진대로 흑백의 무성 영화다. 효과음 NO! 비주얼 NO! 대사는 장면 사이에 끼워넣는 풀 스크린 자막뿐이고,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효과음을 대신하는 그런 영화인 것이다. 조금 우습다면 무성 영화는 고사하고, 필자가 기억하는 흑백영화라고 해봐야 토요 명화에서 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콰이강의 다리> 정도인데, 이 영화 <아티스트>를 보면서 뭐라고 말할 수 없는 아련한 그리움과 향수를 느꼈다는 것이다. 며칠 전에 읽은 <스포츠 한국사>에서 남아있던 감정의 영향일지도 모르겠으나 <아티스트>는 이런 따듯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영화였다.

 

 

 

 

 
  냉정하게 보면 사실
 <아티스트>는 무성영화의 모양만 따온 것일지도 모른다. 화면은 기운 구석 하나 없이 말끔한 데다가, 주인공의 몰락을 예고하는 장면에서는 음악이 멈추고 효과음이 등장하고, 술에 취한 주인공의 앞에 난쟁이 원주민들이 창을 들고 등장하는등 비록 잠깐이지만 실제 70년대의 무성영화에서는 불가능한 퀄리티와 효과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요소들이 전혀 거슬리지 않는다는 것이 이 영화의 또 하나의 매력 아닐까? 오히려 약간의 양으로 음식의 맛을 살려주는 향신료처럼 이러한 도구들을 잘 활용하여 영화를 맛을 살려주고 있을 뿐 아니라 무성 영화의 틀에 억지로 끼워 맞추려 하지 않고 현대의 무성영화라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인정하는 겸손함마저 느껴지는듯 하여 더욱 마음에 들었다.

  필자가 영화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상식적인 선에서 생각해보면 화려한 비주얼과 음향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무성영화가 관객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배우와 감독의 몫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말을 할 수 없으니 표정과 몸짓으로 말을 해야하고 비록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함께한다고 하나 효과음을 쓸 수 없으니 보는 것만으로 이해할 수 있는 장면을 연출해 내야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풀 스크린 자막을 마구 남발했다가는 영화가 누더기로 변해 버릴 테니 그럴 수도 없으리라. <아티스트>는 어떻게 보면 매우 진부한 스토리임에도  조금만 보면 스토리 진행이 다 예상된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이름을 발음하기도 벅찬 '미셀 하자나비시우스' 감독의 연출로 무성영화의 불리한 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활용하여 멋지게 선방한 영화가 아닐까 싶다.

  얼마 전에 보니 이 영화 골든글러브와 아카데미 상을 휩쓸었다는 것 같은데
, 아무래도 때리고 부수고 터지는 종류의 영화를 좋아하는 필자의 경우 상 많이 받은 영화치고 재미있는 영화 없다는 주의지만 모든 일에는 예외가 있는 법. <아티스트>가 바로 그렇다.

  기술의 발달로
 B급 블록버스터가 난무하는 영화계에 마치 반항아처럼 등장한 <아티스트> 그들의 선방이 계속되기를 바라며 ‘ONCE MORE’를 외치고 싶다.

 

 

“완벽해! 한 번 더 갈수 있을까?

“얼마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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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도 王道 - 천하를 얻고 사람을 다스리는 제왕술
왕박 지음, 이지은 옮김 / 시그마북스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그냥 옛날 중국 왕들의 일화를 읽는 재미정도. 제목처럼 뭔가 대단한걸 기대한다면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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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공유하라! 스포츠 한국사
김학균.남정석.배성민 지음 / 이콘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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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을 공유하라! 스포츠 한국사!>는 박치기왕 김일’, 분데스리가의 갈색 폭격기 차붐 차범근'부터 ‘7 8홍수환, 물개 조오련’, 천하장사 이만기를 거쳐 국민 영웅 박찬호’, 요술공주 박세리’, 국민 여동생 김연아(연아짱♡) 그리고 대망의 2002년 월드컵까지 굵직굵직한 사건과 인물들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스포츠의 역사를 이야기 하고 있는 책으로, 사실 필자는 한국사에 끌려 서평단에 신청을 하면서도 그다지 기대하지는 않았던 책이었다. 더구나 서평단 발표 후에도 거의 2주 가까이 책이 도착하지 않아 살짝 빈정이 상하기까지 하였으니 이모저모로 첫인상이 그다지 좋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막상 손에 든 <스포츠 한국사>는 화면으로 봤을 때 촌스럽게 보였던, 신문 지면을 그대로 스크랩한 듯한 느낌의 표지 디자인도 실제로는 상당히 깔끔하고 멋스러운 데다가 고급의 종이를 잘 재단하여 딴딴하게 짜 넣은 느낌의 준수한 외모에, 풍부한 사진 자료를 바탕으로 흥미 진진한 스포츠의 영욕사와 그 뒷 이야기까지 더해 신통치 않았던 첫인상을 단방에 날려 보내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스포츠 한국사>의 장점이라면 각기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3명의 스포츠 매니아가 풀어내는 이야기 보따리로, 마치 삼촌이나 연배 높은 사촌 형님들과 술 한잔을 놓고 마주앉아 ‘그때 이런 일이 있었는데 말이야…’ 하며 그리운 추억을 더듬는 친근한 느낌이 아닐까 싶다. 거기에 각 스포츠사의 한 장마다에 따라오는 시대배경은 비록 단편적이나마 우리의 근대사에 대한 지식과 이해까지 더해져 지적인 욕구까지 충족해 주고 있으니 더욱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추억을 이야기하는 이런 방식이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께 자주 듣게 되는 “우리때는 보릿고개가 있어서 말이야 나무껍질 벗겨 먹고 그랬는데, 너희들은 지금 배고푼거 모르고 사니 고마운 줄 알아야지” 같은 식이면 비록 교훈이 있다 해도 식상하고 재미 없었을 터이나, 매니아를 넘어 오타쿠에 가까운 스포츠 전반에 관한 풍부한 지식과 사회 인식을 배경으로 하여 전혀 지루하거나 식상한 느낌을 받지 못했다.

 

  1963년 당시 초현대적 시설이었다는 장충 체육관이 당시 선진국필리핀의 원조와 공사 후원으로 건축된 것을 아는가? 대한민국 역대 국제대회 성적이 압도적으로 여성이 높다는 것은 알고 계시는가? ‘정의사회 구현이라는 모토아래 심판 판정에 항의하던 야구 감독이 입건 구속 되었다면 믿으시겠는가?

 

 

  달리고 헤엄치는 것은 원초적인 동작들이다. 이들 종목의 부진은 연구개발과 원천 기술의 부재 속에 외형 위주의 실적에 치우치는 경제 체질과 꼭 닮아있고 90년대 중반 성수대고, 삼풍백화점 붕괴가 연상되는 빨리빨리 공화국의 서글픈 자화상과 묘하게 어우러진다.

 

  흔히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비록 최근 프로경기가 승부 조작으로 얼룩져 팬들에게 실망을 주기도 하였으나 우리를 울고 웃게 만드는 스포츠는 선수들의 땀과 팬들의 사랑으로 만들어지는 각본 없는 드라마가 맞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중심은 그러한 스포츠를 이야기이다. 그러나 필자가 가장 공감했던 위의 구절과 같은 올바른 세상 보기가 함께 곁들여져 더욱 알차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엮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먹고 살기 힘들었던 시절에는 스포츠가 사치였던 시기도 있었고, 대중을 탈정치화 시키는 우민화 정책의 도구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스포츠는 늘 우리 곁에 있었다. 그렇기에 한국 스포츠의 중요한 순간들에 대한 회고가 생활사라는 관점에서 한국 현대사를 설명하는 한 부분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가지고 글을 썼다. 그러나 이런 거창한 목적이 아니더라도 지나간 기억들을 추억해볼 수 있었던 것은 너무도 고마운 일이었다.

스포츠를 보면서 기뻐하고 좌절하고 웃고 울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우리는 스포츠를 보면서 얼마나 많은 추억을 남기게 될까?

 

  저자의 이야기처럼 우리를 울고 웃게 만들었던, 많은 추억을 남기고 많은 추억을 남기게 될 스포츠의 이야기 속으로 함께 여행을 떠나 보시는 것은 어떨까?

 

 

헝그리 복서 '김득구'

 

 

감동의 2002 월드컵

 

 

물개 '조오련'

 

 

 

스포츠 연표

 

  오랜만에 해보는 제멋대로 별점은 재미있다에 4.5, 외형 및 편집에 4, 소장 가치에 3 합이 대충 평균 3.5점에 그리운 추억에 +0.5 해서 4점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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